
지난해 11월 개봉해 국내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데스노트'는 무엇보다 "만화와 얼마나 비슷한가"로 승부를 걸었던 작품이었다. 만화에서 튀어나온듯한 사신 류크나 L 류자키(마츠야마 켄이치) 등은 영화 자체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열혈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얻었다.
반면 라이토, 후지와라 타츠야는 다소 엇갈린 반응을 얻었다. 연기력보다는 극중 주인공보다 왜소한 체격과 반듯반듯한 컴퓨터 미남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 얼굴생김 탓이다.
비교와 대조는 히트만화가 원작인 작품들은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요 예고된 운명이다. 극중 주인공과 만화를 비교하는 합성사진이 인터넷을 떠돌았고 출연진과 특수효과 등 영화의 요소요소가 조목조목 비교된다. 드라마 '궁'과 '풀하우스'의 여주인공 윤은혜와 송혜교는 현실에는 존재치도 않는 만화 속 여주인공들과 비교당하느라 곤혹을 치르지 않았던가. 2100만부가 팔린 메가히트작이 원작인 '데스노트'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얼마나 같은가"로 이미 한바탕 비교가 이뤄진 이상, 2편에서도 같은 승부수를 던지는 것은 곤란하다. 준비 단계부터 속편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영리한 기획영화 '데스노트'는 2편 '데스노트 라스트 네임'에서는 공통점이 아닌 차이점으로 승부수를 건다. 전편을 통해 이미 공개된 캐릭터의 생김새와 성격은 그대로, 영화의 막바지 후반부를 드라마틱한 반전으로 꾸몄다.
'데스노트 라스트 네임'은 1편 '데스노트'가 끝난 바로 그 지점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한다. 도쿄대 법대생인 수재 라이토는 이름이 적힌 자는 곧 죽고마는 사신의 노트를 갖고 '키라'라는 새 이름으로 범죄자를 심판중이다. 천재탐정 L이 라이토를 키라로 의심하고, 라이토는 감시에서 벗어나 L을 죽이기 위해 여자친구까지 살해한다. 여기에 '키라'를 떠받트는 아이돌 스타 아마네 미사(토다 에리카)가 새로운 데스노트를 손에 넣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새로운 이야기를 기다릴 팬들을 위해 스포일러는 생략.
총 12편의 만화 중 5편까지의 내용을 압축했던 전편에 실망했던 영화팬이라면 뜻밖의 전개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 터. 다만 캐릭터와 특수효과 등이 그대로인 만큼 전편에서 실망을 안겼던 다소 조악한 특수효과와 어두컴컴한 화면 역시 그대로라는 점이 아쉽다. 11일 개봉. 12세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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