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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호강한 올해 앨범재킷 55+2선..제 점수는요

눈이 호강한 올해 앨범재킷 55+2선..제 점수는요

발행 :

김관명 기자

앨범 재킷은 당초 LP를 감싸려고 태어났다. SP 시절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러다 안에 든 노래의 설명과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보태기 시작했다. 이 과정을 통해 앨범 재킷 디자인은 해당 음반에 대한 강렬한 상징이자 분신으로 진화했다. 떠올려 보시라. 어떻게 1967년 비틀즈 8집 재킷의 사이키델릭 디자인을 떼어놓고 '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를 이야기할 수 있으며, 어떻게 1977년 산울림 1집 재킷의 파격적 타이포그라피를 떼어놓고 '아니 벌써'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이는 아이돌그룹을 중심으로 CD앨범 자체가 요란한 팬시상품처럼 변한 요즘, 내용물이 디지털 음원으로 바뀐 요즘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아니, 손에 잡히지도 않고 눈으로 볼 수도 없는 mp 3 파일의 경우에는 앨범 재킷의 효용성은 더욱 커졌다. 안에 든 노래와 음악에 대한 거의 유일한 '식별가능한' 표식이기 때문이다. 재킷 디자인마저 없었다면 디지털 음원이라는 세상은 영원히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공간이었을 터. 그래서 가요 제작자는 지금도 앨범 재킷 디자인에 혼신을 다한다.


올해도 눈이 호강한 빼어난 앨범 재킷이 적지 않았다. 12월16일까지 발매된 주요 음반 중에서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던 앨범 재킷을 뽑아봤다. 참신하고 아름다운 디자인 자체는 물론 해당 아티스트의 자기주장과 앨범 컨셉트와의 적절한 상관여부도 고려했다. 어쨌든 다 아시지 않는가. 순위에 든 57장(분기별 55장+The Winnners 2장)의 앨범 말고도 올해 그 얼마나 멋진 음반이 많이 나왔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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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 신치림 1집 등 14장


센티멘탈 시너리 SE 'There Is Nowhere Else In The World' = 일렉트로니카 뮤지션 센티멘탈 시너리가 1월에 내놓은 스페셜 앨범. 'November'에서 시작해 'The First Noel'을 거쳐 'Genesis'로 끝나는, 겨울을 테마로 한 인스트루멘탈 곡 10곡이 담겼다. 앨범 제목과 분위기 그대로 겨울이 모든 색을 감춘 적막한 섬을 재킷 전면에 내세운 점에 한 표. 지난해 1집 재킷의 HD급 화사한 색감을 기억하는 팬들은 더욱 먹먹할 듯. ★★★


슈퍼키드 싱글 'Feel Good' = 팀을 재정비한 슈퍼키드가 올 1월 내놓은 싱글. 러브송 '기분좋아 '와 신나는 펑크록 'LET'S PARTY'를 담은 음반답게 'FEEL GOOD'이라는 필시 문신이 분명한 글자를 등에 새긴, 이제 막 클럽에서 나왔음이 분명한 여인의 뒷태가 묘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


정차식 2집 '격동하는 현재사' = '풍각쟁이' '매혹' '만추' 등 14곡이 빼곡히 담긴 정차식의 정규 2집. 기호 2번으로 선거에 출마한 아티스트의 고풍스러운 포스터가 단연 눈길을 끈다. 공사판 차단벽에 붙은 나홀로 포스터라..어떤 선거? 뭘 위한 출마? 어쨌든 그는 세상에 자신을 송두리째 던졌다. 그것도 여느 노래들과는 좀체 통속적 유사성을 찾을 수 없는 그만의 노래와 화법으로. ★★★


스탠딩 에그 싱글 '둘이 아닌가 봐' = 어쿠스틱 프로듀싱 3인조 그룹 스탠딩 에그가 2월에 낸 싱글. '슈퍼스타K3'의 크리스티나 러브 리가 여성 객원보컬로 참여한 이 싱글은 전형적인 스탠딩 에그표 음악을 들려준다. 비할 데 없이 달콤하고 상냥하고 부드러운. 음반 재킷 역시 이제 막 잔에 담은 향긋한 카푸치노 향을 폴폴 풍긴다. ★★★


