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62회 칸국제영화제가 독일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하얀 리본'에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기며 24일 막을 내렸다.
박찬욱 감독의 '박쥐'는 이번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두 번째 수상이다.
이번 영화제는 경쟁 부문 라인업이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해 '박쥐' 수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비롯해 라스 폰 트리에, 제인 캠피온, 켄 로치 등 황금종려상을 받은 4명의 감독이 경쟁 부문에 포진할 만큼 면면이 화려했다.
거장들과 신인 감독의 새로운 작품을 나란히 초청, 예술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타진했던 과거와는 사뭇 달랐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올해 칸에서 세계 영화의 미래를 점치기는 어렵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기대가 컸던 탓인지 20편의 경쟁작이 모두 공개되자 거장들의 범작을 영화제가 무리하게 초청했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특히 도발적인 영상과 피의 향연으로 예술영화가 포르노그래피를 적극적으로 끌어안았다는 평을 받았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안티 크리스트'를 비롯해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예언자', 두기봉 감독의 '복수', 박찬욱 감독의 '박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인글로리어스 바스타즈', 브릴란테 멘도사 감독의 '키나테이', 이자벨 코이셋 감독의 '도쿄의 소리지형도', 가스파 노에 감독의 '허공속으로' 등이 영화제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섹스와 피로 스크린을 물들였다.

올해 최대 화제작인 '안티 크리스트'는 여자 성기 절제 장면 등 충격적인 영상으로 공식 기자회견에 "이런 영화를 왜 만들었냐"는 비난성 질문을 받기도 했다.
왕의 귀환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거장의 범작도 수두룩했다.
리안 감독의 '테이킹 우드스탁', 마르코 벨로치오 감독의 '승리', 차이밍량의 '얼굴',이자벨 코이셋 감독의 '도쿄 소리지형도' 등은 감독들의 명성에 걸맞지 못하다는 평을 받았다.
로우 예 감독의 '춘곤증'은 중국영화에 동성애를 다뤄 눈길을 끌었으나 그것만 의미를 지난다는 혹평을, 브릴란테 멘도사 감독의 '키나데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악의 평점을 받았다. 때문에 '춘곤증'이 시나리오상을, '키나데이'가 감독상을 받은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브릴란테 멘도사 감독의 경우 감독상이 호명되자 프레스센터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반면 프랑스 자크 오디아르의 '예언자'는 시사 직후부터 스크린 인터내셔널 평점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예언자'는 아랍 남성이 프랑스 감독에서 마피아 두목이 되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려 영화제 막바지 황금종려상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으며, 결국 심사위원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93년 '피아노'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제인 캠피언 감독의 '빛나는 별'과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부서진 포옹'은 감독들의 최고 작품은 아니지만 훌륭한 미덕을 갖고 있다고 호평을 받았다. 프랑스 누벨바그의 전설적 감독 알랭 레네의 '무성한 잡초'는 영화제 막바지 다크호스로 떠오른 작품. 박찬욱 감독이 "꼭 보고 싶다"고 꼽았던 영화기도 하다.
실험적인 영상으로 관객의 찬사를 샀던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하얀 리본'은 결국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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