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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강동원 "도망가지 않았다는 것..스스로 칭찬하고 싶다"(인터뷰)

'마스터' 강동원 "도망가지 않았다는 것..스스로 칭찬하고 싶다"(인터뷰)

발행 :

김현록 기자

영화 '마스터' 강동원 인터뷰

'마스터'의 강동원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마스터'의 강동원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강동원(36)에겐 참으로 바쁜 한 해였다. "소처럼 일한다"는 수사가 내내 따라다녔다. 970만 관객을 모은 '검사외전'으로 시작한 그의 2016년. 3월까지는 '가려진 시간'을 찍었고, 4월부터는 '마스터'를 촬영했으며, 11월 '가려진 시간'을 개봉하고, 이제 오는 21일 '마스터'가 드디어 관객과 만난다. 강동원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영화 3개를 개봉하다 보니 홍보를 6개월 한 것 같다. 홍보하다 올해가 다 간 느낌"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그 대미를 장식하는 '마스터'(감독 조의석·제작 영화사집)는 정관계까지 주무르는 희대의 사기꾼, 집요한 수사관, 수사의 핵심 키 세 사람이 벌이는 범죄액션물로 강동원과 이병헌 김우빈이 뭉친 화제작이다. 강동원은 조 단위 사기를 벌이고도 유유히 해외도피한 범죄자를 붙잡아 썩은 머리를 잘라내고 말겠다는 경찰청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 역을 맡았다.


김재명은 강동원이 맡은 첫 형사 캐릭터로 회자됐지만 사실 강동원에겐 또 다른 도전을 안긴 캐릭터이기도 했다. 강렬한 한 방으로 임팩트를 던지는 대신 서사를 든든히 떠받쳐 끌고 가는 역할을 해내야 했기 때문이다.


일단 대사가 엄청났고, 정보전달 대부분이 그의 몫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재미있는 시나리오였고, '감시자들'의 조의석 감독이라면 그 템포가 재현되겠다는 기대가 있었고, 역할에 대한 구미가 훅 당겼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장군이(김우빈 역)처럼 넉살 좋은 사기꾼 같은 역할은 '검사외전'에서 해 봤고, 진회장(이병헌 역) 같은 악역은 나이도 더 있어야 하니 해볼 수 없었고, 김재명이 지금 도전해볼 만한 캐릭터였어요. 어렵더라고요. 선배님들이나 감독님들이 '이런 캐릭터들이 더 어렵지' 했던 게 이제야 이해가 돼요. 영화 전체를 끌고 나가는 걸 이 정도까지 해본 건 처음이었어요. 큰 예산에 많은 배우들과 함께 전체를 끌고 가려니 재미있었고 힘도 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요."


'마스터'의 강동원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마스터'의 강동원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엄청난 대사량이 눈에 띄었기에 템포를 빨리 잡았다. 러닝타임 문제도 있고 캐릭터와도 잘 맞아 어떤 작품보다 대사를 빨리 했다. 그는 말과 말 사이 빈틈을 모두 없애버렸다. 후시 녹음마저 힘이 들 정도였다.


강동원은 "중간에 대사 처리가 점점 힘들어져 템포나 호흡을 무리하게 잡았나 생각했지만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면서 "어떻게든 밀고 가서 후시녹음으로라도 다 만들겠다 다짐하고 밀어붙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개인적인 아쉬움은 남았다면서도 "도망가지 않았다는 것, 그 부분은 스스로에게도 칭찬해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답습한 느낌은 없었다"고 밝혔다.


'마스터'의 강동원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마스터'의 강동원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홍보 초기 '건국 이래 최대의 게이트'를 내세웠던 '마스터'는 시절과 맞물려 더 주목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거물 사기꾼 그 너머의 부패한 권력에까지 화살을 조준한다. 강동원과의 인터뷰도 자연스럽게 시국 이야기까지 이어졌다.


