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힙합신에 격렬한 '디스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디스전을 본격 유발시킨 것으로 평가받는 이센스(26·강민호)가 지난 25일 밤 자신의 뜻을 담은 새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센스는 이날 오후 10시께 자신의 트위터에 "난 켄드릭 라마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을 한 것"이라며 "디스(diss) 비프(beef)가 랩의 코어가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이번 디스전은 향후 2가지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힙합신 다수 디스전 끝? '이센스 vs 아메바컬처' 간 공방만 남을까
'쌈디' 사이먼디와 함께 슈프림팀 멤버였던 이센스는 이번 트위터 글을 남기기 전인 지난 23일 '유 캔트 컨트롤 미'와 25일 '트루 스토리'란 곡을 통해 전 소속사 아메바컬처와 이 곳에 몸담고 있는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 등을 조롱했다.
이센스는 '유 캔트 컨트롤 미'에서 "한국 힙합 후배를 위해 한 몸 다 바치듯 연기하며 사기를 치네. 회사는 발목을 자르고 목발을 줘. 말 잘 들으면 휠체어 하나 준대. 너희들이 팔려고 했던 내 인생 쉽게 내주지 않아 내 보스는 나. 사람 좋은 듯이 위선 떨어 대지마. 너넨 너희들 스스로에게도 비즈니스 맨"라며 아메바컬처를 조롱했다.
이센스는 이 곡에서 "이거 듣고 나면 대답해. 개코. 지난 5년간 회사 안에서 날 대했던 것처럼 뒤로 빼지마. 날 위한 마지막 존중. 미리 거절했으니 병사 대 병사로 전투. 후배의 존경 이용했지 내게 설명해. 네 옆의 랩 퇴물을 비롯해 나머진 OO들 다 쓰자니 너무 아까운 내 볼펜 다 알아듣겠지. 패스"라며 개코 역시 디스했다.
가만있을 개코가 아니었다.
개코는 다음날인 24일 '아이 캔 컨트롤 유'란 곡을 통해해 "못된 형이 마음 떠난 동생한테 해주는 마지막 홍보. 넌 열심히 하는 래퍼 애들한테 대마초를 줬네. 똥 싸놓고 회사한테 치워보라는 식. 참아준 형 배신하고 카톡으로 등 돌리는 식"이라며 이센스를 맞디스했다.
이 곡에서 개코는 "안 해도 되는 경기지만 간다. 선풍기 랩 회전모드에 바람세기는 허풍. 휩쓸리는 건 너 같이 관심 병 환자들 뿐. 암적인 존재, 네 존재 자체가 독. 용감함과 멍청함 이제 구분해라. 돈만큼 말 좀 아껴. 버릇처럼 넌 말했지. 개코 형이 내 롤 모델. 지금 이 순간부터 다시 난 너의 롤 모델"이라는 덧붙였다.
그러자 이센스는 25일 '트루 스토리'를 통해 "넌 절대로 날 가두지 못해. 너넨 다 사기꾼. 네가 빡치기 전까지 내가 봤던 건 가식뿐. 이제 네 본심이 나왔네. '약쟁이 OO 먹여 줬더니 욕을 해. 감히 여기 왕한테?'라며 개코를 조롱하는 말을 전했다.
이센스는 또 "네 속 훤히 다 보여. 내 O 냄새는 어떻게 참았어 개코면서. 2년 뒤, 내게 내민 노예계약서. 진짜 손해가 얼마냐 물었더니 그거 알고 싶음 회사한테 소송을 걸라고? 2억 주고 조용히 나가면 8억을 까주겠다고? 날 바보 취급하며 맘 써주듯 얘기했지"라며 아메바컬처와 개코를 또 한 번 디스했다.
이에 아메바컬처 측은 이센스의 "2억 주고 조용히 나가면 8억 까주겠다" 등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센스는 이처럼 디스의 대상들을 전 소속사 아메바컬처와 개코로 주로 규정지었다. 즉 최근의 곡들은 켄드릭 라마(Kendrick Lamar)처럼 돈과 명성에 쪄든 힙합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의 입장을 전한 것이었고, 이를 25일 트위터 글을 통해 분명히 했다.
