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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원 “내 생존전략은 2류-2위 정신”

박상원 “내 생존전략은 2류-2위 정신”

발행 :

정상흔 기자
사진

“늦은 밤 제가 속세에 있지 않고 제 젊음과 꿈이 스며든 이 마룻바닥 위에 있다는 사실이 무척 뿌듯해요. 저 낡아빠진 소파도 이제 20일 정도 있으면 무대 위의 멋진 소파로 바뀌겠죠. 마치 알라딘의 매직 램프처럼 말이죠.”


배우 박상원이 드라마센터 개관 43주년 기념공연 ‘세일즈맨의 죽음’(9월29일부터 10월14일까지, 드라마센터) 무대에 오른다. 12일 오후 리모델링 마무리 공사가 진행중인 서울 남산 드라마센터 연습실에서 만난 박상원은 여전히 젊고 활기찼다.


박상원은 “요즘 연극 연습 때문에 술 안 먹고 사람들도 안 만나니까 링거를 맞는 것 같다. 그동안 낭비해온 삶을 충전과 방전시킨다고 할까. 연극은 좋은 영양제”라고 했다.


“드라마센터 아레나 스테이지(원형극장)의 신선함과 매력이 큰 반면, 그 어떠한 실수도 용납이 안 되죠. 좀 감추면 편안한 면이 있는데 아레나는 발가벗고 선보는 것처럼 상당히 위험한 면이 있죠. 튀어나온 배 등을 전혀 가릴 수가 없잖아요. 하지만 저희 선후배들은 여기서 자랐거든요.”


유명 극작가 아서 밀러(1915~2005)의 동명 희곡을 극화한 ‘세일즈맨의 죽음’은 전무송 전양자 민지환 유민석 등 서울예대 선후배들이 대거 출연한다. 박상원은 이 작품에서 맏아들 비프 역을 맡았다.


“학교를 위해 연극을 올리고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가 선후배를 밀어주고 끌어주는 것 같지만 결국 그 중심에는 ‘나’가 있겠죠. 또 연극 영화 방송 등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동문들이 본인뿐만 아니라 학교 이름을 걸고 하는 공연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어요.”


박상원은 서울예대 출신 동문들이 주축이 된 극단 동랑연극앙상블 대표를 최근 맡을 정도로 학교 사랑이 남다른 배우. 약 20년 동안 서울예대 축제 행사 기간 중에는 꼭 학교에 들를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다.


“부끄럽지만 후배들이 얼마전 설문조사에서 학교를 빛낸 선배로 저를 뽑아 준 것을 무척 고맙게 여기고 있어요. 왠지 모르게 학교가 저에게 깊숙하게 각인돼 떠나지 않는 것 같아요. 저는 옛날 것 되게 좋아해요. 가구도 앤티크에 끌리더라고요.”


박상원은 배우 최수종에 버금가게 좀처럼 나이 들지 않은 연예인. 총각 배역이 그리 무리가 아닌 40대 연예인으로 드라마 스태프 사이에서 손꼽힌다. 그 비결을 물었다.


“사실 제가 대학시절 꿈꿨던 어마어마한 저보다는 ‘작은 인간’이 돼 있어요. 입학 후 첫 연극부터 세 번째 연극까지 주인공을 맡으면서 생겨난 오만함, 당돌함이랄까? 하지만 열심히 하지 않으면서 부렸던 오만함은 결코 아니에요. 저는 당시 조건이 안 좋았죠. 정반합 분할이 확실해 시대가 환영하는 얼굴형도 아니었고요.(웃음) 하지만 저에게는 헝그리 정신이 전술이었죠.”


이어 “제 생존전략은 이류 정신이에요. 2위 정신이죠. 소위 일류가 아닌 2년제 학교 출신이기 때문에 성실, 겸손하려고 했고 이런 면들을 현장에서 높이 봐주신 것 같아요. 또 콤플렉스가 있기 때문에 영원히 긴장해요. 단 한번도 위기의식이 제 귀나 머리 부분을 떠나 본 적이 없어요. 제가 결코 잘 나지 않았기 때문에 열심히 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생각을 늘 간직하고 있죠”라고 털어놨다.


연극 출연 이후 박상원은 드라마 ‘모래시계’로 인연을 맺은 김종학 PD가 연출하는 드라마 ‘태왕사신기’ 촬영에 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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