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루겠다는 영화 '인동초'가 유족과도 협의를 마치지 않아 제작 여부에 의문을 주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용산 KTX 회의실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루는 영화 '인동초'(제작 위서플라이)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제작사 위서플라이의 김필용 대표이사를 비롯해 윤재섭 시나리오 작가 등을 포함한 관련 인사 20여명이 참석했다.
김필용 위서플라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평화를 바탕으로 한 휴머니즘 영화가 될 것이다"며 "정치인 김대중보다는 인간 김대중에 대한 영화가 될 것이다. 정치적인 삶 속의 인간 김대중을 그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삶은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민주의 역사, 자유의 역사, 인권의 역사를 함께 했다"며 "영화 제작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동초'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유족들과 협의, 시나리오, 제작투자비 모집 등이 모두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작을 발표해 성사 여부에 의구심을 일으켰다.
보통 한국영화 제작발표가 감독, 배우, 시나리오가 모두 준비된 상태에서 한 것과 비교했을 때 대조적이다.
위서플라이 측은 2010년 11월까지 제작완료 후에 2012년 4월께 개봉하겠다고 주장했다. 김필용 대표는 이날 발표회 성격에 대해 "영화를 단계별로 진행하기 위해서 제작발표회를 갖게 됐다"며 "투자 유치를 위한 성격의 발표회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많은 의문점이 따른다.
우선 위서플라이측은 '인동초'가 시나리오 초고도 나오지 않은 상태이며, 감독과 배우 등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제작비 50억원을 사전예매제와 1주에 1000원의 국민주 공모로 20억원을 모으고, 창투사를 통해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제작진이 유치한 금액은 대략 7억원 정도라고 전했다.
유족과의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다. 김필용 대표는 "김 전 대통령 사후에 이희호 여사를 뵙고 말씀드리지 못했다"며 "유족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곧 공식적으로 가서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제가 민주당 기조위원장 출신이다. 유족들과 법적 서류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구두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다른 제작사 관계자는 "권노갑 민주당 상임 고문과 함께 49제때 만나 김홍일 의원에게 승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신정수 프로듀서는 "공식적인 인물의 영화에 관해서는 유족들과 협의가 필요하지 않다"며 "이 영화는 모델 영화 중 하나다"고 설명했다. 제작사는 권노갑 고문과 한화갑 전 대표가 영화에 자문 위원을 하고 싶다며 승낙했다고 답했다. 유족 동의는 아직 없으나 측근들이 고문을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위서플라이 측은 더불어 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 일부를 평양에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아직 통일부에 공식 요청은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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