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을 벌려고만 했다면 투자할 수 없었을 겁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칸의 한 식당에서 열린 '아가씨' 미디어데이, 그곳에서 만난 CJ E&M 영화사업부문 정태성 대표는 15일(현지시간)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인 영화 '아가씨'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민희 김태리 하정우 조진웅이 출연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제작단계부터 관심을 모은 화제작. 예술성과 대중성의 교묘한 줄타기를 계속해 온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지만 연출작 최고인 124억의 제작비가 들어갔다. 마케팅 비용을 포함하면 총제작비는 15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동성애를 소재로 삼은데다 보나마나 청소년관람불가. 거기에 러닝타임은 2시간25분에 이른다. CJ는 제작비 전액을 댔다. '본전'을 생각하면 사실 아찔한 투자다.
정태성 대표는 "돈을 벌 생각이라면 투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럴 때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CJ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당시 400억을 홀로 투자했다"면서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생각만 한다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해외 영화인들을 만나 한국에서 왔다고 소개를 하면 지금도 '올드보이' 이야기를 한다. 한국 하면 '올드보이'라는 영화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는 것"이라며 "돈을 벌기 위해 투자하는 것 만큼이나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은 보람된 일이다. 훌륭한 감독과 함께 작업하는 일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6년 만에 칸의 뤼미에르 극장에 CJ로고가 올라갔다. 그것만으로도 뿌듯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CJ와 박찬욱 감독은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이후 17년째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CJ는 박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스토커'를 제외한 '복수는 나의 것', '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 등 연출작 모두를 투자·배급했다. 박 감독은 이와 관련해 "사람들과 만나 일을 할 때 한 번 했는데 큰 문제가 없다면 다음에도 다시 하는게 제가 살아가는 방식"이라며 "CJ와 여러 작품을 하면서 큰 문제가 없었고 서로에게 예의와 존경심을 갖고 파트너십을 계속해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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