신치림 1집 선공개 '모르는 번호' = 윤종신 조정치 하림의 그룹 신치림이 정규 1집 발매를 앞두고 선공개한 싱글. 그윽한 어덜트 뮤직이랄까, 아니면 어느덧 삶을 관조하게 된 이들의 시심이랄까. 겨울 바닷바람 차가운 갯바위에 선 뮤지션 3명의 풍광이 고즈넉하고 멋지다. 그런데 이런 멋진 이들이 왜 '무한도전-못친소 특집'에 나왔을까. ★★★


에반 EP '기억하지 않으려 한다' = 작사 작곡에 편곡까지 도맡은 뮤지션 에반이 좀 더 클래식한 취향으로 돌아왔다. 예리하게 잘린 연필 소묘의, 두상은 '그대가' '그대가 없다고 해서 갑자기 내가 슬퍼지는 것은 아니다' '기억하지 않으려 한다'(이상 트랙순)라는 상처받은 화자의 결연한 의지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그런 의지를 갈급하는 절박한 자화상일 수도. ★★★


커피소년 디싱 ' 칼로리송' = 지금 들어보면 악동뮤지션의 참신한 노랫말이 연상되는 커피소년의 유쾌한 다이어트송. '다이어트 한다고 한 지 벌써 5년째'인 그녀, '통통한 거라 믿고 싶은' 그녀에게 "너 뚱뚱해'를 외치기 위해 만들었다. 커피소년은 이 음반 말고도 올해 정규 1집 '기다림'을 비롯해 소년 소녀 그림을 담은 앙증맞고 포근한 재킷 디자인을 연이어 선보였다. 특히 12월 흰 눈을 배경으로 한 재킷에선 왠지 '늑대소년' 막판 풍경이 떠오른다. ★★★★


버스커버스커 1집 = '여수밤바다' '봄바람' '첫사랑' '벚꽃엔딩' '이상형' 등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사랑스러운 곡들로 올 봄을 황홀케 한 3인조 밴드의 정규 1집. 기타의 장범준, 드럼의 브래드 , 베이스의 김형태를 깜찍한 캐릭터로 표현한 앨범 재킷 디자인도 이들의 노래만큼이나 상큼했다. 6월에 나온 1집 마무리에선 이들 캐릭터 뒤에 작은 나무를 심어주는 센스까지. ★★★


피터팬 컴플렉스 5집 'O( ou)' = 더블 타이틀곡 '첫사랑'과 '감정을 삼키고'를 전면에 내세운 신스팝과 일렉트로닉의 향연. 백남준 아트센터의 개관전시를 이끌었던 아티스트 최창섭의 흑백 재킷 일러스트가 이들의 노래와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 광할한 우주와 그 속에 박힌 별들, 그 빈 공간에 스민 이들의 음악과 노래. ★★★


* 이밖에..다이나믹 듀오 6집 'Digilog 2/2', EXID 싱글 'Holla', 미쓰에이 EP 'Touch', 에코브릿지 싱글 '난 걷는다', 샤이니 미니4집 'Sherl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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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월> 씨스타 EP 'ALONE' 등 15장


EXO-K EP 'MAMA' = 찬열 카이 백현 세훈 수오 디오, 여섯명의 미소년이 한 구석에 모였다. 도대체 이 꽃다운 소년들은 어느 행성에서 갑자기 나타난 것일까.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려 한 SM엔터테인먼트의 자신감이랄까. 하지만 앨범 재킷만 보고 타이틀곡 'MAMA'를 들었다가는 귀를 의심할 터. 이들의 음색은 꽤나 묵직하고, 그레고리 성가 스타일에 신디사이저, 오케스트라까지 동원했다. ★★★★


배치기 EP '두 마리' = 무웅과 탁, 힙합을 하는 두 남자가 브라스까지 동원한 흥겨운 댄서블 힙합을 들고 돌아왔다. 답답한 청년들의 일상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타이틀곡 '두 마리'는 사람처럼 살고 싶다고 해서 '두 마리'란다. 두 남자, 이를 위해 흔쾌히 개 2마리로 변신했다. ★★★


