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설 연휴는 토(13일) 일(14일) 월요일(15일)로 어느 해보다도 짧다. 짧을수록 가족과 함께 더 알차게 보내는 게 설의 미덕 아닐까. 이번 설 연휴에는 가족들과 손잡고 극장을 찾아보자. 같이 웃고 울 수 있는 영화를 만나는 것도 또 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성향에 따라 골라 볼 만한 설 극장가 가이드를 준비했다.
'아바타'에 '번개도둑'까지 美中 블록버스터 봇물
아직도 '아바타'를 못 봤다면? 그렇다면 당신은 국민의 1/4 가까이가 본 영화를 못 본 셈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는 1150만 관객을 넘어서며 역대 국내 1위인 '괴물'(1300만)을 넘보고 있다.
가족과 '아바타'를 선택한 당신은 안전지향형. 누군가 2시간 30분이 넘는 상영시간이 길다고 성토할지라도 할 말이 있다. 이 영화는 '아바타'라고. 하지만 '아바타'를 보기 위한 길은 쉽지 않다. 개봉 7주가 넘었지만 여전히 IMAX 3D와 4D '아바타'는 예매 오픈과 동시에 바로 매진이 되기 때문이다.
'아바타'의 신세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현대와 그리스 신화를 넘나드는 판타지 세상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의 세계에 빠져보자. 영화는 고대 그리스 신들과 공존하는 현대도시에서 제우스의 번개 도난 사건을 다룬다. 포세이돈, 메두사, 히드라 등 그리스 신화에서 익숙하게 들었던 내용들이 현실에서 되살아난다. 영화를 감상하러 가기 전 그리스 신화의 유명 신에 대한 상식 공부는 필수다. 11일 개봉.
중국에서 2D '아바타'가 상영 금지되자 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이하 '공자')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덕분에 '공자'는 중국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치열한 전투와 뛰어난 지략을 맛보고 싶은 관객이라면 '공자'가 제격이다.
스케일도 '아바타'에 뒤지지 않는다. 3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공자'는 중국 광활한 대륙을 배경으로 한 전투를 보여준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노나라를 구하는 공자의 활약, 배우 주윤발이 공자 역을 맡아 기대감을 높인다. 11일 개봉.
'하모니' '식객2' '의형제' 다양한 韓 영화 눈길
블록버스터의 홍수 속에 한국영화는 개성 강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 준비됐다. '아바타'에 맞서 쌍끌이 흥행 중인 '하모니'와 '식객:김치전쟁'(이하 '식객')이 한국영화의 반격의 기회를 마련했다. '하모니'는 개봉 첫 주 '아바타'와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박스오피스 2위에 머물렀지만 관객몰이에 성공해 개봉 2주차 '아바타'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또 '식객:김치전쟁'(이하 '식객2')이 3위로 뒤를 잇고 있다.
부모님을 모시고 극장을 찾는다면 영화 '하모니'와 '식객2'를 강력 추천한다. '아바타'의 열풍이 설 극장가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모님이 보기에 3D 입체 스크린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가볍지 않은 3D 안경을 눈에 걸치는 것은 부담스러운 강요가 될 수도. 신세계를 보여드리기보다는 인간미 넘치는 영화로 부모님께 효도를 해보자.
'하모니'와 '식객2'는 모성애를 바탕으로 해 가족관객 몰이에 힘을 더한다. 주인공인 김윤진과 김정은은 모두 어머니 관객들에게 인기 만점인 배우들이다.
'하모니'는 18개월이 되면 입양 보내야 하는 어머니를 중심으로 여자 죄수들이 결성한 합창단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월드스타 김윤진과 나문희 정수영 강예원 등이 출연해 탄탄한 이야기를 선보인다.
'식객2'는 김정은과 충무로의 블루칩 진구가 모여 기대를 모은 작품. 일본 총리와 한국 대통령이 김치의 기원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끝에 김치 대회를 개최한다는 설정에서 시작해 어머니의 손맛이란 소재에 가족영화로 완성됐다. 전편에 이어 화려하게 펼쳐지는 다양한 김치요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4일 개봉한 송강호 강동원 주연의 '의형제'는 한국영화 흥행에 힘을 보탠다. 부모님이 젊은 취향의 영화를 좋아한다면 '의형제'로 분위기를 전환해보자. 남북 분단의 현실을 색다른 시각으로 담았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의형제'는 '영화는 영화다'로 성공적인 데뷔를 한 장훈 감독의 차기작. 송강호의 말을 빌리자면 '의형제'는 분단의 아픔을 가볍기보다는 세련되게 표현한 작품이다. 북한에서 버림받은 남파 공작원과 국정원에서 쫓겨난 전직 국정원 요원이 흥신소를 함께 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은 웃음과 슬픔이 함께 담겨 있다.
아이들과 극장가기 부담스러워? 다채로운 어린이 영화도 준비
결혼을 하면 극장가 가기 부담스럽다고? 아이들이 우는 탓에 다른 관객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만 같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작품을 찾아 극장으로 나서자.
4일 개봉한 '리키'는 천사처럼 등에 날개가 달린 귀여운 아기 리키를 주인공으로 한다. 영화는 미성숙한 부모가 리키를 통해 성장하는 것을 그린다. 따뜻한 가족애를 그린다는 점에서 설 영화로 안성맞춤이다.
먹을 거라고는 정어리 밖에 없는 작은 도시 '꿀꺽풍당' 섬에 과학자 플린트는 수퍼음식 복제기를 발명한다. 하지만 실험도중 기계는 하늘로 날아가고 이윽고 햄버거 비, 핫도그 등이 하늘에서 내린다. 애니메이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에서는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 스크린에서 벌어진다. 영화는 플린트 박사가 마을을 구하기 위해 나서면서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11일 개봉.
좀 더 흥미진진한 애니메이션을 원하는 관객들을 위해 '원피스 극장판 10기 : 스토롱 월드'도 준비됐다. 영화는 '원피스' 애니메이션 탄생의 10주년 기념판으로 원작자 오다 에이치로가 참여해 화제가 된 작품이다. 일본에서 개봉 9일 만에 180만 관객을 동원했다. 1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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