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괴수 영화를 애정하는 이유를 밝혔다.
19일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된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프랑켄슈타인'은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그의 손에서 탄생한 괴물이 펼치는 이야기. 고전이 된 메리 셸리의 소설을 기예르모 델 토로가 영화화했다.
기예르모 델 토로는 멕시코 출신의 감독이자 프로듀서로, 데뷔작 '크로노스'(1993)로 칸영화제 비평가상을 수상한 후 '미믹'(1997), '악마의 등뼈'(2001), '판의 미로'(2006), '퍼시픽 림'(2013), '크림슨 피크'(2015) 등을 연출했다. 이후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2017)은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과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을 포함해 4관왕을 기록했다.
기예르모 델 토로는 한국 영화에 대해 "한국 영화를 너무 사랑하고 한국 감독님들과 친분도 있지만 한국에 온 건 처음이다"라며 "저는 한국과 멕시코가 공유하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박찬욱 감독님 영화를 보면 혼돈과 부조리, 추악함을 한 영화에 잘 버무린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보면 괴수의 디자인이 너무나 멋지다. 저랑 비슷하다. 근데 그 안에서 한국 사회를 보여주고, 문화를 주제에 녹인다. 이런 영화 감독을 찾을 수 없다"고 극찬했다.
이어 "그래서 한국 영화에서는 유니크한 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다. 제가 정말 사랑하는 영화들이다. 박찬욱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서 '악마를 보았다', '부산행' 등을 볼 때마다 에너지와 힘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서 TV를 통해 '프랑켄슈타인'을 처음 접했다는 기예르모 델 토로는 "굉장히 전기적이라고 생각했고, 제 마음에 와닿더라. 제가 그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우리가 만들어지고 세상에 내버려졌다는 점에 있어서"라며 "그리고 수년 동안 이것이 나와 내 아버지 간의 관계에 가깝다 생각했다. 그 관계를 확실히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아버지가 되고 나서야 아버지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의미에서 소설에 제 전기가 녹아들었다. 비슷한 점이 있다. 소설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전적인 이야기고, 소설가의 인생을 알면 알수록 영화가 점점 더 제게 개인적인 프로젝트가 됐다. 제가 30대, 40대에 만드는 '프랑켄슈타인'과 60대에 만든 '프랑켄슈타인'은 또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예르모 델 토로는 "괴수에 매력을 많이 느낀다. TV에는 아주 아름답고 행복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근데 삶은 고통으로 가득하고,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괴물은 완벽하지 않은 성자와 같다. 인간의 어두운 면을 대변하기도 하고, 비범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종교가 무엇이든 상관없이 상징성이 크다.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혀갈 수 있어서 매력을 느낀다. 완벽하지 않은 쪽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 같다. 괴수들은 사회적, 정치적, 정치적으로 좋은 상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켄슈타인'은 불완전과 용서에 대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요즘은 모든 게 이분법적이다. 인간은 한쪽으로만 갈 순 없다. 아침에는 성인이지만, 저녁에는 나쁜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왜 우리는 이 불완전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하는가"라며 "우리 자신을 인정해야 한다. 아버지도 인간이고, 그걸 인정한다면 우리의 목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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