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tarnews Logo

[★FULL인터뷰]안미나 "그만두려 했던 연기..'강철비'로 새 챕터"

[★FULL인터뷰]안미나 "그만두려 했던 연기..'강철비'로 새 챕터"

발행 :

김현록 기자

영화 '강철비'의 안미나 인터뷰

배우 안미나 / 사진=김휘선 기자
배우 안미나 / 사진=김휘선 기자


오랜만이다. 스크린에서는 더더욱. 배우 안미나(33)는 영화 '강철비'(감독 양우석·제작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로 2년여 만에 연기를 재개했다. 영화는 4년 만이다. 어떤 일이냐고 물었다. 매사 야무지고 적극적이었던 배우의 답은 뜻밖이었다.


"연기 그만해야지, 하는 생각도 했었거든요."


2005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데뷔한 안미나는 2006년 영화 '라디오스타'로 스크린에 진출했다. '황금신부', '남자이야기', '역전의 여왕' 등 드라마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맡았다. 작품마다 캐릭터에 푹 빠져 연기했다. 하지만 연기가, 작품이 절실할수록 욕심과 조바심이 스스로를 붙잡는다는 생각에 빠졌다. 슬럼프였다.


"하나씩 계단을 밟아서 올라간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계단을 못 밟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작아졌어요. 저는 아무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 작품이 1년에 서너 편 엎어지기도 하고, 주인공이 바뀌기도 했죠.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구나 싶었어요.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구나."


연기가 더 잘 하고 싶고, 욕심이 나고, 초조해하며 매달릴수록 스스로 원하던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다음 단계를 밟기 위해 몸부림치는 걸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연기는 끝까지 놓기가 힘들었어요. 놨다고 생각하는데도 여전히 그러질 못하고 내려놓으려 할수록 더 힘줘서 마지막 하나를 잡고 있는 것 같았어요. 그만두고 더 많이 저를 비워내고 싶었어요."


배우 안미나 / 사진=김휘선 기자
배우 안미나 / 사진=김휘선 기자


최종 미팅까지 간 작품이 있었지만 안미나는 오디션까지 취소하고 연기를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이가 없는 것 같았다. 때마침 회사와도 계약이 끝난 터였고 그는 자연스럽게 연기와 멀어지고 있었다. 그때 그녀를 붙잡은 것이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였다.


"2016년 말이었을 거예요. 전화도 잘 안 받고 말 그대로 잠수를 타고 있었어요. '강철비' 팀이 저를 찾는다고 전 매니저에게 연락이 왔어요. 캐스팅 마지막 날이라고 빨리 와달라는 거예요. 2017년 1월이었죠. 오디션을 보는 줄 알고 옷을 두껍게 입고 갔는데 가자마자 의상 사이즈를 재시더라고요."


SNS에 가득 남아있는 메시지는 나중에야 확인했다. 과거 드라마 '남자 이야기'에서 활약한 그녀를 눈여겨 본 양우석 감독이 뜻하지 않게 남한으로 넘어온 북한 여인 송수미 역에 안미나를 쓰고 싶어 해 제작진이 초기 단계부터 캐스팅을 수소문한 것이었다. 안미나는 마치 기도가 응답받은 듯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다시 간 현장은 안미나에게 더욱 남다르게 다가왔다.


고려대 철학과 출신인 양우석 감독은 연세대 철학과 출신인 안미나에게 촬영 중간중간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줬다. 연기를 쉬는 동안 장편소설과 시나리오를 쓰며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던 안미나에게 실제 작가이기도 한 양 감독의 조언은 특히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연기하는 순간순간 또한 마찬가지였다.


"비웠다 생각한 때에 '강철비'를 만나고 나니 모든 순간이 더 소중하고 감사했어요. 진짜 선물같고. 촬영을 하고 나면 이 장면을 촬영해버렸다는 게 아까울 정도였어요."


배우 안미나 / 사진=김휘선 기자
배우 안미나 / 사진=김휘선 기자


안미나는 '강철비'에서 뜻하지 않게 남한으로 넘어온 북한 여인 송수미 역을 맡았다. 북한 권력 1호를 환영하는 자리에 동원돼 나갔다가 쿠데타로 치명상을 입은 '장군님'과 함께 남한으로 피신하게 된 인물이다. 그는 씩씩하고도 다부진 모습으로 평범한 북한 사람들을 대변하며 눈길을 붙든다. 구체적인 디렉션을 주면서도 애드리브를 반기는 양우석 감독과 함께 하는 작업이 재미있었고, 스스로 변화도 느꼈다고 안미나는 털어놨다.


"사람이 어디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잖아요. 북한 여공을 해 보니 다 똑같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뭔가 다를 거라 생각했는데 그냥 사람이고, 그냥 살고 싶고. 그런 마음이 느껴져서 짠하고 애틋해요. 모르는 사람 보면 일단 경계하잖아요. 저도 그랬던 사람인데 사람들이 사랑스럽게 보여요."


하지만 편집 때문에 본편에 실리지 못한 안타까운 장면도 있다. 수미의 마지막, 눈에 띄는 대로 주섬주섬 챙겼던 초콜릿을 후배 동료에게 주며 '너는 살아가지고 깍쟁이 동생한테 갖다줘라' 하는 장면이 편집 중 삭제됐기 때문이다. 안미나는 "감독님이 밥 사주시며 '미안하다'고 하셨다. '영화가 재밌다면 제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했지만 서운했다"고 샐쭉 웃었다. 그녀의 얼굴은 밝았다.


"새해에는 여러 모로 약간 바빠질 것 같아요. 써 오던 장편소설을 완성해서 공모전에도 내려고 하고, 여러 방면으로 도전할 생각이에요. '강철비'부터 새 챕터가 열린 것 같아요."


주요 기사

    연예-영화의 인기 급상승 뉴스

    연예-영화의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