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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학' 이유미 "단명은 이제 그만..좋은 사연 하고파" [★FULL인터뷰]

'지우학' 이유미 "단명은 이제 그만..좋은 사연 하고파" [★FULL인터뷰]

발행 :

전형화 기자
이유미/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이유미/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배우 이유미가 '오징어 게임'에 이어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또 하나 한국을 넘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 번은 눈물로, 한 번은 미움으로.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두 작품 모두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고 있기에 얻은 결과다. 10년이 넘게 연기를 하면서 이제야 빛을 보기 시작했지만, 그녀는 "연기가 너무 즐거워서 계속 했다"고 말했다.


즐기는 사람이 미칠 수 있는 법. 배우 이유미의 길도 이제 꽃길이 보이는 것 같다.


'지금 우리 학교는'(이하 '지우학')은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된 학교에 고립되어 구조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함께 손잡고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 이유미는 위기가 닥쳐올 때마다 자신의 안위만을 걱정하는 이기적인 태도로 친구들과 끊임없이 갈등을 빚는 나연 역을 맡았다. '오징어게임'에서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지영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그 다름이 이유미에 대한 관심을 더욱 불러모으고 있다.


-'오징어게임'에 이어 '지우학'이 다시 한 번 전세계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우학' 이후로 달라진 게 있다면.


▶주변에서 많이 축하해주고, 부모님도 기뻐하신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우학' 촬영 전과 후 바뀐 게 있다면 고마운 친구들이 생겼다. 동갑내기 친구들을 '지우학'에서 많이 만났다. 좋은 사람들을 얻은 게 가장 달라졌다.


-나연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접근했나.


▶나연이는 웹툰으로 먼저 접했다. 웹툰을 보면서 '쟤 참 나쁘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막상 그 역을 맡게 되면서 나연이가 왜 저렇게 살까에 대해 고민해봤다. 어떻게 살았길래 그랬을까. 그러면서 나연이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어렸을 때 받은 교육의 영향들로 나연이가 경수(함성민 분)한테 하는 행동들은 나연이에게는 너무 당연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자라왔던 친구가 나연이인데, 경수라는 친구가 너무 쉽게 좋은 친구들을 사귀는 걸 보면서 어떤 질투 같은 게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오디션으로 '지우학'에 합류했나.


▶그렇다. 오디션을 봤다. 많은 게 섞여있던 지정 대사들을 열심히 했다. 대사를 씹어서 있어서 오디션을 잘 못봤다는 기억이 있다. 아쉬웠던 기억. 그런데 내가 하게 됐다. 촬영 전에 배우들끼리 먼저 친해졌으면 좋겠다고 해서 다 같이 모인 적이 있다. 그 때 이재규 감독님이 마치 교장 선생님처럼 한 명씩 면담을 했다. 그 때 넌지시 제가 오디션 때 잘 못 했는데 왜 됐나요, 라고 물었다. 감독님께서 저의 전 작품들을 보시고 믿고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 말이 너무 감사했고 그 말 덕분에 좀 더 의지를 갖게 됐다.


-'오징어게임'과 '지우학' 촬영 기간이 겹쳤다던데.


▶둘 다 비슷한 시기에 둘 다 지방에서 촬영해서 왔다갔다 했던 기억이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집에서 갔다가 아무 옷도 준비하지 않고 갔는데, 예상 외로 숙박을 해야 했던 일도 있었다. 그래서 일주일 동안 옷 한 벌만 입고 지내기도 했다. 연기에 대해서는 이동하는 차 안에서 많이 생각했다. 아무래도 나연이와 지영이 캐릭터가 너무 다르다보니깐. '지우학'은 뭔가 채워가면서 연기하려 했고, '오징어게임'은 버려가면서 연기하려 했다.


-두 작품 모두 캐릭터들의 성격이 강한데 캐릭터에 갇힐 것 같다는 우려는 없나.


▶캐릭터에 갇힐 것 같다는 걱정을 안하려 한다. 계속 연기를 더 노력할 거고, 그러다보면 계속 궁금증이 생기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 나 스스로를 그렇게 만드는 것 같다. 무섭지만 무섭지 않으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가 되려 한다.


-나연이를 어떻게 하면 더 화가 날까 고민하면서 연기했다고 했는데.


▶정말 어떻게 하면 더 화가 날까 고민하면서 연기했는데, 성공했다. 욕 많이 먹었다. 오래 살 일만 남았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어떤 외국인 분이 지영이 사진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나연이 사진을 보면서 바로 때릴 것 같은 모습으로 SNS에 올린 것이다. 뭔가 웃픈 느낌이고 되게 재밌었다.


-'지우학'의 메시지와 나연이의 매력 포인트는 뭐라 생각하나.


▶'지우학'은 그냥 사람 사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만약 정말 좀비가 나타났다면 정말 다양한 유형의 사건이 나타나지 않을까. '지우학'에서 그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생각한다. 나연이는 그럼 인물은 주변에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더 가까이 있다는데서 오는 그런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극한의 상황에 몰리면 주변에서 그럴 것 같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변하는 데서 오는 공포.

이유미/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이유미/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오징어게임'과 '지우학' 모두 큰 성공을 거뒀는데.


▶두 작품 다 너무너무 소중한 작품하다. 항상 나오기만을 기다렸던 작품이다. 당연히 잘될거야, 이런 느낌보다는 당연히 잘되는데, 행복에 겨운 느낌. 그냥 계속 행복한 것 같다. 예상했던 것보다 모든 게 그 이상이고, 막상 그 순간이 되면 그 이상을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고.예상을 했다기보다. 운이 좋았다. 두 개 다 너무 잘되서 행복하다.


-이재규 감독이 '지우학' 배우들은 캐릭터와 싱크로율을 생각하면서 뽑았다고 했는데. 나연이와 닮은 부분이 있다면.


