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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구의 '짱구일기'⑧- 서울로.. 그리고 방황

장정구의 '짱구일기'⑧- 서울로.. 그리고 방황

발행 :

김재동 기자

[김재동의 레전드 드라마]

스타뉴스가 ‘김재동의 레전드 드라마’ 연재를 시작합니다. 우리시대의 레전드들을 드라마로 읽는 연재물입니다. 전설로 남은 스포츠와 연예스타들의 삶속에 담긴 드라마틱한 석세스스토리를 드라마작법으로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기본적으로 인터뷰를 통해 레전드의 삶을 구축하는 다큐물이 되겠지만 약간의 상상력을 동원하여 드라마적 재미를 곁들여볼 예정입니다. 첫 회의 주인공은 지난 2000년 ‘20세기를 빛낸 위대한 복서 25인’에 선정된 ‘짱구’ 장정구입니다. 1983년 WBC라이트플라이급 세계챔피언에 오른 후 15차 방어에 성공하고 타이틀을 자진 반납했던 장정구의 삶을 시작으로 ‘김재동의 레전드 드라마’ 막을 올립니다.[편집자 주]


극동체육관서 처음 만난 철호형과는 심영자회장댁에 함께 기숙하며 더욱 친해졌다.
극동체육관서 처음 만난 철호형과는 심영자회장댁에 함께 기숙하며 더욱 친해졌다.


S#1. 극동체육관 회장실


전호연 앉아있으면 이영래가 장정구를 데리고 들어온다.


이영래회장님요 야가 짱구라예. 머하노 인사드리라.

장정구안녕하십니꺼. 장정굽니데이.


전호연 일어나서 악수를 청하며


전호연그래 지난번 신인왕전 잘 봤다.


장정구 두손으로 악수에 응하며


장정구감사합니데이.

전호연인제 여기서 열심히 운동만 하면 된다. 니가 열심히만 하면 내가 한국 챔피언, 동양챔피언, 세계챔피언도 만들어준다.

장정구(다시 한번 고개 조아리며) 열심히 하겠심더.


S#2. 체육관


이영래는 저만치서 임현호사범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이쪽에선 장정구가 운동으로 땀에 젖은 김철호 이일복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장정구(이일복 향해) 장정굽니데이. 잘 부탁드립니데이.

이일복그래. 잘 지내보자. 난 이일복이다.

장정구(김철호 향해) 장정굽니데이. 잘 부탁드립니데이.

김철호그래 열심히 하자. 김철호다.

이일복너 신인왕때 보니까 제법이더라.

장정구아즉 멀었심더. 행님들이 마이 가르쳐주이소.

김철호오호, 자세가 됐구만. 그래 이 행님들이 많이 가르쳐주마.


심영자 회장님(장정구 오른쪽)은 또 한분의 내 어머님이고 김철호형 역시 또 한명의 형처럼 나를 돌봐줬다.
심영자 회장님(장정구 오른쪽)은 또 한분의 내 어머님이고 김철호형 역시 또 한명의 형처럼 나를 돌봐줬다.


S#3. 대전 충무체육관 전경


자막: 1981년 6월7일.


S#4. 선수대기실


한켠에 가운을 입은채인 이일복이 동료선수의 안마를 받고있고. 그앞에서 장정구가 가볍게 섀도복싱으로 몸을 풀고 있다.


일복짱구야. 외국애라 긴장되냐?

정구(계속 몸을 움직이며)어데예.

일복그래? 긴장될텐데.. 오스카 볼리바란 애 베네수엘라 챔피언이라며?

정구지가 베네수엘라 챔피언이라면 지는 대한민국 신인왕 아닙니꺼?

일복짜식.. 그래도 니 4월에 이긴 걔 누구냐?

정구마이켈 볼카요?

일복그래. 걔보단 한수위다.

정구글마나 일마나지예. 내보고 일마랑 말하라카믄 겁나겠지만도. 그냥 때리면 되는거 아입니꺼?

일복말이나 못하면..

정구외국놈 아니라 외계인이라캐도 주먹만 두 개면 상관없심더.

일복오호 그러세요?

정구행님이야말로 후달리는갑네. 자꾸 이바구할라카는거 보께네.

일복후달리긴 누가 임마? 고작 멕시코 2위한테? 그리구 이렇게 여유있게 후달리는 놈 봤냐?

정구에이 후달릴낀데.. WBA 주니어라이트급 2위 이일복, 멕시코 2위 프랑코 아후마다에 게 고전 끝에 신승. 이래 기사나면 형좋다는 가시나들 다 떨어져 나갈낀데..

일복그럴 일 없다 아우야.


문열리며


이영래짱구 가자

정구넵.(하고 나가면)

일복(뒷통수에 대고) 잘해라.(성원하며 웃어준다)


S#5. 경기장


링위의 정구 보리바를 몰아친다.

라운드걸이 2라운드 피켓을 들고 돌다 들어가면 다시 몰아치는 정구.

