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바꾸고 3년만에 '혼잣말'로 컴백

3년 만에 다시 만난 그녀는 한층 밝았다. 얼굴만 변한 게 아니라 이름까지 바꿨다. ‘이별후愛’로 인기를 얻었던 린애(본명 곽린애)가 라씨(Lassi)로 이름을 바꿔 3년 만에 컴백했다. 라씨는 상큼한 맛이 나는 인도의 전통 음료로, 방송인 허수경이 지어준 이름이다. 3년 만에 나온 신곡도 라씨의 얼굴처럼, 또 이름처럼 밝고 상큼하다. 다시 태어난 듯 라씨는 그래서 3년 만에 나온 라씨의 새 음반 이름을 ‘Be Born Again’으로 지었다.
라씨의 기분 좋은 변화는 보람 찬 공백기 탓이다. 대부분의 가수들이 두려움까지 느끼는 ‘공백기’를 라씨는 의미 있는 ‘휴식기’였다며 웃는다.
“데뷔하고 3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렸어요. 음악팬들에게 오랜 벗처럼 남고 싶은데, 그러려면 휴식이 필요했고, 내실을 다지는 자기성찰이 필요했죠.”
그러나 라씨에게도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어느새 우울증이 찾아왔고, 급기야 자살충동까지 생겨났다. 그러나 종교의 힘으로 우울증을 이겨냈고, 지금의 밝은 얼굴을 되찾았다.
라씨는 휴식기였는데도 휴식은 취하지 못했다고 했다. 2004년 실용음악학원에서 처음 강의를 시작해 이듬해 인천 재능대학 재즈음악과, 국제음악예술학교 실용음악과를 거쳐 현재 예원예술대학 실용음악학부에서 보컬전공 강의를 맡는 등 ‘교수님’으로 활동해왔다. 2006년 1월에는 단편소설 ‘속 깊은 이성친구’를 출간해 스테디셀러로 사랑받고 있다. 또한 자신의 색깔을 담은 어쿠스틱 음반을 준비해왔다.
“학생들을 가르치며 나도 많이 배웠어요. 가수의 기본기를 다지는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내 음악도 돌아보게 되고 복습이 됐죠.”

라씨는 쉬면서 관객의 입장이 되어봤다. 그래서 가수와 대중을 모두 이해하는 넓은 시야를 갖추게 됐다. 이번 싱글을 준비하면서 라씨는 ‘롱런을 위해서는 나만의 색깔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인가수들이 쏟아지는 혼란의 가요계지만 신승훈이나 김건모가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해왔듯 라씨도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갖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싱글에는 오랜만에 발표하는 음반이라 대중성을 고려했다. 자신만의 음악성을 보여줄 기회는 아직 많다는 생각에서다. 가을께 발표할 정규앨범에는 자신이 만든 곡과 다른 작곡가들이 만든 곡을 절반씩 수록해 자신이 추구했던 실험적인 음악과 대중적인 음악을 골고루 담을 예정이다. 그래서 마니아와 대중을 함께 안고 가는 생각이다.
이번 싱글 타이틀곡은 ‘혼잣말’로 미디엄 템포곡이다. 예전에는 마이너 느낌의 처절하고 구슬픈 노래를 불렀던 것과 달리 경쾌하다. 라씨는 그간 너무 힘에 의존하지 않았나 반성하며 예전과 다른 느낌을 살리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어렸을 때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실제 목표는 불분명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그 느낌을 알 것 같고, 또 속에서 ‘열심히 하겠다’는 말이 우러나는 것 같아요. 어린 친구들이 내 음악을 듣고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5년째 남자친구가 없다는 라씨는 자신과 라이프스타일이 비슷한 사람을 남자친구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자신이 ‘실내형’이라는 라씨는 책 읽고 영화 보는 등의 실내놀이를 좋아한다며 “남자친구로 음악인도 좋고, 글 쓰는 사람도 좋다. 학구적인 사람도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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