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흥행 1위인 '아바타'가 깨지 못한 기록은 개봉 첫날 기록이다. '아바타'의 개봉 첫날 기록은 2675만 달러에 불과하다. 역대 개봉 첫날 1위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속편 '뉴 문'이 세운 7270만 달러다.
미국 10대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은 '뉴 문'에 등장하는 유일한 아시아계 배우. 할리우드에서 떠오르는 한국계 배우 저스틴 전이다. 그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여주인공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 분)의 학급 친구 에릭 요키 역을 맡았다.
저스틴 전은 미국에서 독특하게 자리 잡고 있는 배우다. 그동안 아시아계 배우들이 액션이나 우스꽝스러운 역할을 주로 맡았다면 저스틴 전은 개성이 뚜렷한 작품으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이는 그가 상업 영화보다 작품성이 뛰어난 독립영화에 주로 출연해 자신을 알리기 때문이다. 사실 '트와일라잇' 시리즈도 독립영화 정도인 줄 알고 오디션에 응했다고.
"사실 평범한 뱀파이어 영화인 줄 알고 오디션을 보지 않으려 했다. 특히 캐릭터가 일부러 웃기는 억지스러운 인물이 아니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또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꼭 한 번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그에게 '트와일라잇'은 기회가 됐다. 할리우드에서 자신의 얼굴을 알리는 계기가 된 것. 무엇보다 상업영화의 마인드가 아닌 감독과 함께 만들어가는 독립영화 같은 느낌으로 작업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저스틴 전에게 인기를 실감 하냐고 묻자 "'뉴 문' 프리미어 시사회를 했을 때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어떤 사람은 프리미어 시사회를 보기 위해 캠핑을 했다고 한다"고 답했다. 길거리에서 아줌마 네 명이 다가와 연기를 잘 봤다며 선물을 준 적도 있다고.
저스틴 전에게 로버트 패틴슨과의 연기도 또 다른 계기가 됐다. 백인이지만 미국인들에 주는 신선함은 동양인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길이 더 넓음을 입증케 했다.
"로버트 패티슨은 사고방식이 좀 다르다. 정말 착하고 무엇보다 음악을 잘한다. '트와일라잇' OST에도 2곡을 작곡할 정도의 실력을 가졌다. 영국 사람의 센스를 미국 영화에 가져오니 신선하게 다가왔다."

저스틴 전은 이제 연기를 시작한 지 8년이 됐다.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실리콘 밸리에서 인턴십을 하면서 숨겨져 있던 연기에 대한 욕구를 확인했다. 어린 시절 국내에서 아역 연기자로 활동했던 아버지 전상철씨의 영화를 본 영향도 작용했다. 이 같은 환경에 그는 단순히 깡패, 액션 연기자, 중국집 배달부 정도로 그쳤던 동양 배우의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지 않다.
이에 그는 드라마와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연기를 선택했다. 그의 연기 목표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대중들이 바라보는 지점이 같아지는 때라고. 이 같은 욕심이 충족될 수 있는 것은 미국 영화 시장의 다양성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한국에서 연기를 꿈꾸고 있다. 역할만 좋다면 출연료 없이 출연할 욕심도 가지고 있다. 자신이 할리우드에서 뜨는 별이 아니라 한국에서 아직 신인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스틴 전이 이렇게 한국영화에 욕심을 내는 것은 어린 시절부터 한국영화의 열정을 느꼈기 때문이다. '비트' '해바라기' '올드보이' 등 그는 10여 년의 한국작품 대부분을 섭렵했다.
"한국 사람들은 사람간의 관계에 대한 영화를 잘 만든다. 두 친구, 엄마와 아들, 오빠와 동생 등 무엇이든 잘 만든다. 그런 것에 푹 빠지는 성격이라 한국영화에 꼭 출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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