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영화투자 시장이 급속하게 식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영화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은 '미인도' '아내가 결혼했다' '영화는 영화다' 등 10여편이 되지 않는다. 이는 13편이었던 2007년 더 낮아진 성적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결과 지난해 개봉한 한국영화의 평균 수익률은 -17억 9200만원이었다. 영화 관계자들은 올해 한국영화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2009년 영화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인 법. 내년에는 한국영화사에 이름을 장식하는 거장 감독들이 신작을 내놓고 관객을 찾는다. 임권택 감독부터 박찬욱, 봉준호, 윤제균 감독 등이 잇따라 신작을 내놓는다.
임권택 감독은 한지를 소재로 101번째 영화를 작품 중이다. 박찬욱 감독은 송강호 김옥빈을 캐스팅해 영화 '박쥐'를 작업 중이다. 박쥐는 흡혈귀와 유부녀의 사랑을 담았다. 송강호와 김옥빈의 수위 높은 베드신이 뒷이야기로 흘러나오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살인 누명을 쓴 아들을 구하려 고군분투하는 어머니를 그린 '마더'를 촬영 중이다. 영화는 봉 감독의 전작 '살인의 추억'에 버금가는 스릴러 코드가 담겨 있다고 알려져 화제다.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로 실력을 인정받은 최동훈 감독은 '전우치'를 준비 중이다. '전우치'는 조선 시대 살았던 도사 전우치가 현대에 환생해 악과 맞선다는 이야기다. 강동원과 올해 최고의 스타인 김윤석 등이 함께 했다.
윤제균 감독은 부산 해운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 '해운대'를 후반작업을 위해 미국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쓰나미가 해운대에 몰려온다는 내용으로 설경구 하지원 등이 출연했다.
이들 감독 영화의 특징은 그동안 소재와 장르의 한계로 지적되는 한국영화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고 마케팅 비용을 포함해 제작비가 100억원을 육박한다는 점이다. 스타 감독들의 신작 개봉은 내년 한국영화에 단비 같은 존재가 될 예정이다.
한 영화 투자사 관계자는 "영화 투자금이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스타급 감독들의 신작이 투자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 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감독의 영화는 그동안 국내 입장권 수익에만 매달려온 영화 환경에 변화를 가져올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박찬욱 감독의 '박쥐'는 국내 최초로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 유니버셜픽처스의 공동투자가 결정돼 내년 미국 개봉을 할 예정이다. 봉준호 감독의 '마더'도 일본과 프랑스에 선 판매 됐다.
영화 완성 뒤에 판권을 판매하는 지금까지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제작단계부터 투자를 받고 판권을 판매함으로써 제작비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CJ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개발팀 임상진 팀장은 "2009년 스타급 감독들의 작품 흥행 여부는 2010년보다 2011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다. 2010년 작품의 경우 내년 상반기에 전체적인 윤곽이 잡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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