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열풍이 생활 속 깊숙이 침투하고 있는 가운데 가요계에도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휴대폰을 통해 실시간 정보를 확인하거나 트위터로 지인들과 소통하는 것은 이제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 스타들의 일거수일투족도 트위터로 실시간 중계되고, 스마트폰이 가수들의 표절 검사 도구로 쓰인지도 오래다.
게다가 스마트폰은 똑똑한 홍보사원 역할도 대신한다. 굳이 언론사를 거쳐 보도자료를 보내지 않아도 트위터 하나면 많은 팬들에게 직접 스케줄을 알릴 수 있는 세상이다. 또 최근에는 음원 공개 후 반응을 실시간으로 살피는 관계자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열풍이 바꾼 가요계 풍경을 살펴봤다.
◆ 작업실이 따로 필요없다..실시간 음악소통
하루가 다르게 트렌드가 변하는 가요계에는 유독 '얼리 어답터' 가수들이 많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적극 활용, 새 음악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고 언제 어디서나 음악 작업도 가능하다.
요즘 힙합가수 데프콘은 스마트폰을 통해 놀면서(?) 음악을 만든다. 스마트폰 내 작곡 관련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을 이용해 간단한 음악의 틀을 잡고 이메일로 전송하는 식이다. 또 최근에는 목소리에 기계음 효과를 입히는 오토튠(Auto-Tune) 어플리케이션도 등장해 사운드를 미리 체크해 볼 수도 있게 됐다.
데프콘은 “스마트폰 덕분에 손쉽게 어디서든 아이디어를 기록할 수 있다. 물론, 사운드를 세밀하게 표현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인 음악 작업은 한층 수월해 졌다”며 예찬론을 펼쳤다.
데프콘은 스마트폰의 가장 큰 장점으로 기동성을 꼽는다. 언제 어디서나 음악적 영감이 떠오를 때면 손쉽게 기록을 남길 수 있기 때문. 스마트폰을 생활 속에서 적극 활용하는 순간, 일상이 곧 그의 작업실이 되는 셈이다. 이 처럼 스마트폰의 등장은 데프콘은 꽉 막힌 작업실에서 음악을 만들 필요가 없이 자유롭고 신속하게 일 처리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외에 윤도현, 윤종신 등도 트위터를 통해 신곡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곤 한다. 실제로 YB(윤도현 밴드)의 새 음반 ‘YB Vs RPM’ 타이틀 곡 ‘스니커즈’는 윤도현 지인들의 생각에서 탄생된 노래이며, 이적이 새 음반을 ‘사랑’이란 주제로 꾸민 것도 트위터가 큰 역할을 했다.
◆ 트위터 통해 신곡 공개..공연도 합니다
트위터는 가요계의 신곡 발표 주기도 바꿔 놓았다. 이미 정규 음반은 미니음반, 디지털 싱글 등 다양한 형태로 모습을 바꾼 요즘, 많은 가수들이 트위터를 통해 정기적으로 신곡을 공개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가수는 윤종신과 조PD. 평소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는 윤종신은 ‘월간 윤종신’이란 코너를 통해 매달 테마에 걸맞은 신곡을 일정한 간격으로 발표하고 있다.
예를 들면 9월 달에 발매한 앨범이 나오면 'Monthly Project 2010 September'이란 타이틀로 발매가 되는 식이다. 그동안 윤종신은 지난 4월부터 ‘그대 없이는 못살아’ ‘막걸리나’ ‘본능적으로’ ‘이성적으로’ ‘바래바래’ ‘해변의 추억’ 등의 신곡을 발표했으며, 2일에는 보컬리스트 김연우와 함께 한 9월 발라드곡 ‘후회王’을 공개했다.
정규 음반 형식을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한 래퍼 조PD 역시 트위터를 통해 간헐적으로 신곡을 발매하고 있다. 지난 5월 신곡 ‘불이강병천하2’를 트위터에 내놓고 뜨거운 관심을 얻었던 조PD는 2일 ‘라이프 캐스트’(Life Cast)란 신곡 MP3를 가사와 함께 공개했다.
