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정다은(20)이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을 통해 첫 성인 연기 도전에 나섰다. 그는 자신이 연기한 수진은 누군가의 과거이자 미래라고 밝혔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저마다 1인분의 외로움을 간직한 우리들의 이야기다. 단편영화 '굿 파더'로 주목받은 한국아카데미출신 홍성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특히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 진출했으며, 공승연의 배우상과 CGV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까지 2관왕을 차지했다.
정다은은 지난 2016년 단편영화 '동물원'으로 데뷔했다. 이후 단역, 주연, 독립영화, 상업영화, 웹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연기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영화 '청년경찰', '여중생 A'로 얼굴을 알렸으며, '선희와 슬기'를 통해 제56회 대종상영화제 신인여자배우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웹드라마 '연애혁명'에서 미워할 수 없는 오지랖으로 친구들의 일엔 누구보다 발 벗고 나서는 양민지로 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정다은에게 '혼자 사는 사람들'은 첫 성인 연기에 도전한 작품이다.

"시나리오를 봤을 시기에 수진이와 비슷한 나이대였고, 사회 생활을 준비하는 상황도 비슷했다. 수진이라는 캐릭터가 어른스럽지 않아서 조금 더 매력이 있었다. 진아와 상반된 캐릭터다. 성격 자체도 그렇고, 생활도 그렇다. 그런 걸 보니 수진이가 더 돋보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호기심이 생겼다. '혼자 사는 사람들'을 찍었을 당시에는 19살이었고, 스무살 직전이었다. 결과물로 따졌을 때는 성인으로서 첫 영화다. 그 안에서 스무살이라는 캐릭터도 처음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을 통해 다양한 의상, 스타일링을 선보였던 정다은이다. 그는 학생이 아닌 첫 성인 연기를 했지만, 교복을 입는 게 더 편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교복이 아닌 여러 스타일링을 하고 메이크업을 한 건 처음이었다. 교복을 안 입고 있는 캐릭터여도 학생 느낌이 난다고 생각했다. 수진이는 말이 스무살이긴 해도 이제 막 사회에 나온 인물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역시 학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크게 바뀐 것도 없고, 변한 것도 없다. 나이 앞자리가 바뀐 것 뿐이다. 교복이 편했던 것 같다. 전작인 웹드라마 '연애 혁명'을 했을 때 교복을 많이 입었다. 학생 때는 '왜 교복만 입는거야'라고 했는데, 스무살이 되자마자 교복 입을 때가 좋았고, 다시 입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교복을 입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해야하나. 천진난만 해지는 기분이 드는 것 같아서 좋다."

극중 수진이는 춘천의 본가를 벗어나 서울에서 자취 생활을 하고 있다. 정다은 역시 독립한지 1년 정도 됐다고 밝혔다. 아직까지는 혼자가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자취) 경력이 얼마 되지 않아 아직 혼자가 좋은 것 같다. 최근에 본가를 다녀왔는데 집으로 돌아오기가 싫었다. 물론 아직까지는 부모님 품이 좋은 것 같다는 생각도 했지만 말이다. 어릴 때부터 외로움을 잘 느꼈지만, 아직 자취 경력이 짧아 외로움도 고독한 것 같고, 멋있는 것 같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나도 진아와 같아지지 않을까 싶다.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
수진이의 직업은 콜센터 상담사다. 정다은은 콜센터 상담사라는 직업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크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다고 털어놨다.
"직업이라고 생각하면 보여지는 걸 떠올렸던 것 같다. 제가 하고 있는 배우나 의사, 경찰 등 말이다. 직업군을 따지자면 영화를 계기로 보여지지 않는 직업이지만, 가장 에피소드가 많은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공)승연 언니가 말씀해주시기로는 에피소드를 겪은 분들이 많다고 하시더라. 흔하면서도 흔하지 않은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영화를 하기 전까지는 콜센터 상담사에 대해 생각이 없었지만, 이제는 전화를 받으면 더 친절하게 대답하고 싶더라. 조금 가식적이라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이 영화를 찍으면서 생각이 많았다. 상담사분들을 간접적으로나만 느껴봤다."