이센스의 이번 입장 표명으로 최근 가열된 힙합 디스전은 다른 뮤지션들로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이젠 이센스와 아메바컬처 간의 진실 게임 양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평가다.
적지 않은 힙합 뮤지션들이 더 이상의 디스전을 원치 않는다는 의견을 펴고 있고, 이번 디즈전을 호의적으로 보지 않는 여론 역시 만만치 않은 점 역시 이 주장을 거들고 있다.
한편 미국 힙합계의 신성 중 한 명으로 통하는 켄드릭 라마는 이달 공개된 동료 힙합 뮤지션 빅 션(Big Sean)의 '컨트롤(Control)'이란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 랩을 통해 제이 콜(J. Cole), 빅 크릿(Big K.R.I.T). 왈레(Wale), 에이셉 라키(ASAP Rocky), 푸샤 티(Pusha T), 믹 밀 (Meek Mill) 등 십여 명의 힙합 뮤지션의 실명을 거론하며 조롱했다. 심지어 '컨트롤'의 주인공인 빅 션까지 디스했다.
여기에 서부 출신인 자신을 이스트코스트 힙합신의 거물들인 나스(Nas) 및 제이 지(Jay Z)와 동급이라고 주장하며 '킹 오브 뉴욕'이라고까지 칭해 다른 힙합 뮤지션들을 더욱 자극했다.
켄드릭 라마의 디스엔 속뜻이 있었다. 켄드릭 라마는 '컨트롤' 속 랩을 통해 디스 대상들에 대해 "너희 전부를 사랑하지만 경쟁의 수준을 높이고 싶다"라고 밝혔다. 켄드릭 라마는 또 "나는 명품을 입지 않는다"며 지금의 미국 힙합계가 명성과 돈에 취했다고 판단, 제대로 된 음악을 통해 경쟁을 하자고 주장했다.
◆이미 촉발된 디스전, 한동안 계속될 수도
이센스의 입장 표명에도 이번 디스전은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 또한 있다. 디스의 대상들 사이에 격한 감정을 이미 나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디스전을 계기로 한국 힙합신도 역시 현재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자는 이들도 적지 않기에, 디스전은 당분간 확대될 수도 있다.
이번 디스전의 또 다른 중심으로 자리 잡은 스윙스가 슈프림팀의 사이먼디에게 맞디스 당한 직후 또 한 번의 대응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올 남긴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스윙스는 지난 23일 오후 '황정민(King Swings Part2)'을 발표, 사이먼디 및 다이나믹 듀오를 디스했다.
스윙스는 "(이)센스가 쫓겨날 때 넌 다듀(다이나믹 듀오)와 손잡아. 걔가 자고 있을 때, 내용 증명서를 보내. 그래놓고 TV 나와서 착한척하며 쪼개. 10억짜리 노예계약 거부한 게 탓?"이라며 사이먼디의 이름까지 언급하며 공격했다.
이에 사이먼디는 25일 새벽 '사이먼 도미닉-컨트롤'을 통해 "나 변명하는 것 OO 싫어하는데 하나 이야기 해줄까. 센스 아메바 문 박차고 나갈 때 끝까지 앉아서 내가 회사랑 씨름했지. 좋게 만들어 볼려고 해봤는데 O같이 끝났지. 뭘 알고 O부려 OOO야. 내용증명 내가 보내? 뭐 내 탓이라고 이 OO덩이 같은 OO 뭘 모르면 좀 깝치지 마라"라며 스윙스를 강하게 맞디스했다.
그러자 스윙스는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킹 스윙스 파트3 기다려요"라며 사이먼디에 대한 또 한 번의 대응을 시사하는 듯한 글을 올렸다.
아직 이번 디스전이 끝나지 않았다고 보는 이유다.
여기에 이번 디스전에 관심을 보이는 힙합 뮤지션이 여전히 많은 점도 한동안 디스전이 계속될 것이라 보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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