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죽던 날'은 김혜수에게 많은 빚을 진 영화입니다."
박지완 감독은 장편영화 데뷔작인 '내가 죽던 날'이 김혜수에게 많은 빚을 졌다고 말했다.
'내가 죽던 날'은 중요 사건의 증인인 소녀가 절벽에서 유서 한 장을 남기고 사라진 뒤 그 사건을 자살로 종결짓기 위해 조사하던 형사가 사실을 파헤쳐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김혜수는 남편의 바람으로 이혼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은 게 자신의 탓인양 자책하던 형사 현수 역할을 연기했다.
박지완 감독은 4일 기자시사회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혜수에 대한 고마움을 토로했다. 박지완 감독은 "이 영화에서 김혜수와 배우들이 일대일로 만나는 장면이 많다. 다들 그래서 김혜수와 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정은, 노정희, 김선영, 문정희, 조한철, 이상엽, 김태훈 등 여러 배우들이 참여한 게 김혜수 덕이라는 것.
뿐만 아니다. 사실 김혜수는 '내가 죽던 날' 제안을 받은 뒤 영화가 투자를 받을 때까지 6개월 여 동안 다른 작품 제안을 고사하고 묵묵히 기다려줬다. 투자가 난항을 겪을 때, 김혜수가 박지완 감독을 직접 찾아 위로와 격려를 하기도 했다는 후문.
김혜수가 그만큼 애정을 가졌던 건, '내가 죽던 날'이 그녀에겐 운명 같은 영화였기 때문이다. 김혜수는 "시기적으로 제 스스로 드러낼 수 없는 좌절감이나 상처가 있었다. 그래서 이 영화에 마음이 갔다. 현장에서 함께 만나는 배우들을 통해 많은 위안을 얻었다"라고 선택 이유를 전했다.
김혜수는 "저한테는 운명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를 읽어 가면서 뭔지 모르지만 내가 꼭 해야 될 이야기 같은 느낌이었다. 그 시기에 위로가 간절했다"고 말했다.
김혜수는 같이 연기한 동료들에게도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혜수는 "이정은과 김선영, 두 친구를 만난 건 예상하지 못한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내가 죽던 날'에 순천댁으로 출연한 이정은도 비슷한 마음이었던 것 같다. 이정은은 "김혜수는 스타로서 50여년을 함께 살아온 배우다. 어떤 일을 겪어왔는지 굳이 물어보지 알 수 있는 그런 연대가 참 소중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절벽에서 사라진 소녀 세진 역할을 맡은 노정의는 "촬영장에서 두 교장 선생님과 같이 하는 기분이었다"면서도 "스무살이 되서 선배님들의 뒤를 잘 따라가고 싶다. 부족하지 않은 후배가 되서 잘 그 길을 걸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혜수는 "본인이 원치 않아도 누구나 상처나 고통, 좌절을 깊게 겪으며 살아간다. 요즘처럼 힘이 부치고 많이 지치는 시기에 영화를 보는 분들께 따뜻하고 조용한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촬영했다"고 말했다.
김혜수의 말처럼 스산한 가을, 진심을 담은 위로를 주는 '내가 죽던 날'은 11월 12일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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