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옆구리가 유독 시려지는 가을, 정통멜로를 표방하는 '사과'와 엽기멜로 '미쓰 홍당무'가 16일 맞대결을 펼친다.
'사과'는 매년 이맘때 연인의 심금을 울렸던 정통파 멜로영화의 적통을 잇는다. 문소리와 김태우, 이선균이 호흡을 맞춘 '사과'는 연애와 결혼을 현미경처럼 들여다 본 영화이다.
오래 사귄 연인에게 갑갑하다는 이유로 채인 뒤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와 결혼한 여인. 신혼 때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더니 어느샌가 톱니바퀴가 어긋나기 시작하고 때 마침 옛 연인이 찾아온다.
'사과'는 정통멜로이되 심파로 흐르지 않는 미덕을 가지고 있다. 연애와 결혼에 한 번쯤 고민했을 여인들이라면 참고 삼을 만한 영화이다. 특히 전반부에 흐르는 엉뚱한 유머는 '사과'가 얼마나 세심하게 연애를 스케치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미쓰 홍당무'는 컴플렉스를 맹목적인 사랑으로 돌파하려는 엉뚱한 여인의 이야기이다.
흥분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러시아어 선생님이 고교 시절부터 짝사랑했던 유부남 선생님을 줄기차게 스토킹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담았다. '왕따'부터 시작해 스승과 제자가 '야자트기', 줄기차게 이어지는 섹스코드, 엉뚱한 성장 등이 '미쓰 홍당무'의 장점이다.
특히 줄기차게 쏟아지는 농담은 큰 사건이 없어도 롤러코스터를 타는 쾌감을 준다. 주인공인 공효진은 맞춤 캐스팅의 백미를 보여줬다.
'사과'와 '미쓰 홍당무'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지만 웃음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와 자신을 좋아하는 남자 중 어떤 남자가 좋냐는 여자의 영원한 테마를 그린 '사과'와 외로워도 슬퍼도 심지어 못생겨도 씩씩한 여자가 세컨드라도 괜찮다고 외치는 '미쓰 홍당무'.
과연 관객이 어떤 영화의 손을 들어줄 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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