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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인터뷰] 백윤식 "노인 배우 아닌 시니어..늘 감사"

[★FULL인터뷰] 백윤식 "노인 배우 아닌 시니어..늘 감사"

발행 :

전형화 기자
백윤식/사진제공=NEW
백윤식/사진제공=NEW

백윤식. 1947년생. 올해 한국식 셈법으로 일흔 한 살. 여전한 현역이다. 아니 현역이란 말을 넘어 일흔 한 살에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책임진다. 노익장이란 말과는 안 맞는다. 현재 진행형이란 말이 가장 어울린다.


29일 개봉하는 '반드시 잡는다'는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다. 전라도 목포 즈음으로 여겨지는 마을 아리동. 이곳에서 30년 전 벌어졌던 미제 연쇄살인사건이 다시 재현된다. 다 쓰러져가는 빌라 주인이긴 하지만 홀로 깐깐하게 살아가는 독불장군 심덕수와 이 사건을 잘 아는 전직 형사 박평달이 범인을 쫓는다.


백윤식이 심덕수를 맡았다. 최근작들에서 사회 고위층 인사를 두루 맡았던 그는, '반드시 잡는다'에선 비록 빌라 주인이긴 하나 여느 하류인생과 큰 차이 없다. 백윤식은 그런 인물을 입고, 백윤식화했다. 어떤 역할이든 백윤식스럽게 만들어내는 그의 힘은 '반드시 잡는다'를 관통한다.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신문을 들고 오던데 매일 보나.


▶예전에는 주간지도 보고 매일 신문을 여러 개를 봤다. 요즘은 뭔가 복잡해져서 많이는 못 본다. 스마트폰으로 나와 관련된 것들을 검색해보곤 한다.


-'반드시 잡는다' 반응도 검색해 봤나.


▶물론이다. 보려면 자세히 봐야지. 다 본다.


-'반드시 잡는다'는 어떻게 하게 됐나.


▶처음에는 그다지 안 끌렸다. 흔쾌하게 접근을 못했다. 그러다가 원작인 웹툰 '아리동 라스트 카우보이'를 봤는데 괜찮더라. 김홍선 감독이 하기로 한 다음, 각색을 꽉 잡고 이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뭐 제작자가 '덕혜옹주' 뒷풀이까지 찾아오기도 했다.


일단 이런 소재는 내가 경험하거나 내 레이더상에는 없던 것이었다. 한국영화에는 없던 이야기다. 발을 담그냐, 안 담그나 인데 일단 담그면 책임을 져야 하니깐 고민했다.


-말 그대로 한국영화에선 볼 수 없었던 노인의 스릴러인데.


▶인생을 산 사람 이야기다. 시니어가 주인공이고, 주니어와 교감을 하는 이야기다. 난 아직 젊다고 생각하니 이야기와 안 맞는다고 핑계를 댔다. 핑계인거지. 웹툰의 후기까지 자세히 읽었다. 원작자가 자기 고향에서 똑 같은 사건이 벌어져서 피해자들도 있으니 이야기를 세분화됐다고 하더라. 그렇게 하나하나 분석했다.


-노인이 아닌 시니어라고 표현하는데.


▶시니어라고 하는 게 더 편하다기 보단 그게 이 분야에선 맞는 표현인 것 같다. 노인이란 건 부정할 수 없다. 인생을 역행할 순 없는 일이니깐. 그렇게 정리할 부분은 정리하니 마음이 편해지고 몰입하게 되더라.


-70살에 스릴러로 영화를 책임지는 주인공이 됐는데. 자부심이 느껴질 법도 한데.


▶당연하다. 이 나이에 주연을 맡게 되니 자부심이 있다. 내 입으로 말하기는 쑥스럽지만. 이렇게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건 좋은 현상이다.


-반면 그럴 경우 흥행에 대한 부담감도 더 커질 법 한데.


▶(투자한 돈은)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그걸 쉽게 여기면 안된다. 흥행이란 게 마음 먹은 대로 되는 건 아니지만 그렇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선택이 되고 마당에서 놀 판을 깔아줬으면 신명나게 놀면서도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 한다. 관객에 다가가기 전까지 배우 뿐 아니라 스태프와 마케팅까지 여러 분들이 최선을 다하다. 거기서 배우가 할 수 있는 몫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 흥행에 대해선 매번 무겁게 생각한다.


-그래서 예능 프로그램인 JTBC '아는 형님'에도 출연한 것인가.


▶그렇다. 원래 예능을 안하는 편이지만 며느리인 정시아도 권하고 주변에서 많이 권했다. 다행히 강호동 등 같이 한 선수들이 잘 도와줬다.


