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여름 한국 아이돌그룹들이 무더기로 일본 음반 시장에 문을 두드린다.
지난 일본 지진 대참사로 그동안 일본 진출을 잠시 보류해 두었지만 다수의 그룹들이 당장 6월 말부터 다시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날을 세우고 있다.
여건은 조금 달라졌다. 보아, 동방신기를 시작으로 소녀시대, 카라로 이어지는 기존 한류가수들의 활약 덕분에 활동이 조금 수월해진 것도 사실. 하지만 일본 진출 그룹이 많아질수록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런 복합적인 상황을 고려하는 듯 올 여름에는 여러 그룹들이 경쟁력 있는 자기만의 스타일로 일본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뛰는 것은 7인조 걸그룹 티아라다. 티아라가 일본에서 잡은 콘셉트는 '만능 엔터테이너 걸그룹'이다. 멤버들이 모두 국내에서 연기와 예능에서 활발히 활동한 만큼 기존 국내 걸그룹들과는 달리 일본에서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
티아라의 일본 소속사 관계자는 "티아라를 일본에서도 음악은 물론 드라마, 영화, 예능 MC 등 다방면에서 만능 엔터테인먼트로 성장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멤버 은정은 "음악으로 일본 팬들을 먼저 만나겠지만 이후에는 현지 드라마와 영화 등에도 출연하겠다는 목표를 저를 포함한 멤버들 모두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이미 인기를 검증받은 FT아일랜드는 콘서트 중심의 활동으로 인기몰이에 나선다. 록을 기반으로 하는 밴드그룹인 만큼 오는 29일부터 나고야에서 부터 시작되는 2011 FT아일랜드 나츠 투어 메신저' 콘서트를 통해 현지 팬들과 직접 만나면서 한류열풍을 증명해 보일 계획이다.
콘서트 마지막 날인 7월 29일에는 일본에서 대중가요 공연의 심장부로 여겨지는 무도관에 입성해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멤버들이 음악 방송이 없는 날 틈틈이 일본 투어 연습을 해왔다"며 "아직은 미정이나 일본 투어를 마치고 아시아 투어도 계획 중에 있다"고 전했다.
기존에 한류 열풍을 이끈 한국 걸그룹들의 귀여움과 섹시미를 강조하는 그룹들도 있다. 선봉에는 오는 7월을 시작으로 데뷔를 앞두고 있는 카라와 레인보우, 애프터스쿨 등이 있다. 한류 열풍의 중심에 있는 카라는 올 여름 신곡 '고 고 섬머'를 통해 새로운 안무를 선보인다.
일본의 권위 있는 음악사이트 오리콘 스타일에 따르면 카라의 이번 안무가 제2의 엉덩이춤을 예고할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표했다. 귀엽고 코믹한 손동작이 여름 이미지와 잘 맞는다는 설명이다.
'카라파라 댄스'라 불리는 이 댄스는 80년대 디스코와 90년대 유행한 유로 비트와 어우러져 다시금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오리콘 스타일은 전망하고 있다.
주인공 카라의 자매들로 관심을 모은 레인보우는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국내에서 방송 금지 처분을 받은 '배꼽춤'을 일본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은 "한국에서 주목 받은 섹시 댄스가 일본에 와 봉인이 해제된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7인 남성 아이돌그룹 유키스는 기존 아이돌과 달리 오사카를 거점으로 일본 활동을 시작해 눈길을 끈다. 일반적으로 국내 아이돌들이 일본 시장에 진출할 때는 도쿄에서 쇼케이스 등 프로모션을 진행하는데 반해 이례적으로 오사카를 거점으로 선택한데 대해 일본 언론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한국 아이돌그룹들이 J-POP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자기 스타일에 맞는 프로모션이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기존의 한국 그룹들이 J-POP시장에 인기를 기반으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면서 경직된 루트에서 벗어나 다양한 루트로 활동이 가능해졌다"며 "국내 아이돌들이 점점 지엽적인 인기에서 벗어나 자기 옷에 맞는 활동을 시작하면서 한류의 인기에 대한 보폭을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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