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시스] 박진희 기자 = 윤여정 배우가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영화 '결혼 피로연'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9.19. pak7130@newsis.com /사진=박진희](https://thumb.mtstarnews.com/cdn-cgi/image/f=jpeg/21/2025/09/2025091917381116476_1.jpg)
![[부산=뉴시스] 박진희 기자 = 영화 '결혼 피로연' 감독 앤드루 안, 배우 윤여정, 배우 한기찬이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영화 '결혼 피로연'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9.19. pak7130@newsis.com /사진=박진희](https://thumb.mtstarnews.com/cdn-cgi/image/f=jpeg/21/2025/09/2025091917381116476_2.jpg)
아들의 동성 결혼 소식을 밝힌 윤여정이 LGBTQ를 소재로 한 영화 '결혼 피로연'에 "경험을 녹여냈다"고 밝혔다.
19일 부산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영화 '결혼 피로연'(감독 앤드루 안)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앤드루 안 감독 배우 윤여정, 한기찬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결혼 피로연'은 두 동성 커플의 가짜 결혼 계획에 눈치 100단 K-할머니가 등장하며 벌어지는 예측불가 코미디. 1993년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이안 감독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앤드루 안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오게 된 것도 처음이고 훌륭한 배우님들과 함께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라고 했고, 윤여정은 "저는 재작년에도 왔기 때문에 앤드루처럼 감동스럽진 않고, 그냥 '왔다'라는 느낌이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직 있고, (이 영화제가) 30년이나 이어졌구나 싶어서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한기찬은 "93년도에 이안 감독님의 영화로 동성애를 다룬 영화를 처음으로 보게 됐다. 굉장히 의미 있는 영화인데 당시에는 잘 몰랐다. 근데 한 사람으로서, 한 영화인으로서 이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이 영화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리메이크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다"면서 "93년 이후로 많은 게 바뀌었고, 미국에서는 동성 결혼도 가능하다. 그렇게 가정을 꾸린 친구들도 많다"고 밝혔다.
이어 "저도 퀴어로서 결혼에 대해, 아빠가 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 희망, 들뜬 마음, 불안감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 퀴어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 비해 과제를 직면해야 하는 게 사실이다"라고 전했다.
![[부산=뉴시스] 박진희 기자 = 영화 '결혼 피로연' 배우 윤여정과 한기찬이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09.19. pak7130@newsis.com /사진=박진희](https://thumb.mtstarnews.com/cdn-cgi/image/f=jpeg/21/2025/09/2025091917381116476_3.jpg)
윤여정은 '결혼 피로연'에서 동성애자인 손자 '민'(한기찬 분)을 품는 할머니 '자영' 역을 맡아, 차별과 편견 속에서도 가족을 온기로 감싸 안는 특별한 'K-할머니'를 선보인다.
앞서 지난 4월 윤여정은 '결혼 피로연' 개봉을 앞두고 외신과 인터뷰를 통해 "제 첫째 아들은 2000년에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했다"면서 "뉴욕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을 때 그곳에서 아들의 결혼식을 열어줬다. 한국에서는 아직 비밀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온 가족이 뉴욕으로 왔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윤여정은 "사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이 좀 더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동성애자든 이성애자든 상관없고, 누구나 다 평등하다. 한국 사람들은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미국처럼 돼야 하는데 아직은 아닌 것 같다"면서 "왜냐하면 한국은 굉장히 보수적인 나라다. 제가 여기서 79년이나 살았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누구나 이런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결혼 피로연'을 선택한 데 대해서는 "저는 교포 감독과 인연이 있다. 저는 한국 사람이니까 이런 아이들이 자라서 이런 작품을 찍는 게 신통하고 대견스럽다. 내가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자는 생각이 크다"라며 "또 상업 영화와 다르게 독립 영화는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 같이 만드는 분위기라서 어떤 파트를 콕 집어서 얘기할 순 없지만, 감독님이 아는 한국인, 내가 아는 한국인에 대해 얘기하고, 또 감독님이 경험한 부모님, 내가 경험한 부모로서의 얘기를 담아냈다"고 전했다.

한기찬은 '자영'(윤여정)의 손자이자, 가짜 결혼 계획의 주동자인 '민'을 연기했다. 그는 "'결혼 피로연'이란 영화로, 제 뒤에는 처음이 따라오는 것 같다. 부국제도 제 인생 처음이고, 이런 자리도 처음이라서 새롭고, 긴장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기찬은 '결혼 피로연'에 오디션을 보고 출연했다며 "회사 내부에도 영어 대본이 있으면 저한테 바로 달라고 말씀드린다. 제가 가지고 있는 영어 능력이나 기술을 작품에 녹여내고 싶었는데 항상 처음이 너무 어렵더라. 그러다가 회사에서 영어 오디션을 주셨고, 대본이 너무 재밌었다. 영상을 찍어서 보내고, 2차는 앤드루 안 감독님과 줌을 통해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다. 밴쿠버에 가서 감독님께 여쭤봤더니 제 이전 작품을 보시고, 영어를 잘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오디션을 제안하셨다는 말에 영광스럽고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1998년생이기 때문에 원작이 있다는 사실을 대본 받고 알았다. 원작을 봐야겠다고 생각하다가도 오히려 원작에 있는 걸 따라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대본에 충실하고, 작품이 끝난 뒤에 내가 해석한 캐릭터와 원작의 캐릭터 방향성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지만, 촬영 마치고 나서야 원작을 봤다"고 전했다.
앞서 퀴어 작품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는 한기찬은 "그 사람의 영혼을 사랑하자고 생각했다. 그 사람의 성별이 아닌 내면을 사랑하는 거다. 그런 마음으로 이 역할을 준비했고, 단지 한 사람이고, 한 남자라고 생각했다"며 "제가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역할을 준비하는 것보다는 영어가 더 힘들었다. 영화를 촬영하는 기간 내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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