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떠난 고(故) 김창민 영화감독이 폭행 당해서 사망했다고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김창민 감독을 폭행해 숨지게 한 20대 남성 가해자들은 불구속 상태인 가운데 이들의 신상 정보도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지달달 31일 JTBC는 고 김창민 감독이 폭행 당하던 당시의 현장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경찰과 유가족 등에 따르면 고 김창민 감독은 지난해 10월 20일 자폐 성향이 있는 아들이 갑자기 돈가스를 먹고 싶다고 해서 24시간 운영하는 식당을 찾았다. 식사 도중 다른 테이블 손님과 소음 등 문제로 시비가 붙었고, 이후 몸싸움으로 번졌다.이 과정에서 김창민 감독은 주먹에 맞아 바닥에 쓰러졌고, 약 1시간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충격적인 폭행 장면이 담겼다. 20대 남성 무리는 고 김창민 감독을 식당 구석으로 몰아넣고 폭행했고, 김창민 감독은 폭행 당한 뒤 쓰러진 모습. 이들은고 김창민 감독을 식당 밖으로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폭행했다. 폭행 발생 1시간이 지나서야 병원으로 옮겨진 김창민 감독은 뇌사 판정을 받았고 장기기증을 통해 네 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김창민 감독을 폭행한 남성 A 씨를 특정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이를 반려했고 이후 경찰은 유가족의 요청과 검찰이 요구한 보완수사를 거쳐 상해치사 혐의로 A 씨 등 2명에 대해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고 경찰은 결국 최근 사건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이에 유족 측은 분노를 표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는 지난달 고 김창민 감독 상해치사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된 A씨와 B씨의 사진과 이름 등 개인정보가 게재됐다. 또 가해자 중 한 명인 A씨가 지난달 초 지인과 함께 힙합곡을 발매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노래에는 "순수했던 나는 없어졌어 벌써", "양아치 같은 놈이 돼" 등 해당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가사가 담겨 분노를 키웠다.
또 가해자 A씨와 B씨가 경기도 구리 일대에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 소속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언급된 조직폭력배 측에서는 "가까운 사이지만 소속돼 있지는 않다"라고 밝혔다.
해당 사건이 국민적인 공분을 사는 가운데 법무부도 나섰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7일 20대 가해자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해 사망한 고 김창민 감독의 상해치사 사건에 대해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실체적 진실을 밝혀 가해자들에게 엄정한 처벌이 뒤따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젊고 꿈 많던 영화 감독이었던 피해자는 발달장애 자녀와 식당을 찾았다가 집단폭행을 당하고 뇌사 상태에 빠져 사망했다"며 "유족들은 폭행 당시 CCTV에는 가해자 일행이 최소 6명이 등장하는데도, 단 1명만 피의자로 송치되었다가 유가족의 항의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가 있은 후에야 비로소 1명이 더 특정되는 등 초동수사의 미진을 지적하고 있다"라며 "잇따른 구속영장 기각으로 가해자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 참담한 현실에 유가족들의 정신적 고통과 불안도 큰 상태다. 중증 발달장애 자녀를 남겨둔 채 눈을 감아야 했던 고인의 마음과, 가족의 상실에 더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수사로 상처를 입으셨을 유가족의 비통한 심정은 차마 헤아리기조차 어렵다"고 전했다.
정 장관에 따르면 검찰(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은 사건의 전모를 철저히 규명하고 연관된 가해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올리기 위해 지난 2일 구리경찰서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뒤 신속히 전담팀을 구성해 보완 수사에 착수했다. 정 장관은 "법무부는 고인이 된 피해자와 유가족의 억울함이 한 점도 남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1차 수사에 대한 빈틈없는 보완으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실체적 진실을 밝혀 가해자들에게 엄정한 처벌이 뒤따르도록 하겠다. 마지막까지 장기기증으로 생명의 온기를 나누고 떠나신 고 김창민 감독님의 명복을 빈다"고 고인을 애도했다.
고 김창민 감독을 때려서 사망에 이르게 한 가해자들이 '양아치'가 아닌 '살인자', '범죄자'로 법의 심판을 제대로 받기를 바라본다.
한편 고 김창민 감독은 지난해 11월 7일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여동생은 SNS를 통해 부고를 알리며 "7일 뇌사 판정받은 후 장기기증을 통해 4명에게 소중한 새 생명을 나누고 주님 곁으로 떠났다"고 전했다. 당시에는 단순 뇌출혈 사망이라고 알려졌으나 이후 폭행으로 인한 뇌출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안타까움을 전한다. 고 김창민 감독은 '그 누구의 딸', '구의역 3번 출구' 등을 연출했다. '대창 김창수', '마녀', '마약왕', '소방관' 등 작화팀에서 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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