소란 1집 'Natural' = 살 좀 빼라고 했던 커피소년의 ' 칼로리송'과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전하는 타이틀곡 '살빼지 마요'가 담긴 4인조 밴드의 첫 정규 앨범. 업템포의 '연애의 재구성'도 필청곡이라 할 만하다. 어쨌든 어렸을 적 초등학교 뒤 운동장에서 갑자기 알아챈 그 서늘하고 눅눅한 그늘이 그립다. ★★★★


씨스타 EP 'ALONE' = 씨스타의 올해 롱셀러 '나혼자 (Alone)'가 담긴 미니앨범 1집. 실연을 당한 여인의 심정을 세련되고 몽환적이며 심지어 섹시하기까지 한 멜로디, 중독성 강한 후크에 담았다. 멤버들의 늘씬한 각선미를 제대로 포착한 검붉은 앨범 재킷도 '나혼자 ' 매력을 키운 일등공신. ★★★


옐로우 몬스터즈 EP 'We Eat Your Dog' = 지난해 첫 정규 'RIOT!'을 들고 나타난 펑크록밴드. 델리스파이스의 최재혁(드럼), 껌엑스의 이용원(기타, 보컬), 마이앤트메리의 한진영(베이스)이 뭉쳤으니 더 이상 설명은 무의미하다. 음반재킷이 친절히 설명해주듯, 개보다 못한 사람들을 비꼰 'We Eat Your Dog'의 강한 기타 리프에 빠져보시라. ★★★


공일오비 싱글 'Let Me Go' = 커다란 시계 모양을 한, 1990년에 나온 공일오비의 기념비적 1집 재킷을 기억하시는가. 20여년 관록의 이들이 올 5월 내놓은 싱글 'Let Me Go'는 신인 여성보컬 류다희의 존재감이 크게 와 닿는 신스록. 음반 재킷 역시 복고풍의 세밀화를 바탕으로 영화 '제5원소'의 밀라 요보비치를 연상케 하는 신비 소녀의 탄생순간을 포착했다. ★★★


리쌍 8집 'Unplugged' = 지난해 7집으로 대박을 친 힙합듀오 리쌍의 정규 8집.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너에게 배운다' 'Someday' '겸손은 힘들어'를 비롯해 어반자카파의 조현아가 피처링한 '행복을 찾아서' 등 다양한 장르의 13곡이 담겼다. 벽을 뚫고 등장하는 '맨인블랙' 길과 개리의 포즈가 박력 있고 재미있다. ★★★


에피톤 프로젝트 2집 '낯선 도시에서의 하루' = 올해 유독 눈에 띈 에피톤 프로젝트가 안내하는 낯선 도시 감성 여행가이드. 물론 책이 아니라 음악이다. '이제, 여기에서' '새벽녘' 같은 세련되고 몽롱한 음들의 성찬이 맛깔스럽다. 유럽 도시 골목을 스케치한 듯한 앨범 재킷은 이런 여행으로의 출발을 더욱 재촉하는 것 같다. ★★★


윈디시티 싱글 '잔치레게' = 레게가 한국 풍물과 만났다. 김반장을 중심으로 한 레게밴드 윈디시티가 지금 막 시골 장터에서 펼쳐진 듯한 구성지고 찰진 잔치를 벌였다. 드럼이 이렇게 흥겨운 악기였나? 어쨌든 이 질펀한 잔치에 말 탄 관우 장군도 기타를 들어버렸네~~, 얼쑤. ★★★


* 이밖에..MC스나이퍼 6집 'Full Time', 넬 5집 'Slip Away', 어반자카파 EP 'Beautiful Day', 고찬용 2집 'Look Back', f(x) EP 'Electric Shock', 윤하 4집 선공개 'Superso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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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월> 싸이 6집 등 20장


