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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그의 변신은 어디까지

류승룡, 그의 변신은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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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록 기자
류승룡 / 사진=영화 '명량', '고지전', '아이들...', '내 아내의 모든 것', '베스트셀러', '평양성', '열한번째 엄마', '광해, 왕이 된 남자', '표적', '7번방의 선물' 스틸컷
류승룡 / 사진=영화 '명량', '고지전', '아이들...', '내 아내의 모든 것', '베스트셀러', '평양성', '열한번째 엄마', '광해, 왕이 된 남자', '표적', '7번방의 선물' 스틸컷


곁에 가기도 망설여지는 악역부터 사랑스러운 순둥이까지, 몇 번 등장만으로 시선을 붙드는 조연부터 극 전체를 이끄는 주인공까지. 어느덧 충무로 대세로 우뚝 자리 잡은 류승룡(44)은 숨 가쁜 변신을 즐기는 배우다. 오는 30일 개봉을 앞둔 '명량'(감독 김한민)도 그 예외가 아니다.


잠깐 등장한 '아는 여자'(2004)를 시작으로 '다섯 개의 시선'(2006), '거룩한 계보'(2006), '열혈남아'(2006), '황진이'(2007), '열한번째 엄마'(2007), '7급 공무원'(2009), '불신지옥'(2009), '시크릿'(2009), '베스트셀러'(2010), '평양성'(2011)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해 온 그가 믿음직한 충무로의 연기파 배우로 자리 잡아 가던 그가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2011년께다.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다룬 스릴러 '아이들...'(2011), 한국전쟁의 참상을 담아낸 전쟁영화 '고지전'(2011), 박진감 넘치는 액션사극 '최종병기 활'(2011)을 연이어 내놓은 그는 작품마다 극적인 변화를 거듭하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명성을 얻겠다는 속내를 감추고 머리를 굴리는 교수로 등장한 '아이들...'에서나 표정도 알아보기 힘들만큼 어두컴컴한 북한군 장교 나온 '고지전' 모두 두말할 것 없었다.


무엇보다 '최종병기 활'은 류승룡이라는 배우의 넓은 스펙트럼을 극적으로 확인하게 했다. 병자호란으로 조선을 침략한 청나라 장수 쥬신타 역을 맡아 변발까지 감행한 그는 사어(死語)나 다름없는 만주어 대사까지 소화하며 무시무시한 카리스마를 드러내 보였다. 직접 칼과 활을 다루며 절벽을 기어오르는 모습에서 액션스타 류승룡의 가능성을 확인한 순간이기도 했다.


이듬해 나온 '내 아내의 모든 것'(2012)은 다른 의미의 충격이었다. 여심을 홀리는 거부할 수 없는 카사노바 장성기 역을 맡은 류승룡은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로 진가를 발휘했다. 난데없이 우유통을 어깨에 지고 눈빛을 발사하는 기름지고 과장된 첫 등장으로 관객을 경악케 한 그가 결국엔 임수정의 마음을 흔드는 데 이어 관객까지 흔들고 만 건 전적으로 캐릭터에 쏙 녹아난 류승룡의 열연 그리고 매력 덕이다.


그해 추석 대전의 최종승자가 된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에서는 진중한 캐릭터가 됐다. 류승룡은 위기에 처한 왕을 위해 대타를 세운 조정의 브레인 허균 역을 맡아 주인공 이병헌을 쥐락펴락하며 찰떡 호흡을 보였다. '내 아내'의 장성기가 허를 찌르는 코믹함의 연속이었다면 '광해'의 허균은 치고 빠지기가 일품이었다. 짬짬이 선보인 허균의 코믹한 모습에선 '내 아내의 모든 것' 이후 관객과의 거리를 훌쩍 좁혀 놓은 류승룡의 매력이 빛났다.


지난해 겨울, 드디어 류승룡은 첫 주연작에서 흥행 대박을 쳤다. '7번방의 선물'(2013)에서 사형수가 된 바보아빠 용구 역을 맡은 류승룡은 코미디와 진중함을 쉴 새 없이 오가며 관객들을 웃었다 울리며 무려 1281만 관객을 불러 모았다. 작품성에 대한 엇갈리는 평가 속에서도 류승룡의 존재감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었다.


2014년에도 류승룡의 활약, 변신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개봉한 '표적'에서 과묵한 특수요원 출신 '파이터'로 액션스타로서의 존재감을 재확인한 그는 개봉을 앞둔 사극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과 대립하는 왜군 용병 장수 구루지마 역을 맡았다. 임진왜란 당시 실제 일본 장수들이 썼던 무거운 투구와 갑옷을 입고 액션을 소화하는 한편 이순신과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는 인물이다. 육중한 투구와 갑옷에 가려 얼굴 절반의 표정만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지만, 적은 분량과 일본어 대사 등 여러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등장하는 장면에서만큼은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그는 다음 작품 '손님'에서 강원도 두메산골을 찾아온 신비의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되고, '도리화가'에서는 실존인물인 조선 고종기의 판소리 대가 신재효가 된다. 장르와 캐릭터, 비중을 가리지 않는 류승룡의 변신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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