다시 코너에 앉으면 라운드걸이 3라운드 피켓을 들고 링을 돌고 공이 울리면 다시 뛰어나가 몰아치는 장정구.

관중들의 함성소리가 점점 멀어지며 페이드 아웃.


S#6. 술집


전씬 관중들의 함성 대신 요란한 술집의 소음이 점점 커지면서 허공중에 부딪치는 몇 개의 맥주잔들. 정구와 친구들이다.


친구1프로데뷔 11전 11승 무패의 복서 장정구를 위하여!

일동위하여!


정구도 그 틈에서 유쾌하게 술잔을 비운다.


친구2우리야 술 사주고 하니께네 나쁠건 없는데.. 니 괘않나?

친구1먼 소리고? 술맛 떨어지구로.

친구2정구는 프로 아이가? 이래 술같은거 맘대로 먹고카면 안될낀데?

정구괘않타. 내는 좀 쉬도 된다. 내 권투 시작한 후로 한번도 푸지게 먹어본 적도 엄 꼬. 푸지게 놀아본 적도 엄따. 기계도 뻑뻑하면 기름칠 안치나. 내가 쌔리 달리와 가 인자는 쪼매 뻑뻑해. 그카니께네 기름칠 좀 해줘도 된다.

친구1그래 맞다. 기름칠 듬뿍해야 또 쌩쌩 안돌아가겠나? 맞제?

정구맞다.

친구1들어라 기름칠하자 또


모두 잔 들면.


친구1이것은 술이 아이다. 장정구 챔피언기계 잘 돌아가라꼬 치는 기름인기라. 기름치 자!

일동기름치자!(외치며 잔을 비운다.)


S#7. 체육관


김철호 이일복 등이 연습하고 있는 체육관으로 장정구가 들어온다. 제법 푸석한 모습이 숙취가 덜 가신듯한 모습.


정구(선배들 향해 인사한다.) 왔심데이.


김철호는 샌드백을 치느라 정신없다. 줄넘기를 마친 이일복. 정구에게 다가온다. 코를 킁킁이더니


일복크으 감냄새. 맛있는 홍시 혼자 먹으니 좋냐.

정구(툭치며 )에이 장난 마소. (하고 섀도복싱을 위해 거울앞에 선다)

일복너는 내 반경 5m이내 접근 금지다. 감냄새에 취해불겄다.


정구 일복보며 피식 웃고 섀도복싱을 시작한다.


사진


S#8. 사무실


창을 통해 체육관안을 살피는 전호연과 이영래.


전호연이사범. 거 애를 많이 풀어놓네. 복서가 쉴 거 다쉬고 먹을 거 다먹고 술마실거 다 마시고 성적내겠어?

이영래죄송합니더.

전호연애들이 그렇지. 놀고싶고 먹고싶고.. 그걸 컨트롤해주고 이끌어주는게 지도자 아 냐? 안그래?

이영래그, 그렇심더.

전호연나가봐요.

이영래예. (인사를 하고 나간다)


S#9. 체육관


정구 섀도복싱으로 몸을 풀고 있다. 어쩐지 몸이 둔해보인다. 이영래 나와서 그 모습보다가


이영래짱구야, 철호랑 스파링 한번 해라.

정구(당황해서) 예?


링위에서 김철호가 정구를 몰아붙이고 있다. 헤드기어위로 사정없이 치고 들어오는 펀치에 정구 적절히 대응못하고 몸으로 감당하고 있다. 이내 공이 울리면


이영래(잔뜩 화가 나) 내려와라 자슥아!


정구 쭈뼛쭈뼛 내려와 헤드기어를 벗고 이영래 앞에 선다.


이영래니 머하는 자슥이고? 니가 샌드백이가? 샌드백이야? 왜 독판 대주고 있는데?

정구죄송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영래열심? (하다 술냄새를 맡는다) 크으..열심? 이 자슥아! (하고는 양 볼을 손바닥 으로 정신없이 때리면서) 술이나 퍼 마심시롱 열심? 아나 자슥아 열심히 맞아 봐라.


정구 매를 맞으며 분노를 느끼는 모습.


S#!0. 서울역 플랫폼


가방하나 둘러매고 터벅터벅 걸어오는 장정구. 그 우울한 얼굴 위로


장정구(E)내는 맞고 싶어 맞았나? 아무리 친한 형이고 세계챔피언이라캐도 맞는데 기분좋 을 놈 어뎄노? 와 내 말은 한마디도 안듣고 줘패는데?.. 내 언제 그래 꾀부렸는 데? 내라꼬 맨날 샌드백이나 쳐야되나? 친구들도 만날 수 있는기고. 술도 한잔 할 수도 있는기고... 내가 무신 기계가?..드럽다. 때리칠란다...꼰투 아니믄 어데 밥묵고 못살거같나? 때리치먼 될꺼 아이가.


말 끝에 가래를 모아 쓰레기통에 침을 한번 뱉고는 열차에 올라타는 장정구.<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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