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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나쁜녀석들: 더 무비' 영화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리뷰] '나쁜녀석들: 더 무비' 영화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발행 :

전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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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OCN드라마 '나쁜 녀석들'을 영화로 만든 프로젝트다. 인기 TV드라마를 영화로 확장하는 건, 의미 있는 기획이다. 한국 영상 콘텐츠의 다양한 확장을 위한 용기 있는 시도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의 유일한 미덕이다.


교도소 호송차량이 전복했다. 연쇄살인마, 전국구 조폭 두목, 강도·강간 등 흉악 범죄를 서슴치 않았던 죄수들이 우르르 탈주한다. 문제는 누군가 교도소 호송차량을 일부러 전복시켰다는 점. 경찰은 탈주 죄수 검거가 쉽지 않자 수감 중인 범죄자가 흉악범을 잡는 극비 프로젝트인 특수범죄수사과를 다시 소집한다.


오구탁 반장(김상중)은 과거 함께 활약했던 전설의 주먹 박웅철(마동석)과 과격 진압으로 악명 높은 전직 형사 고유성(장기용), 그리고 일류 사기꾼 곽노순(김아중) 등을 새로 영입해 팀을 꾸린다. 특수범죄수사과는 탈주자들을 쫓는 한편 이 사건 배후에 더욱 커다란 음모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TV에서 볼 수 있는 드라마를, 극장에서 돈을 내고 보게 해선 안된다. 영화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영화에 대한 예의를 잃었다. TV드라마를 영화로 만들면서,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그 어떤 미덕도 찾아볼 수 없다. TV드라마가 갖고 있던 미덕도 실종됐을뿐더러, 영화에서는 금기인 데우스 엑스 마키나(기계 장치의 신, 도저히 해결될 수 없는 문제를 단숨에 처리하는 장치)까지 등장한다.


TV드라마를 영화로 만들 때 최대 장점은 구태여 캐릭터와 세계관을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여느 영화라면 캐릭터와 세계관 구축에 들일 시간과 노력을 애써 하지 않아도 된다는 강점이 있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이것조차 실패했다. 새로운 캐릭터 설명까지 한시간 가량을 허비한다. 원작 캐릭터 중 오구탁 반장과 박웅철만 그대로 등장하는 탓에 새 인물 소개와 미션 착수까지 시간을 낭비한다.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키지만, 그 능력도 영화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 천재 사기꾼이란 설정의 곽노순은, 사기 능력을 악당 검거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그 탓에 김아중은 배우로서 매력을 발산하지만 영화에 캐릭터로서 기능하지 못한다.


마동석의 액션도 기대 이하다. '성난 황소' '악인전' 등 앞서 마동석표 액션영화에서 그가 보여줬던 액션보다 강도가 매우 약하다. 그 탓인지 모르지만, 그를 대신할 액션 고수가 뜬금없이 등장해 조폭들을 쓸어버린다. 밑도 끝도 없다. 그야말로 데우스 엑스 마키나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탈주자들을 쫓는 미션과 그 배후를 쫓는 두 개의 미션으로 이야기를 이끈다. 미션과 미션 사이에서 범죄자들의 잔혹함을 보여주기 위해 잔혹함을 전시한다. 그냥 전시한다.


이야기가 조폭 임진왜란까지 흘러가면서 황당함은 절정으로 치닫는다. 반일감정의 상업적 활용도, 이야기 속에서 인과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법.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논리적인 전개 따위는 반일 감정으로 설명을 떠넘기고, 그저 나쁜 녀석들을 때려눕히는 액션을 계속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나마 액션도 후지다.


'나쁜 녀석들: 더 무비'는 원 소스 멀티유즈를 위해선 더 정교한 기획이 필요하다는 사례로 남을 것 같다. 좋은 설정과 좋은 기획이 꼭 좋은 결과로 남지 않는다는 걸 입증했다.


9월 1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추신. 왜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인지 의아할 정도로 폭력 묘사의 수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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