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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로스트 시티' B급 유머와 B+급 어드벤처 사이의 어딘가

[리뷰] '로스트 시티' B급 유머와 B+급 어드벤처 사이의 어딘가

발행 :

전형화 기자
사진

B급 유머와 B+급 어드벤처물 사이 어딘가 저편. '로스트 시티'가 위치한 지점이다.


한 때 남편과 함께 고고학자로 활동하다가 로맨틱 판타지 소설가로 전업한 로레타(산드라 블록). 남편은 세상을 떠났고 책도 잘 안써진다. 어찌어찌 결말은 냈지만 더 이상 주인공의 모험은 없을 듯 하다. 협찬 받은 쫄쫄이 옷 입고 북투어에 나섰지만, 팬들이 원하는 건 정작 작가인 자신보다는 책 커버 모델인 근육질의 남자 앨런(채닝 테이텀)이다.


로레타는 이런 한심한 상황을 뒤로 하고 떠나려다 더 한심한 일을 당하고 만다. 전설의 보물을 찾으려 하는 재벌가 도련님 패어팩스(다니엘 래드클리프)에게 납치되고 만 것. 패어팩스는 로레타가 쓴 소설에 적혀 있는 보물의 단서를 보고 로레타를 납치했다. 로레타가 자신의 고고학적 지식을 이용해 소설에 적어놓은 고대 문자가 실제 전설로 남아있는 문명의 문자였던 것이다.


로레타는 하루 아침에 고대 유적이 발굴되고 있는 지중해 섬으로 납치돼 보물 위치의 실마리가 담긴 고대 문자를 해독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만다. 그런 그녀를 구출하기 위해 근육질의 커버모델 앨런이 전문 해결사(브래드 피트)와 함께 섬으로 단숨에 날아온다. 휴대전화 위치 추격기를 통해서다. 탈출의 기쁨도 잠시. 로레타와 앨런은 패어팩스 일당에게 쫓기고 엉겹결에 보물의 실마리까지 찾아내고 만다. 쫓기는 와중에 보물찾기까지,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된다.


애덤 니, 아론 니 형제가 연출한 '로스트 시티'는 코믹 어드벤처물을 표방한다. 여주인공이 반짝이는 쫄쫄이를 입고 정글을 탐험하고, 남자주인공이 근육질 몸매만 쓸모 있는 남자라는 게 이 모험의 핵심이다. 더욱이 여주인공이 산드라 블록이며, 남자주인공은 채닝 테이텀이니 더할 나위 없다.


웃기는 것과 우스운 건 종이 한 장 차이다. B급 유머란 그 아슬아슬한 경계를 뜻한다. 그런 점에서 '로스트 시티'는 나름대로 줄타기에 성공한 B급 유머를 선보인다. 멍청하게 웃기는 데 그 멍청함이 귀엽다. 산드라 블록이 이야기를 이끄는 주인공 로레타 역인 만큼 푸근하게 웃긴다. 다분히 여성향 영화인 만큼, 코미디도 눈요기도 모험과 사랑도 여성 관객들에게 더 주효할 듯 하다. 대개의 어드벤처물에서 여배우가 헐벗었다면, '로스트 시티'는 남자배우가 헐벗는다. 그 배우가 채닝 테이텀이니 단단한 볼거리다.


악역 패어팩스 역을 맡은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적절하게 미쳤다. 평면적인 캐릭터를 평면적이지만 웃기게, 우습지 않게 연기했다. 모험도 로맨스도 웃기지 우습지는 않다. 로맨틱 판타지를 폄하하지도, 그렇다고 그대로 옮기지도 않는, 적절한 줄타기가 이 영화의 미덕이다.


카메오로 출연한 브래드 피트도 채닝 테이텀처럼 로맨틱 판타지에 적절하게 쓰인다. 금발에 잘생긴 얼굴과 근육질 몸매에 지성까지 갖춘 초특급 카메오다. 쓰임을 아는 배우의 적절한 사용이다.


'로스트 시티'는 롯데월드 어트랙션 '파라오의 분노'보다 길고 덜 짜릿하지만 비슷한 만족감을 줄 듯 하다.


4월20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추신. 로맨틱 판타지 다운 짧은 쿠키 영상이 있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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