B.A.P EP 선공개 'Goodbye' = 방용국 젤로 힘찬 대현 영재 종업의 신예 아이돌 B.A.P는 매번 자신들의 음반에 토끼를 집어넣었는데, 7월 발매한 미니앨범 선공개 싱글 역시 마찬가지였다. 깜찍한 토끼인형들이 횡단보도를 줄지어 가는, 비틀스의 'Abbey Road' 앨범을 패러디한 익숙한 풍경. 하지만 자세히 보면 UFO 몇 기를 배치하고, 맨 앞의 토끼에게는 방독면까지 씌운 깨알 재미가 돋보인다. ★★★


바비킴 SE 'Old & New' = 바비킴이 올해 미국까지 가서 녹음한 음반. '못됐다 사랑'과 'Thank You' 등에서 바비킴만의 소울풀한 가창과 빼어난 스튜디오 사운드를 감상할 수 있다. LA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한 고급저택에서 포즈를 잡은 바비킴. 한국에서 들려줄 자신의 새 앨범에 대한 자신감이 확연하다. ★★★


싸이 6집 '싸이6 甲 Part.1' = 어쩌면 올해 가장 많은 지구촌 사람들이 봤을 앨범 재킷. 물안경을 쓴 싸이가 '말춤' 마무리동작을 짓는 엽기 인어로 변신했다. 하지만 이 앨범 재킷을 만들 때만 해도 몰랐으리라. 마돈나가 '강남스타일' 말춤을 추며 싸이 가랑이 사이를 빠져나오게 될 줄은. ★★★


이루펀트 EP 'APPOLLO'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 '별사탕' '물병자리' 등 6곡이 담긴 이루펀트(키비, 마이노스)의 미니앨범. 늦은 새벽,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본 가로등과 자동차 헤드라이트는 이들 눈에 은하수로 보였다. 좋다. 떠나자. 저 달로, 저 우주로. 비바 아폴로! ★★★


델리 스파이스 EP ' 聯(연)' = 델리 스파이스의 김민규와 디어 클라우드의 김용린이 공동 작업한 타이틀곡 '연' 등 6곡이 담겼다. 이게 첫번째 인연. '아토마우스'로 유명한 이동기 작가가 자신만의 스타일로 델리 스파이스를 위한 앨범 커버를 맡았다. 이게 두번째 인연. ★★★


메이커슬 싱글 '디케이샤인 콜라보레이션 Part.1' = 리사의 소울풀한 피처링 보컬이 돋보이는 '또록 '이 담긴 싱글. 남자를 떠나보낸 여자의 아픈 가슴을 그린 이 노래는 팝아트 스타일의 앨범 재킷과 아주 제대로 만났다. 소파에 엎드린 빨강머리 여인의 눈에선 눈물이 '또록' 났다. ★★★★


이스턴 사이드 킥 1집 'the FIRST' = '다소 낮음' '무지개를 위한 싸움' 등 수록곡 11곡 모두에서 강렬한 에너지와 시원한 사운드를 접할 수 있는 3년차 인디밴드의 첫 정규 앨범. 다섯 멤버가 머리를 우스꽝스럽게 처박고 스티커 사진을 찍으려는 듯한 모습이 유쾌하고 싱싱하다. ★★★


글렌체크 EP 'Cliche' = 일렉트로닉 느낌 팍 풍기는 신스록 듀오의 미니앨범. 관능적인 숨소리로 시작하는 첫 트랙 'Blood, Sweat & The Beat'을 비롯해 타이틀곡 'Leather'에서 느껴지는 신스록의 속도감과 질감은 정말 대단하다. 강렬한 손짓으로 팀 이름과 앨범 제목을 만화경처럼 노출시킨 콜라주 기법의 앨범 재킷도 키치적이면서 몽롱하다. ★★★


마이티마우스 EP '네비게이션' = 마이티마우스도 9월에 낸 자신들의 미니앨범 재킷을 팝아트 스타일로 꾸몄다. 누가 봐도 상추와 쇼리임을 알 수 있는 두 남자가 기기묘묘한 타이포그라피 위에 살포시 담겼다. 트랙 중에서는 린이 피처링한 '이럴 때면'이 강추곡 . ★★★


