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경남 밀양시가 송전탑 반대 주민 농성장에 대한 행정대집행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철거 현장에서 할머니들이 경찰에게 나눠준 편지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다.
이날 SNS에는 두 장의 편지 사진이 실시간으로 SNS를 통해 퍼졌다. 편지에서 작성자는 '부북면 팔십세 박할머니', 수신자는 '대한민국 경찰님'이라고 적혀 있다.
편지에는 "우리 국민이 나쁜 일을 할 때 경찰이 처벌하는 것이지, 송전 철탑을 주민 허락도 없이 보상도 없이, 농촌 국민을 무시하고 무작정 송전탑 전기 사업은 국가사업이 아니고 개인 사업이다. 경찰이 왜 국민에게 억압을 하는 것입니까. 이것은 법도에 어긋난 일이다"고 적혀 있다.
이어 "물질이 애욕이고 애욕이 물질이다. 앞으로 이런 정치는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 발전소 핵폭발하면 누가 책임질 겁니까. 우리나라 좋은 명산이 파헤쳐지고 수많은 등산객이 하루아침에 끊어지고 국민 다 죽이고, 우리나라 정치 아니다. 경찰은 물러가라. 법도에 어긋난 일은 하지마라"고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또 다른 편지에는 "밀양시 오계면 송전 전기철탑 4~5년 시달림 받고 이런 정치 다 있는고. 칠팔십 노할머니 밤잠 한번 못자고 밤낮없이 설레면서 평생을 지켜 나온 내 고장 깨끗이 살자하여 밤낮으로 눈물겨워 서러워하네"라고 써 있다.
계속해서 편지에는 "이 세상이 왜 이런 정치를 할까. 세상도 무정하다. 하나님 도와주소서. 부처님도 도와주소서. 우주공에 자중하신 산신령님 도와주소서. 이 송전철탑 막아주소서. 애타는 할머니 도와주소서. 송전철탑 속에 시달려 죽게 된 할머니 애타게도 슬퍼하네. 오호라 슬프도다. 우리인생 풀끝에 이슬이요, 바람 속에 등불이라 송전철탑 물러가라. 이 할머니 좀 살자. 송전철탑 물러가라. 하루 빨리 물러가라. 법도 없는 정치 물러가라"라며 마치 조선시대 가사문학(歌辭文學)의 운율 양식을 띈 글이 적혀 있다.
밀양의 할머니들은 이런 내용이 담긴 편지를 강제 철거를 위해 출동한 경찰들에게 나눠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행정대집행에는 경찰 20개 중대, 2000여명과 밀양시청 공무원 100여명이 동원됐다. 경찰과 행정대집행 요원들이 움막 농성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송전탑 공사 반대 주민과 수녀 및 경찰 등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오후 5개 지역 주민들이 만들어 놓은 움막 8곳이 철거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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