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23일 한국에서 개봉한다. 꽁꽁 얼어붙은 극장가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녹일 수 있을지 영화계 안팎의 시선이 쏠린다.
22일 오전8시 기준 영진위 예매율에 따르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51.3%로 예매율 1위를 기록했다. 30일 개봉하는 '역린'이 28.1%로 2위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 관심이 크다는 방증이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올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선봉이라 불릴 만큼 기대가 컸었다. 예고편이 공개되고, 영화 정보가 조금씩 드러날 때마다 팬들의 관심이 고조됐었다. 당초 4월30일 개봉하려다 일주일 앞당길 만큼 기세도 등등했다.
하지만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영화계 각종행사가 올 스톱되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로선 마케팅이 최고조에 달해야할 시점에서 올 스톱됐기 때문.
설상가상으로 극장 관객마저 뚝 떨어졌다. 지난 18일~20일 주말 3일 동안 극장을 찾은 총 관객은 102만2978명. 한 주 전 주말이었던 지난 11~13일 3일간 총 관객이 143만8611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주말 3일 관객만 약 30%, 40만 명 넘게 줄어들었다.
21일 박스오피스 1위인 '다이버전트'는 2만 4806명에 불과하다.
봄나들이 등으로 야외 활동이 늘어나고 학생들의 중간고사가 있는 4월은 자연스럽게 관객 수가 줄어드는 극장가 비수기. 상대적으로 기대작이 적은 탓도 있다. 그럼에도 30% 가까운 급감은 이례적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로 애도하는 분위기가 관객 감소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꾸준히 증가하던 다양성영화 관객들이 줄어든 게 그 증거라는 분석이다.
영화계에선 이런 상황에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이 박스오피스를 달굴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4'가 감독과 제작사간 이견으로 무산되면서 처음부터 새롭게 출발한 스파이더맨 시리즈. '500일의 썸머' 마크 웹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2010년 전 세계 7억 달러 수입을 거둬들이며 성공적인 리뷰트라는 평을 받았다. 한국에선 485만명을 동원했다.
그런 만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최소 전작보다 많은 500만명 이상 동원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세 명의 악당이 등장하며, 주인공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와 여자친구 그웬 스테이시(엠마 스톤)의 비극적인 사랑이 그려진다. 관객을 유혹할 요소는 충분하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한국흥행을 고려해 극 중 그웬 스테이시가 한국음식을 좋아한다는 설정마저 넣었다.
때문에 각 극장들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 대거 스크린을 몰아주며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하려 하고 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박스오피스를 달굴 경우 30일 개봉하는 한국영화 '역린'과 '표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역린'과 '표적'은 세월호 침몰사고에 애도를 나타내기 위해 기자간담회와 인터뷰, 홍보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홍보할 수단이 마땅찮은 상황에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흥행몰이를 하면 덩달아 박스오피스가 커지고, 자연스럽게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영화 대결구도가 생겨 이점을 갖는다.
반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얼어붙은 극장가를 녹이지 못한다면 '역린'과 '표적'도 여파를 고스란히 받게 된다.
과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극장에 관객을 얼마나 불러들일지, 이런 전망마저 안타까운 요즘이다.
전형화 기자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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