벤 싱글 '오늘은 가지마' = 베베미뇽의 벤이 처음 낸 솔로음반 선공개곡. 갑작스럽게 이별을 통보받은 여인의 심정이 앨범 재킷을 통해 생생하게 느껴진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눈매, 뾰족 나온 입술, 축 처진 어깨, 그리고 어딘지 모를 암녹색의 배경까지. 벤의 가창 역시 애절하기 이를 데 없다. ★★★


아침 2집 'Overcome' = 권선욱(보컬, 기타) 김수열(드럼) 이상규(기타) 김정민 (베이스) 김경주(키보드)로 구성된 5인조 록밴드의 정규 2집. 견고한 이들의 사운드는 거꾸로 매달린 자동차만큼이나 신선하다. 도대체 이런 과격한 발상은 누가 어떻게 하는 걸까. ★★★


지드래곤 EP 선공개 '그XX' = ' 그새끼'라며 그 놈을 대놓고 씹은 지드래곤. 역시 지드래곤답다 . 클래식한 의자에 앉아 분을 삼키는 지드래곤의 모습에선 왠지 서늘한 검투사의 느낌마저 전해진다. 진한 눈화장까지 한 GD, 당신은 필시 위험한 남자다. ★★★


티아라 EP 리팩 'MIRAGE' = 티아라의 2012년 히트곡 'SEXY LOVE'가 담긴 미니앨범 리패키지 . 70년대풍의 신스사운드, 낯익은 멜로디라인, 귀에 박히는 후크가 아주 적확하게 콜라주 재킷에 담겼다. 색깔을 일부러 뺀 티아라 멤버들의 복고풍 스타일 사진도 키치적 향수를 자극한다. ★★★


*이밖에..낯선 EP 'UNDER THE SUN', 빈지노 EP '24:26', 스컬 하하 EP 'Ya Man!!', 킹스턴 루디스카 3집 '3rd Kind', 닥터 심슨-레이디 제인 싱글 'Clinic 12.5%', 서인영 디싱 'ANYMORE', 나얼 1집 'Principle Of My 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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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월> 10cm 2집 등 16장


가을방학 싱글 '근황' = 근황( 近況) 대신 근황(近荒)을 써 이별후의 마음 풍경을 그렸다는 '근황'. 가을을 테마로 한 소박한 소품 '가을겨울봄여름'. 가을방학이 라이브에서도 종종 들려줬던 이 2곡을 싱글로 묶어 냈다. 해질 무렵 쓸쓸한 한강 잠수교 인근의 풍경이 이번 노래들의 분위기를 120% 표현했다. ★★★


두번째달 디싱 '그동안 뭐하고 지냈니?' = 에스닉 퓨전밴드 두번째달이 7년만에 내놓은 신곡. 세계민속음악이 주는 친숙함 혹은 낯섦만큼이나 이번 디지털 싱글의 재킷도 어딘가 익숙하고 어딘가 몽환적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들의 이번 인스트루멘달 곡은 구름을 강렬하게 찢고 나온 두번째 달만큼이나 세고 반갑다는 것. ★★★★


로맨틱 펀치 EP 'Silent Night' = 역시 밤에 제격인 슈퍼히어로는 배트맨이다. 고담시 음산한 분위기도 그렇고, 어두운 캐릭터도 그렇고. 신디사이저의 야릇한 전주로 시작한 일렉트로니카 넘버 1번 트랙 'Holic'은 이번 재킷과 딱 어울리는 곡이라 할 만하다. 청자들 마음을 향해 비집고 들어오는 재킷의 응큼한 마수처럼. ★★★★


블락비 1집 'BLOCKBUSTER' = 음원차트 상위권에 들었던 ' 닐리리 맘보'를 내세운 힙합 아이돌 블락비의 첫 정규앨범. 현란한 랩핑이 돋보인 '장난없다', 유려한 멜로디 라인이 귀에 쏙 들어오는 'Movie's Over'.. 확실히 블락비는 내공이 세다. 그리고 멤버들 얼굴이나 각선미를 내건 여느 아이돌 음반 재킷은 이제 식상할 때도 됐다. ★★★


