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선 시각, 새로운 시선으로 보는 영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올해 추석 극장가는 한국 영화의 총성 없는 전쟁터다. '타짜'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인 '타짜 : 원 아이드 잭'을 비롯해 차승원 주연의 감동 코미디 영화 '힘을내요, 미스터리' 그리고 마동석표 액션 '나쁜녀석들 : 더 무비'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스크린에서 맞붙었다. 올해 추석 극장가의 특징을 꼽자면 명절 단골손님인 사극이 빠졌고, 매년 한 두 편 이상씩 함께 개봉하던 외화가 없다는 점이다.
추석 극장가는 설 극장가, 여름 극장가 연말 극장가와 더불어 한국에서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대목'이다. 이에 많은 영화들이 이 시기에 개봉을 잡아 '관객 특수'를 노린다. 한국 영화는 물론, 외화들도 특수를 노리고 개봉했다. 하지만 최근 명절 극장가에서 외화는 한 발짝 물러선 모양새다.
9월에도 '애드 아스트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예스터데이' 등 외화 기대작들이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이 영화들은 모두 추석을 비켜가 개봉일을 확정했다. 재미나 작품성 면에서는 한국영화에 밀리지 않지만, 추석은 개봉 타이밍이 맞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개봉 날짜는 영화 흥행을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요소다. 어떤 작품과 경쟁하느냐, 어느 시기에 들어가느냐에 따라서 관객수 차이가 수십만에서 백만 이상까지 날 수 있다. 외화들 역시 추석 극장가 대목에 관심을 가질 터인데 왜 추석 극장가에서 외화들이 빠진 것일까.(관객들이 기다리는 외화 기대작들은 모두 추석 이후 개봉을 확정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몇 년 사이 명절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들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다. 지난해의 경우 '안시성', '명당', '협상', '물괴' 등이 추석을 노리고 개봉해 출혈 경쟁을 벌였다. 네 편의 작품 중 '안시성' 만이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이처럼 한국 영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외화가 개봉하면 관심을 받지 못하고 묻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명절 극장가의 가장 큰 특징이 가족 관객들이 몰린다는 점인데, 아무래도 인지도 있는 배우들이 출연하는 한국 영화가 외화에 비해 더 큰 관심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마블 영화 같이 파급력이 있는 영화가 아니라면 추석 극장가에 뛰어드는 것이 제 살 깎아 먹기가 될 수 있다. 각 영화만의 미덕이 있지만 추석극장의 특수성으로 인해 관심도 면에서도 평소보다 오히려 덜 주목 받고, 한국영화에 비해 관을 배정 받기도 쉽지 않다.
9월 개봉 예정인 외화들은 오히려 추석영화들이 공개 된 이후 시점을 노리고 개봉하는 것이 흥행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비틀즈 음악을 소재로 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예스터데이'와 브래드 피트 주연의 SF 영화 '애드 아스트라'는 추석 직후 개봉일을 잡았고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신작으로 화제를 모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그 다음주인 25일에 개봉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올해 추석은 연휴도 다른 명절에 비해 짧고, 한국 영화들의 경쟁이 심하다보니 외화들은 그 이후를 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귀띔했다.
이렇듯 수 많은 영화들의 경쟁으로 개봉일 눈치 작전을 펼치다보니, 우리 민족의 대 명절인 추석 극장가는 한국 영화 삼파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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