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미쓰백'은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여자 미쓰백이 자신과 닮은 아이를 끌어안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미쓰백 백상아(한지민 분)가 발견한 소녀 지은(김시아 분)은 아동학대 속에 방치된 가녀린 피해자입니다.
가해자는 둘입니다. 게임에 빠져 사는 친부와 그 여자친구. 아이에 대한 애정도, 보호자로서의 책임감도 없는 두 사람은 미쓰백의 대척점에 있는 악역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긴장감은 물론 관객의 분노까지 강렬하게 유발시키는 두 사람은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가 돋보이는 '미쓰백'에서도 단연 압권입니다.
'마돈나'에서 이미 그 저력을 드러냈던 권소현은 두 얼굴을 가진 여자 주미경을 그렸습니다. 친절하고 싹싹한 모습으로 주위 사람들의 호감을 사는 그는 집 안으로 들어오면 가면을 벗어버리고 추한 본색을 드러냅니다. 세상을 향한 분노를 어린 지은에게 쏟아내며 상아마저 궁지로 몰아넣습니다.
'박열' '범죄의 여왕'에 출연했던 백수장은 시아의 친부 일곤 역을 맡았습니다. 허울만 아버지일 뿐 게임중독에 빠진 채 집도 아이도 제 자신조차도 돌보지 않는 인물입니다. 바짝 마른 몸과 얼굴로 피폐한 캐릭터를 드러낸 백수장은 지은을 아예 없애려 하는가 하면 경찰에 잡혀서도 적반하장 식 반응으로 일관합니다.
단단히 캐릭터의 옷을 입고서 인물에 녹아나버린 두 배우의 열연은 '미쓰백'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한지민의 현실 욕설을 불렀을 만큼 현장에서도 실감나는 악역 열연이 펼쳐졌다는 후문입니다. 관객도 혈압이 오르고 분이 치밀어오를 수 있으니 주의하시길. '미쓰백'의 권소현 백수장은 올해의 재발견입니다. 올해가 아직 석 달이 남았지만 올해의 악당, 올해의 분노유발자는 이미 권소현 백수장 두 사람이 예약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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