전기뱀장어 1집 '최고의 연애' = 금방이라도 이어폰을 찢고 나올 법한 싱싱한 사운드와 보컬 황인경의 가창이 일품인 모던록밴드 전기뱀장어. 재킷 디자인도 이들 음악만큼이나 섬세하고 파격적이며 짜릿하다. 물 속에 앉아 고개 돌린 남자, 진정 저 먼 곳의 '최고의 연애'를 꿈꾸는가. ★★★


10cm 2집 '2.0' = 권정열과 윤철종의 포크듀오 10cm가 지난 10월 낸 정규 2집을 받아든 순간, 많은 가요팬들은 깜짝 놀랐다. 반라에 가까운 성숙한 여인의 상체라니. 디싱 '안아줘요'의 카페, 1집 '1.0'의 토르소에 비하면 진정 파격이자 도발이었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올드팝 스타일의 'Fine thank you and you?'나 탱고 감성의 '한강의 작별' 등 안에 든 음악은 훨씬 농밀하고 섹시했으니까. ★★★★


정원영 6집 '걸음걸이 주의보' = 진작 전설이 된 록밴드 사랑과 평화의 키보디스트드 정원영이 2년 만에 정규 앨범을 내놓았다. 세월을 헤치고 현재에 다다른 내가 과거의 나에게 묻는 선공개곡 '태양의 계절'을 그림으로 표현한다면 이 재킷처럼 나오지 않았을까. 끈마저 없어진 낡은 운동화. 그림은 정원영의 아들이 그렸다. ★★★


허밍 어반 스테레오 4집 'SPARKLE' = 허밍 어반 스테레오는 재킷 아트워크만 갖고도 앨범 소장 욕구를 자극하는 아티스트다. 2004년 미니앨범 'Short Cake'부터 2005년 1집, 2007년 3집, 2008년 미니앨범 'XXXX', 2011년 싱글 '그날' 모두 내공이 만만찮았다. 이번 정규 4집은 수록곡 '굉장한 미인'만큼이나 섹시하고 달콤하다. ★★★★


일락 디싱 '이 정도 눈물쯤' = 다시 확인해 보니까 일락 음반 재킷에 등장한 일락은 오른손을 머리 쪽으로 올린 경우가 많았다. 올해 12월 나온 디지털 싱글 '이 정도 눈물쯤'도 마찬가지. 하지만 눈맛은 이번이 최고다. 훨씬 편안해진 싱어송라이터의 새 노래도 귀를 즐겁게 간지럽힌다. ★★★


*이밖에..뜨거운 감자 5집 'Who Doesn't Like Sweet Things.', 김범수 박정현 싱글 '하얀 겨울', 벤 싱글 'Primera Evolucion', 스웨덴세탁소 EP 'From. Paris', 9와 숫자들 2집 '유예', 지아 EP 'ANEMONE', 정엽 2집 Part2 '우리는 없다'


..and the winner 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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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EP 'Malo Sings Beaho'= 재즈 디바 말로가 요절한 전설의 가수 배호의 노래를 되살려냈다. '돌아가는 삼각지'는 보사노바로, '안개 낀 장충단 공원'은 블루스로, '안개 속으로 가버린 사랑'과 '안녕'은 탱고로. 고운 색감으로 그려진 배호의 모습이 반갑다. 요절 직전 그의 노래는 얼마나 어두웠고 재킷 역시 얼마나 음산했던지. 이번 앨범 재킷에 등장한 고인의 포즈는 지난 1970년 '비 내리는 명동' LP(이미자와 스플릿 앨범)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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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머리 싱글 'Primary And The Messengers Part.3'= 'Love'와 '씨스루'가 담긴 프라이머리의 4월 발매 싱글. 프라이머리가 항상 뒤집어쓰고 나오는 자작 박스맨과 호피옷을 입은 금발의 여인을 팝아트 스타일에 담았다. 색감도 그렇고 화면 분할도 그렇고 올해 가장 강렬한 눈맛을 선사했다 해도 과장은 아니다. 앨범 아티스트와 앨범 수록곡의 아이덴티티는 이렇게 표현하는 게 정답이다. 오픈카의 속도감을 위해 가로로 직선을 그은, 전형적인 만화 기법도 유쾌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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