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요계는 '잡음'으로 승부?

#노이즈(Noise) 마케팅 : 자신들의 상품을 각종 구설수에 휘말리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켜 판매를 늘리려는 마케팅 기법. 곧 소음이나 잡음을 뜻하는 '노이즈'를 일부러 만들어 그 영향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상관없이 해당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기심만을 부추겨 상품의 판매로 연결시킨다.

음반시장이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지만 날마다 수많은 음반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불황이기에 더욱 경쟁은 극심해졌고, 이에 맞춰 홍보는 치열해졌다. 이런 가운데 스스로 논란을 일으켜 홍보를 하고 있는 음반이 있다. 노이즈 마케팅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면에서 티저 마케팅과 함께 고전적이지만 여전히 각광받고 있는 마케팅 기법이다. 가요계에 만연된 노이즈 마케팅을 짚어봤다.

# 성형설, 표절설, 동성애 등 각종 논란

가수가 오랜만에 컴백해 얼굴이 달라져 보이면 으례 성형설이 제기된다. 이는 네티즌이나 언론이 제기하는 경우가 있지만 기획사에서 홍보를 위해 만들어내는 경우도 많다. 운동이나 각종 미용기술로 얼굴이 달라져보이는 경우에도 이를 성형설로 몰아가 화제를 만들어낸다.

표절설도 흔히 제기되는 논란거리다. 리메이크를 했거나 샘플링, 또는 번안곡이면서도 버젓이 '표절아니냐'는 표절설을 스스로 제기해 '노이즈'를 만든다. 가수와 뮤직비디오 출연자 사이의 단순한 관계를 '핑크빛 만남'으로 포장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영화 '왕의 남자'의 흥행을 계기로 동성애 논란을 일으킨 경우도 있었다. 신인 여가수 반디는 '여자를 사랑합니다'라는 노래를 선보여 은근히 동성애 논란을 유도했다. '여자를 사랑합니다'는 남자에게 버림받은 여성이 '이젠 나란 여자를 사랑합니다'라고 다짐하는 내용이지만 뮤직비디오에는 이와 달리 두 여성이 주고받는 야릇한 눈빛, 포옹 등 동성애적 요소를 삽입했다.

# 의도하지 않은 노이즈, 급히 홍보전략 바꾸기도

그러나 의도하지 않은 노이즈도 많다. 최근 별의 가슴 성형설이 대표적인 예.

별이 앨범 발매를 앞두고 기쁜 마음에 자신의 싸이월드에 재킷 사진을 올렸고, 이 사진이 퍼지면서 화제를 모았다. 별이 그동안 숨겨뒀던 풍만한 몸매는 네티즌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던 것. 별 소속사는 홍보의 '호재'를 접하고 홍보전략을 바꿔 별의 숨겨진 몸매를 이용한 내용의 홍보를 진행해나갔다.

발라드 가수로 변신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백지영도 '사랑안해' 뮤직비디오가 때아닌 '동성애' 논란을 거치면서 주목을 받았다. 정다빈과 신예 김미소가 출연한 뮤직비디오는 여성간의 우정을 그린 것이지만 동성애로 비춰져 소속사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생각지 못한 홍보효과를 봤다.

영화의 경우에는 '다빈치코드'가 그랬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개봉 반대 및 법정소송으로 인해 '다빈치코드'는 저절로 홍보가 됐다. '다빈치코드'의 초반 흥행주역은 바로 한기총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 노이즈가 심하면 신뢰도는 떨어져

노이즈 마케팅은 주로 TV의 버라이어티 오락 프로그램이나 개봉 영화를 홍보할 때 많이 이용된다. 오락 프로그램의 경우 프로그램의 질과는 상관없이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논쟁이나 시비 등 사회적 이슈가 될 만한 내용들을 의도적으로 방영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산다. 영화에서도 영화사들이 새영화 홍보를 위해 의도적으로 최근의 민감한 사회 상황과 연계시켜 영화의 인지도를 높인다.

그러나 이런 마케팅 기법은 초반에는 어느 정도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반복할 경우에는 최소한의 신뢰성마저도 얻지 못해 소비자들의 불신을 초해하게 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적절한 '노이즈'는 대중의 호기심 자극과 관심유도에 효과적으로 작용해 음반판매에 영향을 미치지만, 결국 음반의 품질과 동떨어진 노이즈는 오히려 불신을 초래하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사진=각종 논란속에 홍보효과를 본 별과 반디, 백지영(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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