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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은 번쩍, 말초신경은 아~' 2011 음반재킷50

'두 눈은 번쩍, 말초신경은 아~' 2011 음반재킷50

발행 :

김관명 기자

올해 사각형 풍경에는 무엇이 담겼을까.


음반재킷은 노래와 가수의 얼굴이다. 당시 시대상과 가치관, 심미안을 담은 거울이다. 예전 LP나 CD 시절 만큼은 아니더라도, mp3 시대에도 음반재킷은 노래와 가수의 선별표이긴 마찬가지다.


올해 나온 수많은 음반 중에서 아름다웠고 황홀했으며 속 노래가 궁금해졌던 재킷은 어떤 게 있을까. 뮤지션들은 이 사각형 재킷에 무엇을 담고자 했을까. 해서 유형별로 뽑아봤다. '사마귀 유치원' 표현을 빌리자면 '두 눈은 번쩍, 귀는 쫑긋, 말초신경은 아~' 했던 올해의 음반재킷 베스트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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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잖아요? 복고가 대세라는 거


복고취향, 이게 은근 중독성이 있다. 유세윤의 UV는 올해 '나는 복고다'를 외친 두 장의 음반을 냈는데, 하나는 박진영이 참여한 '이태원 프리덤'이고 다른 하나는 음반재킷을 비틀스의 'Let It Be' 음반재킷을 패러디한 'Who am I'였다. 노래 역시 '이태원 프리덤'은 80년대 디스코 리듬을 전면에 내세웠고, 유희열 정재형이 피처링한 'Who am I'는 '1972년 9월31일 날씨 흐림..'으로 시작하는 다분히 복고풍의 가사로 채웠다.


티아라가 6월 내놓은 미니앨범 '존 트라볼타 워너비'는 아예 '복고'를 재킷과 노래의 주요 컨셉트로 삼았다. 재킷은 60~70년대 한국영화 포스터 양식을 차용, 멤버 7명의 흑백사진에 방점을 찍었다. '어른이 되고팠던 너와 나의 時節'이라는 문구도 교묘히 계산된 복고 장치. 특히 타이틀곡 '롤리 폴리'는 흥겨운 디스코 리듬에 중독성 강한 후크로 올 여름 음반시장을 강타했다.


이밖에 노라조가 5월 내놓은 디싱 '포장마차'는 고색창연한 흑백사진으로 분위기를 달궜고, 소녀시대의 정규 3집 'The Boys'는 멤버 9명의 초상화를 마치 앤틱 액자 스타일로 꾸며 클래시컬한 느낌을 잘 살렸다. 시크릿의 싱글 '샤이보이'도 1950, 60년대 '풍요로운 미국' 젊은 여성들의 원색적인 이미지, 윤종신의 '行步 2011 尹鍾信'도 세월이 묻어나는 담벼락에 기댄 윤종신(헤어스타일마저도!)의 흑백 화면을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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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만화로 승부를 걸어


귀엽거나 끔찍하거나. 상상력의 무한창고, 만화는 음반재킷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방편 중 하나다. 이중 올해 최고의 만화 음반재킷을 꼽으라면 역시 2NE1의 미니2집 '2NE1 2nd Mini Album'. 이 앨범은 디지털 음원보다는 CD로 보는 것이 재킷에 들인 공을 더욱 실감할 수 있다. 씨엘, 민지, 산다라, 박봄을 총을 든 귀여운 여전사 캐릭터로 표현한 것이 압권이다. 아트디렉터는 마리킴 장선근.


정엽의 '이별의 여름'은 일본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코쿠리코 언덕에서'의 한국어 주제가로 발표된 노래인 만큼, 정겨운 스튜디오 지브리 스타일의 두 남녀 학생이 등장한 스틸을 재킷으로 삼았다. 서인국의 싱글 'Shake It Up', 스탠딩에그의 '편한 사이', 신사동호랭이의 'Super Hero', YB의 미니앨범 '흰수염고래', 야키버드의 정규2집 '오! 소스', 커피소년의 싱글 '웃는다'도 올해 눈에 띄었던 만화 스타일의 재킷.


소리의 디싱 '심장이 춤춘다'와 다이나믹 듀오의 정규 6집 'DYNAMICDUO 6th DIGILOG 1/2', 빅뱅의 스페셜앨범 '빅뱅 스페셜에디션', 피아의 정규 5집 'Pentagram'은 만화보다는 디자인 혹은 그래픽 아트에 더 가까운 경우. 이에 비해 팻두의 싱글 '법을 바꾼 강아지'는 올해 8월 광화문 한복판에서 인부들에 의해 두들겨 맞은 강아지 '소망이'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참혹한 재킷 디자인(일러스트레이트 유용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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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 그 이상하고 치명적인 마력


전형적이고 몰취향적이며 판에 박힌 그 모든 스타일을 '키치'라 정의할 때, 키치는 결코 추천할 만한 '상품'은 아니다. 그런데 이 게으르게 보이는 스타일이 때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길 때가 많다. 왜? 우리 삶이 대부분 키치적이니까.


어쨌든 눈뜨고코베인의 정규3집 'Murder's High'는 등하교길 어린 학생들의 풍경을 그야말로 원색적인 키치 화면에 담았는데, 볼수록 나른한 구도와 만지면 흙이 그대로 묻어날 것 같은 질감이 새롭다. 데이브레이크의 디싱 'Shall We Dance?'는 성에 낀 창밖을 바라보는 파란눈의 소녀를, 하하의 싱글 '하와유?? 파인 땡큐!!'는 사자 몸을 한 하하의 모습을 담았다.


