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톱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 RM 진 지민 제이홉 슈가 뷔 정국) 앨범 '화양연화 Young Forever'(이하 '영 포에버')와 히트곡 '피 땀 눈물' 뮤직비디오는 과연 프랑스 출신 세계적인 사진작가 베르나르 포콩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을까.
방탄소년단은 최근 베르나르 포콩과의 이른바 저작권 관련 시비, 정확히는 아이디어 차용과 오마주에 대한 부분으로 이슈의 중심에 섰다. 베르나르 포콩은 방탄소년단 정규 2집 '윙스' 히트곡 '피 땀 눈물' 뮤직비디오 영상에 담긴 여러 장면들과 '영 포에버'에 수록된 사진 장면들 중 상당수가 베르나르 포콩의 1975년 발간 작품 '여름방학'(les grandes vacances) 일부 배경 및 연출 구도와 흡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입장을 통해 "(베르나르 포콩의) 주장이 성립될 수 없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짧게 밝혔다.
1950년생으로 올해 69세인 베르나르 포콩은 연출 사진과 관련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세계적인 사진작가. 프랑스 태생이며 레오나르도 다 빈치상, 라 빌르 드 파리 사진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번 논란을 불러일으킨 '여름방학' 연작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반향을 일으켰다는 점에서 시선을 모았다. 베르나르 포콩은 지난 1월 10일부터 2월 24일까지 '베르나르 포콩 : 나의 길'이라는 주제로 사진전을 열었다.
◆ 아이디어 차용, 한국 저작권법 상 문제 되지 않는다?
베르나르 포콩이 이러한 주장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알리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베르나르 포콩은 '피 땀 눈물' 뮤직비디오와 '영 포에버' 앨범이 자신의 작품과 유사하다는 것에 대해 동료 프랑스 사진작가인 피에르 엔쥘로부터 들었다. 베르나르 포콩이 피에르 엔쥘로부터 이 사실을 인지한 시점은 2018년 초쯤이었다. 피에르 엔쥘 역시 업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이며 빅뱅 멤버 탑과도 사진 촬영을 진행하는 등 K팝 아이돌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은 작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베르나르 포콩은 이를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방탄소년단 소속사는 물론이고 이 문제에 대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연락 체계를 알지 못했기 때문. 이후 2018년 5월께 한국에서 '베르나르 포콩 : 나의 길' 전시회를 열기 위한 준비를 하며 국내 갤러리와 이야기를 나누다 알음알음 연락이 닿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로 지난 2018년 8월 내용증명을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약 2개월이 지난 2018년 9월 말에야 답을 보냈다. 베르나르 포콩은 당시 내용증명과 함께 보낸 작품 책들이 잘 전달되지 않았나 의문을 가졌을 정도라고. 베르나르 포콩 주장에 따르면 당시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 문제는 아이디어의 영역이기 때문에 불법이 아니다. 그러니 이 문제에 대해 거론하지 말아달라"라는 취지의 입장이 담긴 내용증명을 보냈다.
베르나르 포콩은 실제로 "한국에서는 이것이 불법이 아니야?"라는 반응과 함께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답변에 매우 불쾌감을 표현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고민 끝에 재차 내용증명을 통해 지난 2018년 10월 말께 영상과 사진에 '베르나르 포콩을 오마주했다'라는 타이틀의 문구라도 표기해줄 것을 요청하게 됐던 것. 이에 대해서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사실상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베르나르 포콩의 주장이다.
◆ 작품 비교 #애드벌룬 #캠프파이어 #페퍼민트주스 #눈가림 #만찬
베르나르 포콩은 '영 포에버'의 주요 스틸 장면에 자신의 작품 '여름방학' 속 여러컷들이 연상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넓게는 베르나르 포콩이 2014년 부산 고은사진미술관에서 전시해던 작품들이 담긴 회고집까지 포함된다. '영 포에버' 앨범은 낮 버전과 밤 버전으로 나뉘어 2장의 앨범으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영 포에버' 낮 버전에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여러 개인 및 단체 컷들이 담겨 있고, 밤 버전에는 낮 버전과 비슷한 배경의 일부 컷들과 멤버들이 깜깜한 밤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모여 앉아 있는 모습 등이 찍혔다.



실제 '영 포에버' 낮 버전 앨범에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대형 애드벌룬에 탑승한 채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는 대형 포스터가 담겨 있다. 또한 주요 컷에는 애드벌룬에 입혀진 밝은 색상이 강조돼 있다. 여기에 앨범 CD와 함께 담긴 사진집에는 멤버들이 완성되지 않은 애드벌룬과 함께 여러 포즈를 취하고 있거나 벌판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영 포에버' 밤 버전에서도 역시 앨범에 담긴 대형 포스터에 찍힌 '캠프 파이어' 장면이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짙은 어둠 속에 환히 비추는 불빛의 모습과 구도 등이 포인트다. 베르나르 포콩은 그간 불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해 이를 작품에 활용해왔다.


'피 땀 눈물'의 경우 역시 몇몇 장면에서 베르나르 포콩이 강조하고 있는 몇몇 작품 속 포인트가 그대로 멤버들의 뮤직비디오 속 행위와 배경에 담겨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리잔에 초록색 액체가 잉크가 퍼지듯 담기는 장면과 멤버 RM이 초록색으로 물들여진 액체를 마시는 장면의 경우 베르나르 포콩이 역시 작품에서 '페퍼민트 주스'로 표현했고, ▶누군가가 멤버 지민의 눈을 검은색 천으로 감싸는 장면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모두 긴 식탁에 모여 앉아 건배를 하고 있는 장면 등을 비롯해 '피 땀 눈물' 뮤직비디오에 여러 요소들이 '여름방학'과 회고집 안에 담긴 여러 요소들과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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