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2월 개봉한 '귀향'은 그 해 세상을 놀라게 한 영화였습니다. 일제강점기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기획 14년 만에 겨우겨우 만들어졌고, 겨우겨우 극장을 잡아 관객과 만났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극장을 찾은 이들만 무려 358만 명. 이후 '귀향'은 전 세계를 돌며 1000회 넘는 상영회를 가졌습니다. 교포는 물론 푸른 눈의 외국인들도 일본의 끔찍한 전쟁 범죄에 경악했고,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할머니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였습니다.
1년반이 지난 2017년의 9월. 그 2번째 이야기가 개봉했습니다. '귀향'의 조정래 감독이 다시 연출한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전편과 같고도 다릅니다. '귀향'의 기본적인 이야기에 실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육성 증언을 더했습니다. 현재의 소녀들이 부르는 '아리랑'도 더했습니다. '귀향'의 이야기가 허구가 아니라 사실에 기반했음을 강렬하게 드러내는 이번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전편의 불편함은 덜어내고, 메시지를 더욱 강화한 느낌입니다.
조정래 감독은 일부러 '귀향2'가 아닌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란 제목을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재개봉, 혹은 감독판이라는 설명도 빼 버렸습니다. 설명할 때는 '영화로 보는 증언집'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전편을 잇는 이야기라거나, 전편에서 미처 전하지 못한 이야기를 더한 것이 아니라, "'귀향'을 보지 않고 이번 영화만을 봐도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게 감독의 설명입니다.
'귀향'을 보고서 "이것이 진짜 있었던 일이냐"고 질문하던 이들에게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감독이 전하는 답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귀향'이 고발하고 전했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아픔임을 상기기키고 싶다는 의지가 고스란히 영화의 제목에 녹아 있습니다. '귀향'은 이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관심을 완전히 바꿔놨지만, 사실 할머니들이 요구하던 사죄와 배상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귀향'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인 이유입니다.
지난 14일 개봉한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시작부터 전편과 같은 뜨거운 반응을 얻지는 못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 의지는, 그 진심은 더욱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귀향' 속 소녀들의 모습을 차마 지켜보기 힘들었던 관객이라면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조금은 더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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