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의 해가 밝았다. 32개국 참가·16강 토너먼트가 아닌 48개국 참가·32강 토너먼트 체제로 확대돼 치러지는 첫 대회다. 감독 선임 과정 논란과 경기력 비판 속에서도 한국 축구대표팀은 사상 첫 원정 8강을 목표로 내걸었다. 스타뉴스는 새해를 맞아 지난 벤투호와 홍명보호의 전력 비교, 전문가·외신 등 한국 대표팀 성적 예상, 48개국 체제로 확대된 대회 판도 등 2026 북중미 월드컵(6월 11일~7월 19일) 전망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 주
꾸준한 후방 빌드업 체계 속에 대표팀을 조립한 2022 카타르 월드컵의 파울루 벤투(57) 감독 체제와 대조적으로 현재 홍명보(57) 감독 체제의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을 약 반 년 남긴 시점에서도 전술과 구성 면에서 변화를 겪고 있다.
선수단 명단은 수비진부터 공격진까지 격변이 한창이다. 수비진에서는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파트너로 오랜 기간 활약한 김영권(울산HD), 권경원(FC안양) 대신 이한범(미트윌란),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 등 젊은 센터백들이 새로운 축으로 거론되고 있다.
풀백 라인 역시 김진수, 홍철, 김태환 체제에서 왼쪽 이태석(오스트리아 빈), 이명재(대전하나시티즌), 오른쪽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로 완전히 재편됐고 최근에는 김문환(대전)까지 다시 승선하며 경쟁 체제를 구축했다.


미드필더진의 구심점이었던 정우영과 손준호가 제외된 빈자리에는 황인범(페예노르트)을 필두로 백승호(버밍엄 시티), 김진규(전북), 원두재(코르파칸 클럽), 사상 첫 독일 태생 한국 국가대표 옌스 카스트로프(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합류했다.
공격진 역시 오현규(KRC헹크)가 전면에 나서고 있고, 최근 장기 부상에서 복귀한 조규성(미트윌란)까지 최전방 경쟁자로 가세했다. 측면에 가세한 배준호(스토크 시티), 엄지성(스완지 시티), 정상빈(세인트루이스 시티) 등 어린 자원들도 활력을 더하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막내였던 오현규는 한국의 주축 스트라이커로 성장했다. 당시 대회에서 안와골절 부상으로 고전한 손흥민(당시 토트넘 홋스퍼·현 로스앤젤레스FC)의 낙마에 대비한 27번째 멤버로 등번호조차 없는 유니폼을 입고 훈련을 돕던 예비 선수 오현규는 이제 당당한 주전 공격수 후보로 올라섰다.
특히 이번 월드컵은 한국 축구의 상징인 손흥민에게 사실상 '라스트 댄스'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뒤로하고 생애 첫 미국 무대를 택한 이유기도 하다.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며 여전한 파괴력을 과시하고 있으나, 홍명보호에서는 상대의 집중 견제에 고전하며 최근 A매치 4경기 동안 필드골 침묵을 이어가는 등 대표팀 내 활용법에 대한 숙제를 안고 있다.

전술적 철학의 이식 과정에서도 벤투와 홍명보 체제는 큰 온도 차를 보인다. 벤투 전 감독은 부임 기간 내내 후방 빌드업을 기반으로 한 능동적인 축구를 고집하며 전술적 완성도를 정점에 올렸다. 벤투호는 2022년 1월 아이슬란드전부터 11월 마지막 출정식까지 총 9차례의 평가전을 치르며 본선 경쟁력을 다졌다. 반면 홍명보 감독은 포백을 기반으로 한 플랜A에 이어 동아시안컵부터 스리백을 가동하는 등 변칙적인 수비 라인을 실험 중이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본선 무대에서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홍명보 감독 체제의 대표팀은 지난해 10월 브라질과 친선경기에서 중앙 수비 세 명을 뒀다가 공수 전환 시 간격 유지와 수비 조직력 불안을 노출하며 0-5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또한 벤투호에서 로테이션 자원이었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에이스로 격상시켜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자율 전술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것이 팀 전체의 밸런스 붕괴로 이어지는 장면도 빈번했다.


실전 점검 일정 또한 가시밭길이다. 홍명보 감독은 올해 3월 유럽 원정을 앞두고 평가전 상대 섭외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오스트리아와 대진만 사실상 확정되었을 뿐, 잉글랜드 원정 경기를 치르는 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스파링 파트너의 무게감이 떨어진다. 프랑스, 잉글랜드 등 유럽 강호들이 이미 일정을 확정했거나 북중미로 향하면서 상대 찾기가 쉽지 않고, 모로코나 세네갈, 이집트 등 차선책이었던 아프리카 팀 섭외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4년 전 벤투호는 카타르에서 이른바 죽음의 조를 돌파했다. 우루과이(0-0 무), 가나(2-3 패), 포르투갈(2-1 승)을 상대로 주도권을 놓지 않는 축구를 선보이며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홍명보 감독이 마주할 본선 A조 대진은 개최국 멕시코를 비롯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로 비교적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결과를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꽤 까다로운 상대들이다. 월드컵 16강 단골로 통하는 멕시코는 열렬한 현지 팬들의 응원 속 경기를 치르고, 남아공은 최근 12경기에서 6승 5무 1패를 거두는 등 탄탄한 경기력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전술 실험과 핵심 자원의 의존도를 넘어서는 실질적인 팀 조직력 확보 여부가 6개월 뒤 본선 무대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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