▶다르긴 너무 다르다. 나연이한테는 당연한 일인데, 저라는 사람한테는 당연한 일이 아닌 것을 해야하니깐. 어릴 때부터 배워왔던 교육이랑은 너무 달라서 그 부분은 싱크로율이 너무 다르다고 생각한다. 대신 후반에서 죄책감을 느낄 때, 사람으로서 죄책감을 느낄 때 감정적인 부분이 싱크로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난 작품 전후에 성격이 똑같다. 캐릭터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다. 나연이에게 공감됐던 건, 친구들에게 시선을 한 번에 받을 때 무서울 수 있겠구나, 엄청난 외톨이가 된 느낌을 받을 수 있겠구나, 그런 감정에 대한 공감이 들었다. 다만 그렇지 않았던 점은, 그런 마음이 들었다고 해서 그렇게까지 해야했을까란 생각이 든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일단 배우들과 같이 있을 때는 재밌게 촬영했다. 수다도 많이 떨고, 후반에 혼자 찍으니 심심하고 외롭더라. 애들이 그립기도 하고. 애착가는 장면은 선생님이랑 마지막에 헤어질 때. .선생님을 바라보는 장면을 좋아했다. 그 때 선생님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는 것 같다.


-나연이의 결말 아쉽지 않은지..


▶나연이의 결말이 아쉽다, 아쉽지 않은 게 없는 것 같다. 나연이는 이런 아이로 존재하는 아이니깐 아쉽다, 그렇지 않다가 없다. 좀비가 되지 않았다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어떤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해줬던 말을 되새김하면서 그렇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은 든다.


-올해가 데뷔 14년차인데.


▶제가 14년이 됐나요? 제가 지금까지 계속 배우를 할 수 있었던 건 항상 어디가나 이 말을 하는 것 같다. 성의없다고 할 수 있지만 정말 재밌어서 그렇다. 연기에 대해 생각하면 공부해도 끝도 없고 할 게 많은 게 저한테는 너무 재밌는 일이더라. 공부하고 표현할 수 있는 게 연기를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너무 재밌다.


-마지막 장면을 연기할 때 어떤 감정이었나.


▶친구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곁에 있고 싶어서 그런 일을 했는데 그걸 다 포기하고 그렇게 무서워하는 곳에 나가버리는데 그 때 연기를 하면서 죄책감과 외로움과 지금까지 뭘 노력했었는지 잘 모르겠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연이의 고정관념과 편견들이 다 무너지는 느낌.


-두 작품을 연이어 하면서 배우로서 성장한 것 같은지.


▶배우 이유미로서 좀 더 빠르게 성장하는 느낌이 든다. 화보든 광고든 다양한 것들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변화들이 와닿는 것 같은. 사실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다보니 기분은 너무 좋은데 멍한 그런 기분이다..


-'오징어게임'을 함께 한 배우들이 '지우학' 성공을 축하해주던가.


▶이야기해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오징어게임'에서 한미녀 역을 맡았던 김주령 언니가 '지우학'을 너무 잘봤다고 하트 뽕뽕 하면서 "울 유미 아주 잘했어. 믿보배 웃음표"라는 톡을 보내주셨다. 저의 연기를 믿고 봐주신다는 게 너무 너무 감사했다. 저도 하트 뽕뽕 보냈다.

이유미/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이유미/사진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현장에서 동갑도 있지만 어린 배우들도 많았다던데.


▶제 친 동생이 열살 차이인데 제 동생과 동갑인 친구들도 있었다. 그 친구들을 보면 저도 모르게 이모의 마음이랄까, 그들의 귀여운 행동을 보면서 이모처럼 바라보는 저를 발견했다. 그래서 이 정도면 나 이모 아닌가라고 했다가 그 친구들이 저를 이모라고 불렀다. 그러다보니 저와 동갑인 친구들은 삼촌이 됐고. 나이와 상관없이 동갑처럼 놀았다고 생각한다.


-'오징어 게임' 이후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오고 있는지. 어떤 역할들이 오는지.


▶정말 감사하게도 많이 들어 오고 있다. 좀 더 길게 나오고 죽지 않는 것들이 들어오더라. 오래 살고 행복한 친구들이 엄청 많고 다양한 캐릭터들을 접하고 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생각도 들고 너무 감사해서 열심히 읽고 열심히 생각하고 있다. 하나하나 볼 때마다 공부하는 것 같고. 하루하루 점점 똑똑해지는 느낌이다.


-'지우학'에서 하고 싶은 캐릭터가 있다면.


▶로몬을 하고 싶다. 잘생기고 잘 싸우고 좀비들을 다 무찌르는. 그런 멋있는 캐릭터 하고 싶어요. 원픽은 수혁(로몬 분)이 역할이다. 하고 싶다. 시켜만 주십시오..


-반응들을 보나.


▶웬지 이유미가 연기하면 처연한 느낌이 있다는 댓글을 본 적이 있는데, 제가 하는 역할은 어떤 사연이 있다는 것 같아서 그런 게 고마웠다. 내가 고민한 그 캐릭터들의 전사를 생각해주셔서. 이 아이가 어떤 사연을 갖고 있는지 고민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멀티가 안되서 어 궁금한데 이러면 한 번에 몰아서 찾아본다.


-앞으로 어떤 캐릭터를 하고 싶나.


▶단명은 이제 그만. 좀 오래 살아보고 싶다. 좋은 사연을 가진 아이. 눈에서 막 좋은 사연이 보이는, 밝고 재밌는 캐릭터도 너무너무 해보고 싶다. 하지민 아직 못 해본 게 너무 많아서 이걸 해볼거야, 이것만 할거야, 이게 아니라 다양한 걸 해보고 싶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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