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저 산 너머'(감독 최종태) 속에서 눈에 띄는 장면이 있다. 바로 이항나가 국화빵 기계를 이고 먼 길을 떠나는 것이다. 그는 정말 무거운 국화빵 기계를 직접 들었을까.
지난달 30일 개봉한 '저 산 너머'는 가난하지만 행복 했던 그 시절, 가족의 사랑 속에서 마음밭 특별한 씨앗을 키워간 꿈 많은 7살 소년 수환의 이야기를 그린 힐링 무비다. 종교의 벽을 넘어 사랑을 실천해온 이 시대 진정한 어른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어린 시절을 다룬 첫 극 영화로 '오세암' 등 주옥같은 작품들을 선보인 고 정채봉 동화작가가 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정신을 엮어냈던 원작을 영화화했다.
이항나는 극중 고 김수환 추기경의 어머니 서중화 여사로 분했다. 서중화 여사는 어린 수환과 함께 국화빵을 내다 팔아 살림에 보태기 위해 시장으로 나선다. 시장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멀다. 서중화 여사와 어린 수환이 가는 길은 보리밭이었다. 이항나는 "테스트 촬영할 때 찍은 장면이다. 크랭크인 하기 전에 먼저 찍은 장면이다. 제가 극중에서 들고 있는 국화빵 장사 기구가 정말 무거웠다. 실제로 국화빵 장사하시는 분들이 사용하시는 기계다"라고 밝혔다.
여린 서중화 여사의 몸으로 들기엔 정말 무거워 보이는 국화빵 장사 기구. 그러나 이 국화빵 기계는 진짜였다. 이항나는 "테스트 촬영 한 번 하고 침을 맞았다. 진짜 국화빵 장사 기구 무게가 어마어마했다. 또 들고 있던 바구니도 무거웠다. 소품팀한테 빌어서 가벼운 걸로 바꿔달라고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도 들고 다녔더니 나중에는 거뜬하게 들고 다녔다. 처음엔 어린 친구들이 들어주기도 했고, 촬영 안 할 때는 짐을 내려주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적응해서 어린 친구들이 '왜 이렇게 잘 들고 계세요?'라고 물어보기도 했다. 그래서 제가 '나 이제 훈련됐나봐'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눈에 띄는 건 어두운 화면에 맞게 더욱 짙어진 이항나의 피부다. 그는 "까만색 흙과 황토색 흙을 얼굴에 발랐다. 화면에 밝게 보이는 부분은 머리를 포함해 흰색으로 칠했다. 세수하면 까만 물이 나올 정도였다. 분장 아닌 분장을 벗겨내려면 솔로 밀어야 했다. 더운 날 촬영했기에 땀도 많이 났다. 그렇지만 디테일한 분장으로 인해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제 스스로도 서중화 여사를 연기하는 정서를 갖게 돼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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