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민정과 변영주 감독의 말을 시작으로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개막했다. 두 사람은 시종일관 웃으면서 개막식을 이끌어갔다. 15년 만에 만났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29일 오후 서울 성산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퍼플카펫 포토월 및 개막식이 열렸다. 이날 변영주 감독, 5대 페미니스타 김민정, 3대 페미니스타 한예리, 전고운 감독, 김꽃비, 정하담, 장혜영 감독, 정재은 감독 등이 참석했다.
개막식은 국악 밴드 '더 튠'의 축하 공연으로 포문을 열었다. 사회는 변영주 감독과 제5대 페미니스타 김민정이 맡았다. 개막작은 '신은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페트루나'다. 이 외에도 38편의 영화가 수상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지난 1997년부터 지금까지 한국영화의 발전과 성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세계 여성영화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변영주 감독은 "조금 늦어졌다. 괄호 열고 대충 세달 괄호 닫고"라고 말문을 열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어떤 분들은 이런 저런 소식에 '어떡하지'라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다. 마음껏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즐겨달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국제여성 영화제는 여름이 아닌 봄에 개최됐기 때문에 이를 의식한 말이었다.
변영주 감독은 "사실은 너무 행복하다. 떨림과 어색하다. 15년 만에 (김민정과) 만난다"라고 털어놨다. 이를 들은 김민정은 "감독님과 제가 어떤 작품을 했는지 아시나요?"라며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곳곳에서 '발레교습소'라는 말이 들렸다.

이에 김민정은 "모르실까봐 조마조마했다"라고 했고, 변영주 감독은 "우리 스코어 망했잖아. 나중에 사람들이 여기 저기서 '발레교습소'를 본 모양이더라. 꽤 알아"라고 말해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김민정은 제5대 페미니스타로 선정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사실 페미니스타 제안을 받고 새삼스럽게 생각을 해봤더니 배우로 살아왔다. 여성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낼 수 있는 영화제이기에 의미가 깊다. 무엇보다 변영주 감독님을 만나서 좋다"고 전했다.
오석근 영진위 위원장은 "영화제에 있어서 중요한 건 관객이다. 영화를 얼마만큼 즐기고, 영화를 통해 느끼고 얼마나 많은 삶의 체험을 하느냐가 영화제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변영주 감독은 "영진위의 든든한 지원이 기대되는 말씀이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해 동안 우리사회 여성들에게 희망과 연대의 상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영감을 준 '올해의 보이스' 상을 시상했다. 서지현 검사,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 '2018총여폐지반대와재건을위한네트워크',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이 수상했다.
변영주 감독은 이들에게 "이분들의 용기와 행동 때문에 글도 쓸 수 있었고,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또 그림도 그리고 노래를 만들 수 있었다. 창작의 기회를 실질적으로 제공해주신 용기있는 다섯 팀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에 앞서 많은 비가 내렸다. 그러나 개막식 시작되기 전 하늘을 가득메웠던 먹구름이 사라졌다. 김민정은 개막작을 소개하며 "영화 한 편을 보기에 좋은 날씨다"라고 했다. 변영주 감독과 김민정의 마지막 인사를 끝으로 개막식이 종료됐다.
한편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이날 개막해 오는 9월 5일까지 메가박스 상암월드컵경기장 문화비측기지에서 영화상영과 다양한 이벤트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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