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마동석은 어느덧 한국영화계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했습니다. 보는 이를 긴장시키는 험상궂은 인상과 단단하고도 우람한 근육이 강렬한 첫인상을 남깁니다. 하지만 극적인 반전을 품고 있습니다. 누구보다 여린 속내와 따뜻하고 로맨틱한 마음씨는 반전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넘치는 에너지로 악을 응징하는 통쾌한 한 방을 잊지 않습니다.
그 자체로도 입체성을 갖추고 있는 마동석의 캐릭터는 여러 작품을 통해 변주되면서 관객에게 더욱 친근해졌습니다. 흥행도 뒤따르고 있습니다. 영화 '부산행'의 좀비 잡는 예비아빠는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면서도 웃음과 눈물을 모두 잡은 마동석의 대표 캐릭터입니다. 단 한 장면의 존재감으로 1300만 관객의 탄성을 자아낸 '베테랑'의 아트박스 사장님은 또 어떻고요. 지난해 '범죄도시'에서는 잔혹한 범죄조직을 시원하게 일망타진하며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습니다. '신과함께-인과 연'의 싱크로율 최고 캐릭터 성주신 또한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원톱 주인공부터 신스틸러까지, 분량을 가리지 않으며 다양한 작품에서 제 몫을 쏙쏙 해냈습니다.
추석 연휴의 막바지 개봉한 '원더풀 고스트'는 이런 마동석의 독보적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입니다. 마동석은 '정의는 이긴다'고 쓰인 티셔츠를 즐겨 입는 유도관장 장수를 맡았습니다. '범죄도시' 마형사가 직업을 전환한 듯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실상 장수는 남 일엔 일단 신경을 끄고, 하나뿐인 딸만을 애지중지하는 인물입니다. 그의 눈에만 보이는 열혈 쳥년경찰 고스트가 나타나면서 일대 소동이 벌어지고, 마음을 진정시킨 뒤엔 그 둘이 힘을 합쳐야 할 일이 생깁니다. 영화의 아기자기한 매력과 따뜻한 가족이야기, 그리고 막바지의 통쾌한 액션신까지, 내내 '역시 마동석'이란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직접 이야기를 구상하고 활용하고 연기하는 영리한 배우이기도 한 마동석은 아직까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실험과 도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러 작품에 출연하면서도 결코 그 색이 옅어지지 않는 마동석의 매력은 특별합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 매력을 앞세운 작품들이 이미 많거니와, 오로지 '장르 마동석'에 머물지 않아야 마동석이라는 장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마동석이라는 캐릭터'는 몇몇 힌트만으로도 관객들이 이미 그 정체를 간파할 수 있을 만큼 이미 확고한 입지를 갖고 있습니다. 말이 필요없는 매력덩어리는 관객을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끌고가는 힘이 있습니다. 이는 탄탄한 이야기와 콘셉트 속에서 더 효과적으로 폭발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법입니다.
그의 영화들이 앞으로도 개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동석의 매력이 제대로 드러나는 '장르 마동석'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 독보적 캐릭터 배우로서, 그 힘은 아직 유효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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