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커버스커 vs 블록버스터, 공통점 네가지

3인조 밴드 버스커버스커가 그야말로 음원차트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지난 21일 '1집 마무리'라는 이름으로 나온 음반 수록곡 5곡이 22일 오전 9시 현재 멜론 실시간차트에서 톱10에 모두 진입한 것.

버스커버스커의 이같은 대박 행진은 묘하게도 영화 박스오피스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위력과 흥행양상을 떠올리게 한다. 버스커버스커와 블록버스터의 공통점 4가지를 찾아봤다.

공개·개봉 첫날 차트·박스오피스 1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가장 큰 특징은 대규모 개봉으로 인해 개봉 첫날 어김없이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다는 것. 이들 영화에는 소위 '입소문' '개봉 2주차 뒷심' 이런 수식어가 적용되지 않는다. 올해 들어서도 조스 웨던 감독의 '어벤져스', 베리 소넨필드 감독의 '맨인블랙3' 모두 개봉 첫날 1위를 차지했다. 한국 작품 중에서도 윤종빈 감독의 범죄 블록버스터 '범죄와의 전쟁' 역시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를 석권했다.

버스커버스커도 마찬가지. 지난 3월29일 공개한 정규 1집은 공개 첫날 멜론, 엠넷, 올레뮤직 등 주요 음원차트 1위에 올랐고 4월 월간차트에서 '벚꽃엔딩' '첫사랑' '여수밤바다'가 1~3위를 차지했다. '1집 마무리' 음반 역시 21일 공개 첫날 실시간차트에서 '정말로 사랑한다면' '그댈 마주하는 건 힘들어' '소나기'가 1~3위를 차지했다. 제작비야 블록버스터와 비교가 안되지만 흥행 성적만큼은 블록버스터급인 셈이다.

속편은 여름 시즌에 나와야 제격

버스커버스커의 이번 '1집 마무리' 컨셉트는 지난 1집에 실리지 못했던 곡들을 팬 서비스 차원에서 수록했다는 것. 더욱이 '첫사랑' '벚꽃엔딩' '여수밤바다' '꽃송이가' 등 1집 수록곡이 화사한 봄의 이미지에 맞췄다면, 이번 '1집 마무리'는 타이틀곡 '정말로 사랑한다면'을 비롯해 여름 시즌에 적합한 곡들이 많아 일종의 1집 속편으로 봐도 무방하다. '여수밤바다'의 아름다운 조명은 '네온사인'으로, 봄바람은 '소나기'로 테마를 바꾼 것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역시 1편이 흥행하면 어김없이 2편이 나오고 이는 여름 특수를 겨냥해 6, 7월에 개봉하는 게 정설이다. 마크 웹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 리부트라 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오는 28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다시 크리스찬 베일과 찍은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오는 7월19일 개봉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 북미 기준으로 블록버스터의 기준이 매출 1억달러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블록버스터는 속편을 전제로 1편이 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트와 스크린 정도는 독과점 해야

블록버스터가 욕을 먹는 이유 중 하나는 스크린 독과점. 국내에서 무려 700만 관객 이상을 동원한 '어벤져스' 역시 국내 스크린의 절반 가까이인 최대 963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맨인블랙3'는 767개 스크린, '배틀쉽'은 734개 스크린, '범죄와의 전쟁'이 709개 스크린에서 상영됐다. 작은 영화, 비상업영화, 저예산영화 등이 설 자리를 잃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다.

버스커버스커도 본의 아니게 차트를 점령했다. 1집(6곡)과 1집 마무리 수록곡(5곡) 11곡이 이날 오전 10시 현재 멜론 실시간차트 톱100에 진입해 있다. 한마디로 요즘 차트의 10%가 버스커버스커 노래인 것이다. 이는 특히 차트 수록곡을 스트리밍 전체 듣기로 듣는 일이 보편화된 요즘 청취환경을 감안할 때 버스커버스커의 쏠림현상을 더욱 짙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TV 예고편은 필수

TV 예고편의 물량공세도 블록버스터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중 하나. '어벤져스' '맨인블랙3' '프로메테우스' '배틀쉽' '범죄와의 전쟁' 모두 수없이 TV 예고편을 내보냈다. 지상파 TV 가요프로그램에서 좀체 볼 수 없는 버스커버스커는 대신 지난해 엄청난 예고편을 사전에 방송했다. 바로 케이블TV로는 이례적으로 20% 가까운 시청률을 올린 엠넷 '슈퍼스타K3'가 그 무대. 예선전, 본선, 결승전 등을 통해 버스커버스커의 멤버 장범준 브래드 김형태는 친숙한 인물이 됐고, 윤종신 등 심사위원들의 극찬은 이들의 음반활동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이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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