연출자 조의석 감독이 깜박하고 감독협회 회비를 내지 않아 제명된 탓에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지 않다고 귀띔한 강동원은 "감독님이 감독인데 블랙리스트에 안 올라가서 부끄럽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이번 작품으로 100% 오르실 텐데 걱정하지 마시라 했다"고 키득거렸다. 그는 "나 역시 블랙리스트에 없다"며 "나는 안 오를 것 같다. 다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한 것일 뿐"이라고 눙쳤다.


하지만 강동원은 "어쨌든 우리나라가 굉장히 정의로운 나라라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며 담담하지만 뼈있는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있을 줄은 몰랐지만 이것 딱 하나 때문에 사람들이 이렇게 화가 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쌓여온 게 있고 결정타였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걸 보면 관객들이 좀 스트레스가 풀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저도 대리만족이 있었다"고 말했다.


"제가 생각했던 나쁜 사람들, 권력형 범죄자라든지 혹은 경제사범들이 단위가 너무 큰데 너무 가벼운 벌을 받기도 하고 죄를 지우면 벌을 받는다기보다 죄를 지어도 힘 있는 사람들이랑 알면 잘 넘어갈 수 있다고 이미 판단을 하고 있잖아요. 우리 사회가 그 정도로 깨끗한 사회는 아니라고 저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를 찍으며 스스로 대리만족한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꼭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우리가 생각하는 진짜 정의가 실천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개인적으로 통쾌하더라고요. 딴 건 모르겠고 통쾌했어요. 속이 다 시원했어요."


'마스터'의 강동원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마스터'의 강동원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속 강직하고도 저돌적인 엘리트인 강동원의 김재명은 갖은 압박과 난관 속에서도 수사를 끝까지 밀어붙인다. 개인적 원한, 콤플렉스 없이 그저 정의로운 경찰 캐릭터가 도리어 신선하게 다가올 정도다. 스스로도 타협이 없고 집요하다 인정하는 강동원은 이재명과 사실 닮은 구석이 있다. 그는 "정의로운 캐릭터가 정의로운 일을 하는데 이유는 필요없다고 생각했다"며 "100% 이해했다"고 털어놨다.


"영화엔 '왜 김재명이 이렇게까지 하느냐'가 없어요. 누군가 '설명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했는데, 저는 듣자마자 필요없다고 했어요. 그런 이야기가 아니고, 그렇게 되면 다른 영화와 똑같은 거 아니냐고요. 제 의견 때문에 영화가 이렇게 된 건 아니지만 만든 사람으로서의 의견은 그랬어요…. 그는 과거에 무슨 일을 당해서 정의로워진 사람이 아니고 정의를 실천하려고 하는 평범한 경찰이에요. 평범히 교육받은 사람도 이럴 수 있어요. 리뷰 중에 재미있던 게, 김재명 캐릭터 설명이 너무 없어 이해가 안된다는 걸 봤어요. 경찰이 당연히 할 일을 하는데도 이해를 못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하지만 강동원은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강동원은 "내가 똑같은 상황이라도 나는 이렇게 똑같이 했을 것 같다"며 "제가 배우가 안 되고 경찰이 됐다면 끝까지 갔을 것 같다. 끝까지 해보고 좌천돼서 일을 때려치울 수도 있지만 어떻게든 안 잘리고 했을 거다. 제가 되게 집요한 데가 있다"고 말했다.


김재명 같은 경찰? 강동원 같은 공무원?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정계진출 안 하냐는 농반진반의 질문에 그는 "저는 약간 이상주의자 성향이 있고 또 아주 현실적이기도 하다. 정치는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리고 또 한번 강조했다. "성격 자체, 제 깊숙이 안에 있는 것과 비슷할 수 있어요. 비록 감독님이 시켜서 한 거지만. 저는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했는데 비슷하네요.(웃음)"

'마스터'의 강동원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마스터'의 강동원 /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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