여기에 생생한 공연도 접할 수 있다. 힙합크루 소울컴퍼니 소속 DJ Wegun은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디제잉을 선보이고 있다. 이 역시 중계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라이브 영상을 띄우고 이 인터넷 주소를 트위터에 공지, 음악을 함께 공유하는 것이다. DJ Wegun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 트위터 공연을 하게 됐다.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뉴 미디어를 통한 주기적인 신곡 발매 및 공연은 여러 모로 장점이 많다. 가수들은 보통 타이틀곡이 아니면, 팬들에게 소외(?)당하기 십상인 곡들을 쪼개서 차례차례 공개할 수도 있고, 매번 신곡을 발표할 때 마다 신선함을 줄 수 있다는 평이다.

◆ 트위터도 ‘슈퍼스타k?' 오디션 접수도 OK
조PD는 트위터를 통해 이색적인 오디션을 개최한다. 조PD 소속사 브랜뉴스타덤은 최근 ‘아이돌 3.0 오디션’이란 타이틀로 트위터를 개설하고 아이돌 오디션의 시작을 알렸다. 조PD는 트위터를 통해 오디션 접수를 받고 전천후 뮤지션을 양성할 계획이다. 따라서 타이틀도 ‘3.0’이란 명칭으로 정했다.
조PD는 아이돌 3.0 오디션을 열고 작사 작곡은 물론, 안무 패션 노래 랩, 모두가 가능한 올라운드 뮤지션으로 키우겠다는 각오. 스마트폰 열풍과 함께 트위터 등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앞서 조PD는 11월 마지막 앨범 발표 이후 데뷔 전 야인 뮤지션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는 PC통신을 시작으로 인터넷 문화가 막 태동하던 시기, 신곡을 온라인상에 발표하며 활발히 네티즌들과 소통한 대표적인 뮤지션 중 한 명이다. 따라서 그의 요즘 행보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 트위터 잘 키우면 홍보팀도 필요없다?
요즘 가요계는 '트윗심(心)' 잡기에 한창이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트위터가 홍보팀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 특히 트위터리안들의 음반평이나 추천글이 리트윗(RT)되고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최근에는 단순히 의사소통수단 뿐 아니라 미디어 역할도 대신하고 있다.
또 얼마 전 가수로 데뷔한 ‘아이폰녀’ 김여희의 경우도 스마트폰의 덕을 크게 봤다. 가수를 꿈꾸는 예비 스타들에게까지 트위터는 매력적인 창구다. 유튜브 동영상이나 트위터를 통해 대중에게 자신을 알려 제2의 비나 빅뱅이 되기를 꿈꾸는 이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굳이 공연을 알리는 보도자료도 필요없게 됐다. 베란다프로젝트’ 김동률 이상순의 두번째 게릴라 콘서트는 공연 2시간 전 트위터에 공지됐다. 공연 전날 카페 입구에 A4크기의 공연홍보 전단지를 부착한 것 이외에는 공연 홍보도 일절 하지 않았지만 해당 공연에는 최대수용인원의 2배 가까이 되는 팬들이 몰려 놀라움을 자아냈다.
또 피아니스트이자 가수 정재형의 ‘르 쁘띠 피아노’(Le Petit Piano) 게릴라 콘서트 역시 공연 단 하루 전에 트위터와 미투데이를 통해 시간과 장소를 공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관객들이 몰려와 100여 명의 관객들은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했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다른 홍보 수단이 동원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개최된 게릴라 콘서트는 트위터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좋은 예다.
스마트폰을 적극 활용하는 가수들이 늘어남에 따라 가요계에도 큰 변화를 몰고왔다. 트위터를 통해 음반 출시 소식을 알려 전세계 아이튠즈 차트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둔 태양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또 정규 음반을 더 이상 발표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조PD는 향후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를 통한 신곡 활동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급변하는 가요계 흐름 속에서 스마트폰 열풍이 향후 어떤 또 다른 트렌드를 구축할 지 관심을 끄는 요즘 가요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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