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주간 인상 깊었던 현장의 ‘한컷’을 소개합니다.
'나랏말싸미' 조철현 감독이 25일 제작보고회에서 눈물을 흘렸다. ‘나랏말싸미’는 세종대왕이 사대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시 천대받던 신분인 스님 신미와 훈민정음을 만드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송강호가 세종 대왕 역을, 박해일이 신미 스님 역을, 전미선이 소헌왕후 역을 연기했다. 30년 동안 영화제작자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해온 조철현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이날 조철현 감독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 할 수 있는 훈민정음 창제가 왜 비밀 작업이었을까, 유교 국가의 왕이 불교의 승려와 국가의 문자를 만든다면 비밀일 수 밖에 없었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설정을 근간에 두고 한글 창제 원리와 만드는 과정을 씨줄로, 세종대왕과 소원왕후 신미스님 등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의 인연을 날줄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또 조철현 감독은 "개인적으론 돌아가신 어머님의 평생 한이 글자를 모르는 것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잠시 말을 못 이어 옆에 있던 전미선이 손수건을 건네기도 했다.
조철현 감독은 제작보고회가 끝난 뒤 스타뉴스와 만나 "사실 분위기가 딱딱해진 것 같아 웃겨보려고 어머니 이야기를 꺼냈다가 그만 눈물을 흘렸다"고 토로했다.
"어머니가 굉장히 재밌는 분이셨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 홀로 식당일을 하시면서 나를 키우셨다. 그런데 어머니가 한글을 모르셔서 평생을 고생하셨다. 일흔이 넘으셔서 구청에서 진행한 한글교실을 다니셨다. 어느 날 방에서 통쾌한 웃음소리가 들려서 들어가 봤더니 공책에 당신 이름 석자를 적고 너무 기뻐서 웃고 계시더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당신 이름을 쓰신 것이었다. 그 뒤로 나랑 같이 다니면서 간판들을 읽곤 하셨다. 그 생각이 나서 가슴이 복받쳤다. "
30년 영화 내공을 쌓은 신인 감독이 진심을 담아 만든 영화 '나랏말싸미'가 관객들의 마음도 흔들지, 7월 24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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