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폭행 피해자의 복수를 담은 '어떤 살인'의 감독과 배우들이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고 밝혔다.
20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영화 '어떤 살인'(감독 안용훈·제작 전망좋은영화사 컨텐츠온미디어) 언론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안용훈 감독과 배우 윤소이 신현빈은 많은 생각을 하며 작품을 완성했다고 입을 모았다.
'어떤 살인'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언어 장애가 있지만 나름의 꿈을 키워가던 20대 여성이 귀가길에서 참혹한 일을 겪은 뒤 직접 복수에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다.
직접 각본을 쓴 안용훈 감독은 "작품에 앞서 변호사에게 자문을 들었다. 청바지가 잘 벗겨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성폭행 가해자에게 무죄가 선고된 것이 2008년이었다. 재판 중 집창촌 여성었던 성폭행 피해자가 자살하는 B급 영화에서도 볼 수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일련의 사건들을 조사했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미국에서는 성폭행 당한 어린이의 아버지가 호송되던 가해자를 공항에서 살해한 사건이 이슈가 됐다. 솔직히 통쾌했다"며 "그런 일련의 사건을 모티프 삼아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슬픔을 느끼시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되도록 조심스럽게 썼고 제 자신도 더욱 조심스러워지는 것을 느꼈다. 스스로가 바뀌어가는 것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각각 직접 복수에 나선 성폭행 피해 여성 지은과 과거 성폭행 피해를 입은 동생을 둔 형사 자겸으로 등장한 신현빈과 윤소이의 소감 또한 남달랐다.
신현빈은 "일어나선 안될 일이 일어났고,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를 생각했다"며 "영화에서 이뤄지는 (복수 같은) 일들이 어찌 보면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방식이 아닐까. 가해자가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마음에서 지은이가 겪은 일을 이해하려 했다"고 밝혔다.
윤소이는 "같은 여자지만 이해할 수도 없고 어떤 말을 한다고 치유가 되는 일도 아니어서 어려웠다"며 "감독님에게 나 잘 모르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윤소이는 "극중에서 내 가족 내 동생을 볼 때도 내가 감히 짐작하지 못하는 상처를 느낀 친구에게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더라"라며 "어렵고 힘든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어떤 살인'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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