-'반드시 잡는다'에서 끝 없는 계단을 오르기도 하고, 빗속 액션도 그렇고, 몸 쓰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대부분은 직접 소화했다. 계단 오르기도 마찬가지다. 대역이 처음에는 하긴 했는데 내가 모니터를 봐도 나 같지 않더라. 배우가 마음에 안들면 문제가 있는 게 아니겠냐. 배우도 자기를 그대로 내놓는 것인데. 그래서 다음 날 다시 찍었다. 물론 고통스러우면 못한다. 그런데 힘든 걸 못 느낀다. 운동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고 올랐다. 유달산 정상에서 찍었던 장면도 운동이라 생각하고 두 세 번 올랐다. 그런 정서를 갖고 있으면 힘든 걸 못 느낀다. 화면에 담겨져야 하는 장면인데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고. 다만 원래는 덜 힘든데 화면에 힘들게 보여줘야 했으니 연기로 더 힘든 척은 했다.(웃음)


-빗 속 대결 장면은 한 겨울에 촬영하느라 보통 힘들지 않았을텐데. 입김이 안 보야야 해서 얼음도 물었을 테고.


▶연기 경험상 비 내리는 장면은 한 여름에 낮에 찍어도 체온을 뺏기기 때문에 몸이 추워진다. 그걸 겨울 밤에 3일 연속 찍었으니 쉽지는 않았다. 몸에 좋은 진흙을 발 밑에 깔았다고는 하는데 비 내리면 진창이 되니. 많은 사람들이 같이 고생했다.


-남도가 배경이라 등장 인물 대부분이 사투리를 쓴다. 그런데 특유의 말투 때문에 사투리가 잘 뭍어나지는 않는 것 같은데. 반면 특유의 말투 때문에 코믹한 분위기를 잘 이끌기도 하고.


▶글쎄. 당시 단역들이 남도 분들이었는데 남도 사투리의 정확한 특징을 쓴다고 하긴 했다. 또 주인공의 전사가 한국전쟁을 겪으며 이쪽으로 내려와서 사는 사람이었다. 원작에는 한국전쟁 당시 동생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도 있는 사람이었고. 내가 평소에 말에 고저장단이 변화무쌍하긴 하다. 그런 게 웃음을 주는 장치가 될 수도 있다. 의도한 건 아니다. 다만 고저장단에 중저음적인 특성이 있어서 녹음실에서 픽업하기가 좋긴 하다고 하더라.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건, 내 특성도 있긴 하지만 결국 영화 속에서 차곡차곡 쌓았기 때문일 것 같다. 시나리오에 모든 답이 있다.

백윤식/사진제공=NEW
백윤식/사진제공=NEW

-지하실 장면에 영화 주제가 담긴 대사를 토로하는데. 클로즈업이 안돼 아쉽지는 않았는가.


▶글쎄 원래 대사가 더 있다. "미안해서 그렇다" 이후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보려고 몸부림 치는데 잘 안 되는 아이 아니냐"는 부분이었다. 편집이 되긴 했다. 혼자 몇 번을 대사를 연습하는데 눈물이 나더라. 그래도 배우가 취해서 먼저 울면 안되지 않나. 관객을 울려야지. 어떻게 담는 건 감독의 몫이다.


-상대역인 성동일과 호흡은 어땠나.


▶성동일이 반말을 하는 역이긴 한데 맛이 들렸는지 그냥 너무 잘 하더라.(웃음) 그래서 "이런 씨부럴 놈이"라고 리허설 때 받아쳤는데 감독이 그게 좋았는지 촬영 때도 그대로 살려서 하라고 하더라.(웃음)


-두 아들(도빈, 서빈)이 모두 배우인데. 아버지를 넘어야 한다는 2세 연기자들의 고충이 있긴 하지만 반대로 그런 자식들을 둔 아버지의 생각도 있을텐데.


▶처음에는 두 아들이 각자 다른 길을 걸었으면 했다. 내가 걸어 본 연기자의 길이 워낙 힘드니깐. 하지만 그게 어디 뜻대로 되나. 둘째인 서빈은 미국 유학까지 다녀오더니 영화 제작을 한다고 하더니 배우까지 하겠다더라. 이제 자기 인생이니 자기가 살아야지. 2세 연기자로서 갖고 있는 부담을 왜 모르겠나. 누구의 아들이라고 불리는 게 플러스 보다는 마이너스가 더 클텐데.


다만 12월7일 개봉하는 '산상수훈'이라는 영화가 있지 않나. 서빈이가 출연했다. 모스크바영화제에서 초청도 됐고, 의미 있는 영화다. 그 영화도 잘 부탁한다.(웃음)


-다음 작품은. 여전히 다양한 역할을 제안 받고 있나.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다. 감사하게도 다양한 역할이다. 늘 감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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