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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카레인 "대한민국서 인디밴드로 산다는 건…"(인터뷰)

보드카레인 "대한민국서 인디밴드로 산다는 건…"(인터뷰)

발행 :

이수현 기자
보드카레인의 주윤하, 이해완, 서상준, 안승준(왼쪽부터) ⓒ사진=뮤직커벨
보드카레인의 주윤하, 이해완, 서상준, 안승준(왼쪽부터) ⓒ사진=뮤직커벨


올 한해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인디밴드를 꼽으라고 하면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혹시 '장기하와 얼굴들' 외에는 아무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지난해 장기하와 얼굴들 열풍을 타고 인디밴드들이 대거 주목을 받던 때가 있었다. 당시 상큼발랄한 '100퍼센트'라는 노래로 주목 받았던 보드카레인, 메이저 가요계의 기획사와 손잡고 음반을 발표했던 디어 클라우드, 특별한 방송활동 없이 입소문만으로 3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브로콜리 너마저 등 여러 인디밴드들이 관심을 모으면서 '가요계의 한 축에는 인디도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하지만 올 한해 불어 닥친 걸그룹 바람은 잠시 일어났던 인디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주춤하게 만들었다. 대중에게 새롭게 주목받는 인디밴드는 크게 늘지 않고 다만 장기하와 얼굴들이 꾸준히 명맥을 유지해갔을 뿐이다.


그렇다면 인디신은 다시 그들만의 세상으로 돌아간 걸까. 대답은 '아니오'다.


인디신에서 현역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보드카레인을 만났다. 지난해 이맘때 쯤 나눴던 인터뷰 이후 꼭 1년 만이었다.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 보드카레인에게 인디밴드로 지내온 시간들은 어땠을까.


"확실히 올해 큰 이슈가 되는 인물은 적어졌어요. 하지만 인디 가수들이 대거 참여하는 페스티벌이나 인디신을 기반으로 하는 가수들이 눈에 띄는 걸 보면 인디 시장이 좀 더 단단해졌단 생각은 하죠. 갈 길이 아직 좀 멀긴 하지만 인디신이 가져야 할 의미는 계속 갖고 가고 있지 않나요."(주윤하)


지산밸리록페스티벌, 그랜드민트페스티벌, 자라섬재즈페스티벌, 렛츠락페스티벌, 제천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인천세계도시축전 등 올 한해 열린 굵직한 페스티벌 무대에는 다 섰던 보드카레인이다. 그만큼 보드카레인의 입지가 탄탄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언니네 이발관, 델리 스파이스, 마이앤트메리 등 1세대를 넘어 새로운 세대를 맞이한 홍대 인디신에서 보드카레인은 자신들의 영역을 잘 마련해 뒀다.


"1세대들이 높이 올라간 것만큼 아직 올라가진 못했어요. 특히 저희 이야기겠지만 막 높이 올라간 것도, 아래에 있는 것도 아닌 애매한 위치의 팀들은 많이 생긴 것 같아요. 다들 만나보면 '요즘 좀 상황이 좋아진 것 같다'고 인사하면서도 '사실은 갈 길이 멀죠' 하는 분위기거든요. 루시드 폴 형처럼 확실한 자기 세계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해요."(안승준)


보드카레인의 주윤하, 서상준, 안승준, 이해완(왼쪽부터) ⓒ사진=뮤직커벨
보드카레인의 주윤하, 서상준, 안승준, 이해완(왼쪽부터) ⓒ사진=뮤직커벨


장기하와 얼굴들이 큰 인기를 모으면서 대중에게는 '오해'같은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인디는 재미있고 웃긴, 독특한 음악을 하는 팀'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는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할 수 있다. 본래 '인디'의 의미는 인디펜던스, 즉 독립적으로 음반을 제작하고 생산해내는 시스템을 의미하는 것이지 특정 장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디 밴드의 음악 중 장난스러운 음악이 사람들에게는 재미있는 요소로 여겨져서 주목을 받죠. 그런 밴드 중 잘 된 팀은 물론 실력도, 아이디어도 뛰어났기 때문에 잘 된 케이스에요. 하지만 '인디신'이라는 게 불분명한 의미로 확장해석 된다면 저희도 많은 고민이 필요해요. 독립적으로 음악을 할 뿐이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인디 밴드와 저희가 추구하는 스타일은 좀 다르거든요. 그렇다면 인디가 아닌 새로운 단어가 필요할 것 같아요."(주윤하)


하지만 어느덧 '선배격'이 된 보드카레인은 자신들이 바라봐 온 홍대의 인디신이 그간 이룩해온 음악적인 발전을 뿌듯해하기도 했다. '인디 바람'을 타고 어중이떠중이가 다 홍대 앞으로 모여들었지만 이들은 그런 것 역시 고무적인 반응으로 바라봤다. 그 중에서도 옥석은 언젠가 가려지기 때문이다.


"10년 전 홍대 인디밴드들의 공연을 못 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지금은 정말 상향평준화가 된 거에요. 물론 지금도 어설픈 느낌의 팀들은 있죠. 하지만 이들도 실전 공연을 통해 꾸준히 실력을 쌓아간다면 언젠가는 또 잘 될 수도 있잖아요.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이해완)


그렇다면 이제는 메이저와 인디밴드의 중간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보드카레인이 지향하고 있는 지점은 어디일까. 인터뷰 내내 '갈 길이 멀다'고 말한 이들에게 어디를 가고 싶은 건지 물어봤다.


"음악을 통해서 온전히 삶을 영위하고 또 다른 음악을 재생산할 수 있는 게 목표죠. 먹고 살고 창작할 수 있을 정도로 대중의 지지를 얻는 것. 그걸 위해 5년 동안 음악을 해왔는데 아직도 재생산을 위해 시련을 겪어요. 그래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하는 거죠.(안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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