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연을 넘어서는 조연이 있다? 그동안 영화에서 조연들은 감초 역할에 그쳤지만 이제는 영화 내내 주연과 맞대결을 펼치며 극을 이끈다.
'인사동 스캔들'은 임하룡의 전화통화로 시작된다. '배태진 그 XX'라는 말은 영화 내내 카리스마로 압도하는 엄정화의 캐릭터를 대변한다. 임하룡은 영화 '웰컴투동막골'로 뒤늦게 영화에 뛰어들었다. 이후 수더분한 인상으로 '맨발의 기봉이' '원탁의 천사' 등으로 비중을 늘려왔다.
'인사동 스캔들'은 그의 연기의 진수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임하룡은 배태진과 이강준(김래원 분) 사이의 긴장감을 완화시켜주고, 그림 복제 방법을 설명해주는 등 극의 복선을 담당한다.
류승룡은 영화 '7급 공무원'에서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진다. 류승룡은 국가정보원 해외 팀의 팀장 원석 역을 맡아 갓 국가정보원에 입사한 재준(강지환 분)의 실수를 감싸주면서 강인하게 단련시킨다. 특히 극 후반부 재준을 감싸주는 모습은 웃음을 넘어서는 감동을 주기도 한다.
그동안 류승룡은 '박수칠 때 떠나라' '거룩한 계보' 등에서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7급 공무원'의 캐릭터는 2005년 '다섯 개의 시선-고마운 사람'에서 보여줬던 비정규직 수사관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고문을 쉽게 받는 노하우를 알려주며 관객들에게 웃음과 눈물을 함께 줬던 연기가 '7급 공무원'에서도 빛난다.
'인사동 스캔들'에서 눈에 띄는 조연 중에는 고창석도 있다. 고창석은 지난해 '영화는 영화다'에서 감독 역을 맡아 특유의 사투리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번 작품에서는 미술품 복제 공장 호진사 사장 역을 맡았다.
무거울 수 있는 그림 복제 공장에서 관객들을 폭소케 하는 것은 그 특유의 사투리 때문이다. 극 후반부 손병호가 등장해 무겁게 흐를법한 분위기를 가볍고 통통 튀게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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