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함께 볼 만한 영화들로 '복지식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4일 개봉한 '복지식당'은 사회 곳곳 제도의 모순으로 생(生)의 사(死)각지대에 놓여 인권과 기본권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 '복지식당'은 갑작스러운 사고 이후 후천적 장애인이 된 '재기'가 장애인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그리며 대한민국 복지의 현주소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장애인 복지제도의 실태를 주목한다.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은 장애인 등급 판정 기준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복지의 사각지대는 '재기'뿐만 아니라 '재기'의 누나이자 부양자인 '은주'를 비롯한 장애인 가정 전체를 위협하자 '재기'가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담는다. 이처럼 '복지식당'은 장애인 사회의 현실과 제도의 현안을 들여다보며 '모두를 위한 복지'에 대한 필요성과 고민을 촉진한다.
또한 '복지식당'과 더불어 장애인의 날에 같이 보면 좋을 영화들로는 '코다' '학교 가는 길' '나는 보리' 등이 있다.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조연상, 각색상을 석권하며 13일 재개봉한 션 헤이더 감독의 '코다'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가족을 세상과 연결하는 코다 '루비'가 어느 여름날, 우연히 노래와 사랑에 빠지면서 꿈을 향해 달리는 감동 가득한 뮤직 드라마. 아버지 역의 배우 트로이 코처는 아카데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역사상 최초의 농인 배우가 되며 장애를 가진 영화인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김정인 감독의 '학교 가는 길'은 아이를 위해 무릎까지 꿇으며 특수학교 설립을 이끌어낸 장애인부모연대 학부모들의 열정적인 순간들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특수학교 설립이라는 표면적 사건뿐만 아니라 장애인부모회 어머니들에 주목하며 장애에 대한 인식을 자연스럽게 환기시켰다. 김진유 감독의 '나는 보리'는 가족 중 유일하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열한 살 소녀 보리의 이야기다. 농부모를 둔 감독의 자전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농인은 물론 코다(CODA:Chidren Of Deaf Adult, 농인 부모를 둔 자녀)에 대한 이야기를 따뜻하게 풀어냈다.
한편 비장애인과 장애인들이 공존하며 살아가는 법을 보여준 영화들은 관객들에게 모두가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게끔 하는 사회 제도와 정치의 중요성을 깨닫게 만들고, 세상의 편견을 깨는 새로운 눈을 제공한다. 최근 끊이지 않고 있는 장애인 이동권 시위에 대한 논쟁이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뜨거운 감자로 떠올라 장애인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인식 제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장애인 제도의 실태와 현안을 제대로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하는 영화 '복지식당'이 갖는 시의성에 귀추가 주목된다.
전형화 기자 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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