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메이커](121) 이주호 작곡가
[편집자주] [스타메이커] 스타뉴스가 스타를 만든 '스타 메이커'(Star Maker)를 찾아갑니다. '스타메이커'는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 뿐만 아니라 차세대 스타를 발굴한 국내 대표 '엔터인(人)'과 만남의 장입니다.

박명수 '바다의 왕자', 지아의 '술 한잔 해요', 이루의 '첫 눈' 등 숱한 히트곡을 남긴 이주호 작곡가는 한 때 작곡가 순위 1위까지 찍었을 만큼 국내 대표 작곡가 중 한 명이다.
1996년 봄여름가을겨울의 'X라고 부르지마'로 작곡가에 데뷔, 한국 작가주의 음악의 산실인 동아기획에서 한 때 가수 데뷔 준비까지 했던 그는 타고난 음악인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음악을 시작하게 됐다"는 그는 오랫동안 스스로를 '작곡가'라고 인정하지 못했다며 부지런히 작업하지 않은 지난 날을 아쉬워했다. 이제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 더 많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며 수많은 명곡 탄생을 기대케 했다.
-벌써 음악을 하신지 25년이 되셨네요.
▶원래는 디자이너나 화가가 되고 싶어서 일러스트를 전공하고 있었는데, 20대 중반에 처음 곡을 쓰게 됐어요. 동아리 후배가 가요제에 나가고 싶다고 곡을 써달라고 부탁을 해서 처음 곡을 써봤어요. 한 번 도 써본 적이 없는데 말이죠. 당시 가요제 심사위원이 봄여름가을겨울이었는데, 그 곡을 듣더니 앨범에 넣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작곡가로 데뷔하게 됐습니다.
-굉장히 독특한 케이스네요. 영화나 드라마에 나올 법한 스토리 같아요.
▶그렇죠. 아무도 모르는 제가 쓴 곡을 기라성 같은 존재인 봄여름가을겨울이 앨범에 턱 하니 실었죠. 봄여름가을겨울은 원래 외부곡을 받지 않는데, 저 같은 초짜 작곡가에게 곡을 받아 소중한 앨범에 수록해 줬어요. 그 경험이 신세계였고, 이 길(작곡)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어요. 그 분들도 참 대단하시죠. 보통 그 정도 연차면 매너리즘에 빠져서 검증되지 않는 신인의 곡을 잘 쓰지 않을 텐데.

-가수로도 데뷔할 뻔하셨다고요.
▶봄여름가을겨울 앨범에 곡을 실은 이후 동아기획에도 인연이 닿게 됐어요. 기타 세션을 하면서 음악 열정을 키워갔는데, 거기서 열심히 음악 작업을 하니 사장님이 제 음반을 내주시겠다고 하더라고요. 그 당시에는 가창력이 지금처럼 뛰어나지 않아도 가수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하.
-동아기획에서 가수 데뷔를 제안할 정도면 엄청난 가능성을 보신 게 아닐까요.
▶그 당시에는 가창력이 지금처럼 뛰어나지 않아도 가수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하하. 그리고 제가 이소라의 '난 행복해' 뮤직비디오에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했었거든요. 어릴 때라 나름 비주얼 담당처럼, 댄스 가수로 키우시려고 했었어요. 그러다 동아기획이 없어지며 데뷔가 무산됐어요.
-아쉬움은 없으신가요.
▶너무 아쉬웠어요. 그 앨범이 나왔으면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했을 수도 있는데, 그 프로젝트가 사라지며 작곡의 길을 가게 됐어요.
-이후 어떻게 작곡을 계속 이어가셨나요.
▶이지훈의 데뷔 앨범에 '나만의 신부'라는 곡을 싣게 됐어요. 제가 두 번째로 쓴 곡이었는데, 성적이 꽤 잘 나왔어요. 그때부터 곡을 쓰면 곡비도 받으니 '이렇게 하면 돈을 버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조금씩 작곡을 했어요. 그런데 제가 한량 스타일이라, 돈 떨어지면 작업하고, 돈 떨어지면 작업하고. 이렇게 생활했어요. 저는 체계적으로 음악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작곡가라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어느 날부터 나이를 먹고 다니 '내 직업은 작곡가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부심을 가져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스스로 '나는 작곡가다'라는 생각을 하시게 된 게 언제부터 인가요?
▶몇 년 안 됐어요. 그동안은 저는 작곡가가 아닌데 자꾸 주변에서 작곡가라고 불러서 좀 불편했어요. 하하. 이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어쩌다 보니 음악을 시작했지만 히트곡이 있는 걸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더 많이 곡을 써서 재능을 발휘하고 싶어요. 제가 음악 한 시간에 비해 발표한 곡이 많이 없는데, 이제는 곡을 안 쓰면 직무유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삶은 작곡가로서 연구하고 공부하고 그런 자세로 살아가려 합니다.
-인터뷰②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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