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한국 영화계에는 여러 가지 기록이 탄생했다. 한국영화 관객이 사상 처음으로 1억 명을 돌파했고,'도둑들'이 1302만 관객을 모으며 역대 한국영화 최다 관객 기록을 새로 썼다. 하반기에는 '늑대소년'이 한국 연애물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새 기록의 탄생에는 여성영화인들의 활약이 남달랐다. '건축학개론'을 제작한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 '도둑들'을 제작한 케이퍼필름의 안수현 대표, '내 아내의 모든 것'을 제작한 영화사 집의 이유진 대표, '건축학개론'의 기록을 깨고 새로 멜로 흥행기록을 세운 '늑대소년'을 만든 비단길의 김수진 대표까지. 이들 여성 영화인 4인이 올해 극장으로 끌어들은 관객만 약 2900만 여 명에 이른다.
이미 수해 전 시나리오를 썼지만 빛을 보지 못했던 '건축학개론'이 빛을 본 데에는 영화를 알아본 명필름의 공이 컸다. 이은 대표와 심재명 대표는 한국멜로 특유의 신파를 빼고 남자들이 더욱 공감하는 새로운 멜로를 만들어냈다.
스타뉴스가 진행한 여성영화인 릴레이 인터뷰에서 "배우가 스타로 거듭나는 순간을 함께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던 영화사집의 이유진 대표. 올 상반기 영화사집이 제작한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이유진 대표의 바람대로 배우 류승룡을 스타 반열에 올려놨다.
아내와 이혼을 꿈꾸는 소심한 남편이 카사노바에게 아내를 유혹해 줄 것을 의뢰한다는 독특한 소재의 로맨틱 코미디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새로운 카사노바의 유형을 내놓으며 460만 관객을 홀렸다.
'최종병기 활' '고지전' 등을 통해 선 굵은 남성을 연기했던 류승룡의 코믹하고 능청스러운 모습을 이끌어 내 귀여운 카사노바 장성기에 녹여낸 덕에 류승룡은 '연기 잘하는 배우'를 넘어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인기스타가 됐다. 까칠한 아내 정인을 연기한 임수정도 연기 변신에 성공해 국내 영화상에서 처음으로 여우주연상을 안았다.

1302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운 '도둑들'은 안수현 대표의 첫 작품이다. 남편 최동훈 감독과 함께 케이퍼필름을 설립하고 처음으로 제작한 '도둑들'은 예니콜(전지현), 씹던껌(김해숙), 팹시(김혜수) 등 독특한 여성 캐릭터를 창조하며 올 여름을 뜨겁게 달궜다.
이미 '타짜' '전우치' 등을 통해 검증받은 최동훈 감독의 힘도 컸지만 창립작을 어떻게든 성공시켜야만 했던 안수현 대표의 열정은 140억 원짜리 초대형 프로젝트를 이끈 힘이었다.
영화사 비단길의 김수진 대표는 조성희 감독의 '늑대소년'을 통해 국내에서 보기 힘들던 판타지 멜로를 개척했다. 늑대소년과 소녀의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낸 '늑대소년'은 가을 여심을 사로잡으며 '건축학개론'과 '미녀는 괴로워'를 넘고 한국 로맨스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새로 썼다.
김수진 대표는 조성희 감독의 거칠었던 '늑대소년'을 상업적으로 다듬는데 상당부분 일조했다. 감독과 많은 대화를 거쳐 관객의 감정을 움직이는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냈다. 김수진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미 690만 관객이 '늑대소년'을 보며 눈물을 쏟았고, 여전히 하루 1만 명 이상의 관객이 극장을 찾고 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