장기하 곁을 떠난 미미시스터즈가 올해 내놓은 정규1집 '미안하지만..이건 전설이 될 거야'는 이러한 키치풍 재킷에서 가장 전위적인 작품. 예의 선글라스를 낀 큰 미미, 작은 미미를 대각선에 배치했고, 큼지막하게 '미미'라는 글자를 내세웠다. 마치 각설이타령처럼 들리는 '미미미미미미미미'는 시종 복고풍 사이키델릭 사운드로 무장, 이 음반 재킷이 고양시킨 달뜬 분위기를 또 한 번 업그레이드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밖에 중복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UV의 '이태원 프리덤', 티아라의 '존 트라볼타 워너비'도 키치적 화풍이 작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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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얼굴과 몸만 보여주면 돼


이미자 남진 나훈아 하춘화 문주란 때부터 전해 내려온 아주 전통적인 재킷 양식은 역시 가수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 것 아닐까. 올해에도 W&Whale의 미니앨범 'CIRCUSSSS', 김종민의 싱글 '오빠 힘내요', 더 콰이엇의 믹스테이프 'Back On The Beats Vol.2'는 아티스트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웠다. 수염을 붙인 웨일, 어릿광대 화장을 한 김종민이 이채롭다.


얼굴이 확대되면 몸이다. 윤미래의 싱글 'Get It In', 간미연의 싱글 'Sunshine', 박재범의 미니앨범 'Take A Deeper Lock', 백지영의 정규 8집 'Pitta'는 이들의 몸을 부각시켰다. 탄탄하거나 가냘프거나 육감적인. 이에 비해 포크듀오 10cm의 정규 1집 '1.0'은 몸 아닌 몸을 재킷에 담았다. 웃옷을 벗는 듯한 석고상으로, '모든 옷을 벗고 맨 몸으로 사운드를 만나자'(Take off all your covers and be naked with sound)라는 음반 컨셉트를 잘 살렸다(아트워크 SPARKS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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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최고는 다리지!


몸에서 다시 렌즈를 좁히면 다리가 된다. 대표적인 게 데뷔음반 때부터 다리를 유난히 강조했던 걸그룹 미쓰에이. 올해에도 어김없이 정규 1집 'A Class' 재킷 전면에 망사스타킹을 입은 다리만 노출시킨 파격을 선보였다. 이 여성분(?)은 더욱이 하이힐까지 신고 있는데다 맨질맨질한 밑바닥에 다리가 반사까지 되는 아찔한 분위기를 제대로 연출하고 있다. 재킷 디자인 홍정석 정현석 최영택.


지나의 미니앨범 'Top Girl'은 8등신 미녀 지나의 앉아있는 다리가 확 눈길을 끄는 재킷. 이루펀트의 디싱 'She Is Not Following You'는 탁구채와 탁구공을 든 여성의 다리에 방점을 찍었다. 이밖에 윤종신의 디싱 '2011 월간 윤종신 October', 허밍어반스테레오의 싱글 '그날', 비-프리의 믹스3집 'How To Make A Mixtape', 린의 정규 7집 'Metro Sexy 7' 모두 남자거나 여자거나 사람의 다리와 발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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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볼 수 없는 타이포그라피의 힘


글자만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음반도 제법 많았다. 노브레인의 정규 6집 'High Tension'은 마치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선전포고 포스터처럼 강렬하다. 잿빛 하늘을 향해 포를 겨냥한 독일군 전차 느낌이랄까. 이들의 맹렬한 사회 비판 의식만큼이나 재킷도 셌다.


MC메타와 DJ렉스가 만나 내놓은 싱글 '메타와 렉스 I Wanna Rock'도 다른 것 다 필요없이 이들의 이름만을 전면에 내세웠다. 물론 영어 알파벳 'X'가 들어간 렉스의 독특한 스펠링(WRECKX)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아트워크 Jay Kay at VSTP Design.


이밖에 '나란 놈은 답은 너다'를 비롯해 선공개곡 'TV를 껐네' 등이 담긴 리쌍의 정규 7집 'AsuRa BalBalTa', 펑크록 밴드 옐로우 몬스터즈의 정규 2집 'Riot!', 이전 키치 항목에서 언급한 미미시스터즈의 '미안하지만.. 이건 전설이 될 거야'와 몸 항목에서 언급한 T윤미래의 싱글 'Get It In', 슈퍼주니어의 정규 5집 'Mr.Simple'도 가수 이름이나 음반 제목에 올인했다.


무한도전팀의 '무한도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 음반도 '노홍철 싸이' '길 바다' '하하 10cm' '박명수 G-dragon' '정형돈 정재형' '정준하 스윗소로우' '유재석 이적' 등 색깔별로 팀 이름을 알록달록 적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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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화 정물화에 대한 아스라한 추억


풍경화 혹은 정물화라! 요즘 음반 재킷에서는 거의 사라진 방편이지만 그래서 아스라한 추억에 젖게 한 음반도 당연히 눈길을 끌었다. 일본에서 더욱 대접받는 5인조 일렉트로닉 개러지 밴드 칵스의 정규 1집 'Access Ok'는 마트 손수레에 드럼과 전기기타 등을 채워넣은 정경이 이색적이다. 인디 듀오 어쿠스틱 콜라보의 정규 1집 'Unplugged'는 한적한 산책길, 덩그라니 놓여있는 기타 케이스를 포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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