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마가 이사왔다'의 이상근 감독이 안보현과 첫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8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악마가 이사왔다'(감독 이상근)의 연출을 맡은 이상근 감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 분)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에 휘말린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 분)의 고군분투를 담은 악마 들린 코미디. 2019년 최고 흥행작 '엑시트'의 각본, 연출을 모두 맡았던 감독 이상근이 6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2014년 완성된 초고의 제목은 '두시의 데이트'였지만, 개봉을 앞두고 '악마가 이사왔다'로 바뀌었다. 이상근 감독은 "검색이 어려운 것도 있고, 제목을 딱 들었을 때 너무 서정적인 느낌이었다. 사실 '두시의 데이트' 앞에는 새벽이라는 단어가 빠져있는 거다. 반전의 내러티브를 드리고 싶었는데, 일일이 설명하기도 어렵고, 조금 더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제목을 고민했다"면서 "이사 왔다는 게 몸이 움직이는 것도 있지만, 마음이 움직이는 것도 있다. 주인공들의 마음이 왔다 갔다 한다는 의미고, 관객 여러분이 이 영화를 보시고 감정이 살짝 흔들리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안보현은 덩치는 산만 하지만 마음은 여린 길구 역할을 맡았다. 이상근 감독은 임윤아를 염두에 두고, 선지 캐릭터를 쓴 것과 달리 길구 캐릭터를 쓸 때는 배우가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만화책 속의 이미지가 떠올랐지 실존 인물이 떠오르진 않았다. 글을 쓰다 보니까 안 그럴 거 같은 사람이 길구처럼 행동해야 더 효과가 극대화될 것 같더라"라며 "여러 작품을 서치해 보고, 안보현 배우가 눈에 띄었다. 굵직하고 강인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데 그 속에서 고양이 같은 모습을 끄집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안보현의 첫인상에 대해 "너무 커서 놀랐다. 딱 알파메일의 느낌이었고, '저렇게 태어났으면'하는 생각을 혼자서 하기도 했다. 길구 캐릭터에 대해 함께 연구하면서 제가 생각한 삶의 감정과 표정을 설명했는데 되게 쉽게 이해해 주시더라. 파이터인 줄 알았는데 그 속에 이미 고양이가 있었다. 시야를 넓게 보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 속에서 안보현 배우의 처음 보는 표정이 나올 텐데 찍을 때도 '이렇게까지 해야 해요?'라고 묻기도 했다. 그런 표정을 지어본 적 없고, 안 쓰던 근육이라 처음엔 어색해서 계속 같이 표정을 연습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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