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멸 감독의 영화 '지슬'이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2관왕에 올랐다.
12일 오후 9시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한국영화 비전의 밤에서 '지슬'이 한국영화감독조합상 감독상과 CGV무비꼴라주상 등 2개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지슬'은 제주를 대표하는 독립영화 감독 오멸의 네 번째 장편 연출작이다. 이 영화는 1948년 제주 4.3사건 발발 당시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큰넓궤 동굴로 피신했던 마을 주민들의 실화를 근거로 만들어진 흑백영화다.
미군정과 군정관리자들이 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겪은 탄압과 억울한 죽음을 극 중 인물들간의 크고 작인 갈등과 화해, 위로로 소소하게 그렸다. 제목 '지슬'은 감자를 칭하는 제주도의 방언이다.
저예산 흑백영화인 '지슬'은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이후 독립영화와 지역영화의 가능성을 모두 보여준다는 평을 받으며 반향을 일으켰다. 여기에 올 여름 사회적 이슈가 됐던 제주 강정마을 문제까지 떠오르게 해 사회적 의미 또한 남다르다.
한편 오멸 감독의 '지슬'과 함께 신연식 감독의 '러시안 소설'도 한국영화감독조합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부산시네필상에는 팔레스타인 감독 에마드 부르낫과 이스라엘 감독 기 다비디가 연출한 '다섯 대의 부서진 카메라'가 선정됐다. 한국영화감독조합상 남자배우상은 '1999, 면회'의 세 주인공 심희섭 김창환 안재홍에게 돌아갔다. 한국영화감독조합상 여자배우상은 '공정사회'의 장영남이 차지했다.
한편 13일 영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폐막식에서는 뉴 커런츠상, 플래시 포워드상, 비프메세나상, 선재상, KNN 관객상 등의 시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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