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공개된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은 과연 할리우드식 리메이크다웠다. 영화는 오시이 마모루의 원작을 더 깊이 파들어가는 대신 친숙한 테마를 가미한 미래 배경의 SF액션 블록버스터로 방향을 잡았다.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이 드디어 공개됐다. 오는 29일 전세계 최초 한국 개봉을 앞두고 27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은 1989년 시로 마사무네의 만화 원작을 바탕으로 1995년 오시이 마모루가 연출한 일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를 실사로 옮긴 최초의 할리우드 영화다. 워쇼스키 자매의 '매트릭스', 뤽 베송의 '제5원소' 등 할리우드 SF영화들에 영향을 끼쳤으며, 현재까지도 회자되는 명작 SF이기도 하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여전사 블랙 위도우로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스칼렛 요한슨이 주인공 메이저(소령) 미라 킬리언 역을 맡아 더 기대를 더했다.
배경은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희미해진 미래의 도시. 인간의 뇌에 사이보그의 신체를 지닌 메이저(스칼렛 요한슨)는 강력범죄와 테러 사거늘 담당하는 엘리트 특수부대 섹션9 소속이다. 메이저는 그 창조주나 다름없는 닥터 오우레(줄리엣 비노쉬)에겐 딸이나 다름없고, 섹션9의 바토(필로우 애스백)에겐 든든한 동료지만, 생체-로봇 기술의 첨단기업 '한카 로보틱스'는 메이저를 차세대 자원으로 여긴다. 그러던 중 '한카 로보틱스'를 노린 테러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섹션9가 투입된다. 그러나 사건을 조사하던 메이저는 사라진 자신의 기억과 존재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은 원작을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다 할 때 일었던 기대와 우려를 그대로 품은 결과물로 태어났다. 광고감독 출신으로 스타일리시한 영상에 일가견이 있는 루퍼트 샌더스 감독은 원작의 아이코닉한 장면들을 실사 화면에 화려하게 구현해냈다. 광학 슈트를 입은 여주인공의 낙하 액션, 수면 위로 떠오르는 여주인공의 반사 이미지, 황량한 최첨단 도시, 메카틱 탱크와의 대결, 심지어 개의 품종까지 원작을 충실히 오마주했다. 원작의 일본인 여전사 쿠사나기 역에 백인인 스칼렛 요한슨을 캐스팅하면서 일었던 화이트워싱(whitewashing) 논란에도 신경을 쓴 티가 역력하다.
그러나 할리우드식 '공각기동대'는 정보의 바다에서 태어난 인공지능에게 대한 심오한 묘사로 마니아 팬들을 열광케 했던 원작의 깊이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가족애와 동료애, 기억과 인간성이란 비교적 친근한 주제를 접목시켜 이야기를 끌어갔다. 여기에 나체를 연상시키는 박막 슈트 등 다양한 모습으로 액션 연기를 펼치는 여전사 스칼렛 요한슨이 더해져 보다 쉬운 할리우드식 액션영화가 됐다.
새 '공각기동대:고스트 인 더 쉘'은 가벼운 팝콘무비로 즐기기에 큰 부담이 없다. 그러나 원작의 명성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엇갈리는 반응을 얻을 듯하다. 오는 29일 개봉. 러닝타임 107분. 15세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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