정다은은 콜센터 상담사 역할을 위해 자료를 찾아보긴 했다고. 극중에서 수진은 사회 초년생이라 뭐든 잘하는 캐릭터가 아니기에 사전 조사만 했다고 했다.
"영상 등 자료를 찾아 보긴 했다. (공)승연 언니는 잘 해야되는 캐릭터이기에 노력을 많이 하셨다. 저는 홍성은 감독님과 이야기 했던 게 수진이는 잘하는 캐릭터가 아니라 처음 해보는 캐릭터여서 느낀 감정 그대로 하면 좋겠다고 하셧다. 콜센터 상담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등 사전 조사만 하고 연습은 하지 않았다. 수진이의 감정에 대해 조금 더 생각했다."
수진이의 전사를 어떻게 설정했을까. 또한 극중 등장하는 아빠가 보내준 프로폴리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했을까.
"수진이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친구들과 어울리고, 수다 떠는 걸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사회 생활에 대한 환상이 컸을 것 같다. 사회에서도 이러한 감정을 바랐던 것 같다. 프로폴리스는 정말 중요했다. 진아에게는 담배가 있듯이 수진이를 보여주는 게 프로폴리스 같았다. 수진이와 수진이 아빠, 진아와 진아의 아빠의 관계는 많이 다르다. 보여주지는 않지만, 대사를 통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살아왔던 배경, 현재와 앞으로 꿈꾸는 미래가 다 다르다고 생각했다. 나중에는 수진이도 진아처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진아가 수진일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께서도 이야기를 해주시긴 했었는데 서로가 서로의 과거이자 미래이지 않을까라고 했었다."

그렇다면 정다은은 수진과 닮았을까, 진아와 닮았을까. 정다은은 자신에게 수진의 모습과 진아의 모습이 다 있다고 했다. 그는 "수진과 비슷하면서도 진아의 모습과도 닮았다. 수진이처럼 누구와 같이 밥을 먹는 걸 좋아한다. 수진이처럼 꼭 그래야만 하는 사람은 아니다. 진아처럼 혼자 생활에 익숙하고, 또래의 친구들보다 먼저 사회 생활을 했다. 저 역시 배우라는 직업으로, 혼자에 대해 익숙해진 건 비슷하다. 물론 진아처럼 모든 걸 다 괜찮다고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다은은 공승연과 가장 많은 신을 함께 했다. 서현우와는 단 한 신도 겹치지 않았다. 그래서 촬영장에서 인사만 했다고 했다.
"수진이도 개의치 않고, 혼자 TMI(Too Much Information)를 방출한다. 실제로 승연언니가 소탈하고 성격이 좋다. 진아와 다르게 이야기를 많이 했다. 아무래도 콜센터라는 작은 공간에서 일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실제로 둘이서 촬영을 했다. 계속 붙어 앉아 있었다. 쉬는 시간 중간 중간에도 이야기를 나누고, 실제로 상담원분들이 사용하는 가상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프로그램을 구경하면서 재밌게 같이 밥도 먹고, 사진도 찍고 놀았다. 승연언니가 저에게 '귀엽다'라고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누군가에게 예쁨을 받는다는 게 정말 기분이 좋다. 최근에 '혼자 사는 사람들' 행사가 있었는데, 언니가 귀엽다고 하셨다."
마지막으로 정다은은 수진이라는 캐릭터의 의미에 대해 "20대 초반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다. 저도 공감을 많이 했고, 제 친구들도 공감 했다고 감상평을 많이 보내줬다. 친구들의 느꼈던 고민과 감정과 제가 느낀 감정 고민이 결국은 수진이가 생각하는 것이었다. 물론 수진이가 20대 초반을 대변한다고 하지만, 누군가의 미래, 누군가의 과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평범하지만 인생에 한 방을 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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